최근 미술계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축설계공모 당선작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 당선작에 관해 미술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열린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지난 8월 26일 오후 3시 서머셋호텔에서 미술계 주요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서울관 건축설계 공모 당선작 간담회가 진행됐다. 그동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미술인들의 간절한 염원이었던 만큼 미술인들의 관심도 높았다.
이날에는 오광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겸 문화유산 국민신탁 이사장, 박래경 한국큐레이터협회 회장, 하계훈 단국대 겸임교수, 김창실 선화랑 대표, 안규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신제남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이사장, 이건수 월간미술 편집장, 강수미 미술평론가 등 건축가, 미술평론가, 작가, 화상 등 미술관계자 60여명이 참석했다.

배순훈 관장은 “서울관 건축설계 공모와 관련해 미술계 주요 인사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반영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서울관의 당선작인 mp_Art Architect와 (주)시아플랜의 콘셉트로 하되 세부적인 설계는 앞으로 8개월간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현준 건축가는 “설계 주안점은 미술관 주변의 경복궁, 종친부, 기무사 등 문화재와 인근의 북촌, 삼청동 등 도시의 사회문화적인 맥락을 고려해 ‘마당’이란 개념을 도입, 도심 속 열린 공간으로서의 미술관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이에 강수미 미술평론가는 “출입구가 사방으로 뚫려있을 경우 접근성은 유리할지 모르지만 작품 관리·보완 등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민 건축가는 최첨단의 시설과 장비를 도입할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대답을 내놓았다.
또한 지하 7개, 지상 5개 전체 12개의 전시관과 워크샵갤러리, 강의교육실, 도서관아카이브 등 건물동이 너무 분산돼 있어 관람 동선에 혼란을 가져올 것 같다는 우려에 종친부 마당에 인포박스를 배치해 관람객의 편의와 안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군부독재의 상징이었던 구 기무사 본관은 문화재로 등록돼 있어 본관 자체는 미술관 일부이자 하나의 벽면으로 보존하는 한편, 1층은 리모델링해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2,3층만 보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본관 3층 옥상에 철골구조로 건물 높이제한선까지 리노베이션해 새로운 전시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기무사 터에서 종친부 유구가 발견됨에 따라 경근당과 옥첩당을 이전․복원한다는 문광부의 의견을 반영해 미술관 일부로 설계했다.
이건수 월간미술 편집장은 “이 일대는 역사문화미관지구 지정으로 인한 고도제한 및 기무사 터 내 문화재발굴조사 미비 등 서울관 건축설계 공모에 앞서 정책적 규제 완화 및 조율, 치밀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미술인이 바라는 서울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미술인들의 날카로운 지적과 대내외적인 제약과 한계를 드러내며 순탄치 못함을 예고했다. 배 관장은 앞으로 이같은 자리를 마련해 미술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