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노용래 조각전이 9월 29일부터 10월 5일까지 진행된다. 노용래 작가는 산행 과정에서 수집한 돌을 이용하여 아상블라주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산행을 통해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찾고자 하고 자연의 순환과 질서를 경험하고자 한다. 작가가 산행 중 ‘발견된 오브제’인 돌을 작품에 이용하는 까닭도 산에서 느껴지는 이러한 기운을 전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노용래, <함성>, 2021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산’에서 느껴지는 기운의 흔적들은 나의 작품 세계 속 다양한 형상을 만들어 가는 데 큰 원동력이 되며 그 안에서 자유분방하면서도 체계적인 질서를 느낄 수 있는 계기를 주기도 한다. 내 삶속 내면의 모습과 내가 느끼는 ‘산’의 모습은 얼마나 닮아 있을까? 나는 오늘도 고심한다. 하루아침에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매일 창작의 고통을 이겨내고 인내하면서 ‘산’의 형상을 제작하다 보니 그 안에서 아름다운 자연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결국 그의 작품은 돌이 모여 만든 산이자, 풍경인 동시에 내면의 상징이며 그가 그리는 유토피아인 셈이다.
노용래, <아름다운 균열>, 2021
작가에게 돌을 이용해 산의 형상을 만드는 과정은 끊임없는 질문의 과정이기도 하다. 그는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하는 것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나 자신을 해방시키는 훈련이기도하다. 자연으로부터 산을 읽으며 나 자신을 해방시키고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산을 만들어 본다. 이것이 우주에 하나뿐인 나다움을 표현하는 작가의 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며 산과 스스로와의 문답에서 오는 깨달음을 강조하였다.
노용래, <스무고개>, 2021
이재언 미술평론가는 이러한 노용래 작가의 작품에 대해 “노용래의 작품은 돌과 종이, 정형과 비정형, 자연과 인공, 구축과 해체 등의 이항적(二項的) 상호작용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관계항의 존재는 물성들이나 형식들이 상호작용함으로써 시각적 시너지는 물론 스스로 이런저런 서사를 자율적으로 풀어나가는 효과를 갖는다.”라고 평하였다. 돌을 비롯한 혼합재료가 갖는 독특함 덕분에 단단하면서도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 노용래 작가 작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돌이라는 소재를 통해 자신만의 실험에 정진해 온 작가의 저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전시였다.
좌) 노용래, <아침햇살>, 2021 | 우) 노용래, <산울림>, 2021
한편, 마루아트센터 지하1층 특별관에서는 《한국자연동인회展》이 9월 29일부터 10월 5일까지 진행된다. 한국자연동인회는 1993년 《제1회 자연전》이란 제목으로 첫 전시를 열었고, 올해로 정기전 30회를 맞이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류지선, 김경화, 정윤하, 박종석. 윤미숙을 포함한 총 47명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