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1928 아트센터 컨퍼런스룸에서 9월 28일 오전 11시, ‘아트 플랜트 아시아(Art Plant Asia) 2020’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서울정동동아시아예술제위원회와 중구청이 주최하는 ‘AP아시아 2020’은 팬데믹 시대 예술 향유의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는 첫 행사로, 10월 23일부터 11월 22일까지 덕수궁 일대에서 펼쳐진다.
왼쪽부터 이승현 AP아시아 2020 총감독, 윤훈열 서울정동동아시아예술제위원회 이사장, 윤율리 큐레이터, 장혜정 큐레이터
먼저 ‘정동1928 아트센터’ 윤훈열 이사장의 사단설립과 행사 취지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이사장은 영국식 건물이자 한국 최초 신학대학교인 구세군사관학교를 리모델링하여 정동1928 아트센터를 설립했다. 정동의 근대문화유산 보고라는 콘셉트로 종교적 공간을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정동1928 아트센터, 입구 양측에 한국에 남아있는 최초의 가스등이 복원 중으로 10월 23일 개막식 때 점등식이 있을 예정이다.
이사장은 작년 정동1928 아트센터 개관전으로 겸재 정선부터 김환기까지 한국 대가들의 작품 약 80점을 소개했는데, 이 전시에 나온 작품 모두를 합한 가격이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한 점 값도 안 되더라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러한 국제 시각에서의 한국 작가의 문화적 영향에 대한 한계와 미술시장의 열악함을 느끼고, 한중일을 비롯한 한국 중심의 신진, 중견 작가들을 세계에 알리고자 ‘AP 아시아 2020’ 행사를 기획했다고 한다. 한국 근대사를 상징하는 ‘정동’과 ‘덕수궁’을 무대로, 다양한 아시아 예술을 엮는 이 예술제는 매년 개최할 취지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이승현 총감독의 주제전 개요와 작가 소개가 있었다. 덕수궁 안팎에서 펼쳐지는 주제전은 ‘아트 플랜트 아시아 2020: 토끼 방향 오브젝트(Hare Way Object)’로, 현대미술이 주를 이룬다. 이 제목은 ‘서구’의 이성, 인간, 근대 상징과 반대되는 ‘정동’의 감성, 사물, 정 동쪽의 한자로부터 딴 것으로, 동과 서 두 문명을 양자적 관점에서 바라보자는 취지로 지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 근현대와 동시대 대표작가를 망라해 세계미술시장에서 한중일 및 아시아의 경제 규모 비중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기획했다.
근현대 작가 11인(팀) 김혜련, 김환기, 남관, 김흥수, 김혜련, 김홍주, 박서보, 김창열, 윤형근, 이우환, 박수근과 주호회(최영림, 황유엽, 홍종명, 박창돈)와 동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19인(팀) 강서경, 구동희, 김희천, 박광수, 박경률, 박정혜, 슬기와민, 안정주+전소정, 양혜규, 오종, 우한나, 이불, 이우성, 임영주, 정은영, 정지현, 정희승, 차재민, 최고은, 그리고 아시아 작가 3인 로이스 응, 호루이안, 호추니엔이 참여한다.
박수근, 마을, 1964, 하드보드에 유채, 15x24.5cm
안정주 전소정, Automatic Autonomy, 2020, 싱글채널비디오, 10분
우한나, Bag with you, 스트롤러, 50개의 피스, 패브릭, 솜, 플라스틱 체인
호추니엔, 노 맨II, 2017, 싱가포르, 영상 설치, 360분
본 전시의 큰 특징은 덕수궁 공간이 전시장으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팬데믹 상황에 맞추어 비대면의 다양한 시도를 하고자 야외 문화재의 이점을 활용한 야외 관람을 이끎과 함께, 게임적 요소를 더해서 플랫폼 변화에 따른 작업과 전시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주제전을 중심으로 국내·국제 학술 세미나, 국내외 주요갤러리가 참여하는 갤러리 데이 등의 부대 행사가 진행된다.
이어서 질의응답이 있었다. 윤율리, 장혜정 큐레이터가 주로 답변했다.
Q. 작품이 덕수궁 일대 어느 공간에 전시될 예정인가?
A. 덕수궁 내 국립현대미술관을 제외한 모든 전통 궁궐 석어당, 준명당, 즉조당, 함녕전 행각 등에서 총 작가 33인의 작품 40-5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 오픈 현장에서 자세한 작품 설명이 있을 예정이다.
Q. 작품 설치에는 조명이 중요한데 어떻게 디스플레이가 가능한가?
A. 미술관이 아니기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 점을 약점보단 강점으로 바꾸는데 집중해서 공간 활용 방법을 고안했다. 낮부터 해가 질 때까지의 채광을 활용한 간접 조명 설치로 화이트큐브에서와는 다른 덕수궁 장소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의 독창적 아름다움을 느낄 것이다.
이어 덕수궁 공간이 야외 문화재로써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고안했으며, 가을 야간 개장을 통한 덕수궁의 문화 장소적 특징과 야외의 아름다운 볼거리를 선사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공간을 상정하는 작품의 새 역할과 미학적 가치를 고려한 전시 동선을 계획 중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