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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올해의 작가상》, 국립현대미술관

객원연구원


《2021 올해의 작가상》
2021.10.20.-2022.3.30.
국립현대미술관



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이 10회를 맞았다. 《올해의 작가상》은 매년 동시대의 의제를 다루는 작가 4인(팀)을 선정해 신작 제작 지원과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심사를 통해 최종 올해의 작가 1인을 선정한다. ‘올해의 작가상’ 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매년 미술계는 물론 관람객의 관심을 끄는 연례행사이다. 

2021년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오른 4인은 김상진, 방정아, 오민, 최찬숙이다. 방정아와 최찬숙이 같은 전시실을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실질적으로 각 작가가 하나의 전시실을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이나 4인의 작품은 다르고 그들만의 공간이 필요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큐빗 투 아담(qbit to Adam)>, 3채널 비디오, 사운드 설치, 2021


먼저 2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만나게 되는 작품은 최찬숙의 <큐빗 투 아담(qbit to Adam)>(2021)이다. 어두운 전시실 속 3채널 영상과 사운드 설치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구리 광산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여 인간의 노동과 토지가 교환 가능한 재화가 된 현재까지의 역사를 다룬다. 광대한 구리 광산 사막의 모습, 코퍼맨(copperman) 이야기 등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과 이미지는 한국어 여성 화자, 영어 여성화자, 한국어 어린이 화자의 목소리와 거대한 스크린, 그리고 사운드 효과로 인해 관람자를 화면 앞에 묶어둔다. 




<인공태양>(2021)


몸과 땅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해왔다는 작가는, 인간의 노동과 땅이 교환 가능한 재화가 되어 서로 완전히 분리된 상황, 땅의 소유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이는 전시장 한켠에 설치된 <60호>(2020)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60호>는 대북선전용 마을 양지리에 거주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빌어 그 땅의 이야기와 소유 문제를 조명한다. 이 작품이 바라보고 있는 벽에는 밝은 인공태양이 설치되어 돌아가고 있다.




<미국, 그의 한결같은 태도>, 광목천에 아크릴릭, 370x610cm, 2021


전시실 벽면의 작은 커튼을 걷으면 방정아의 전시다. 방정아는 이 전시에서 유일한 회화 작가로 <흐물흐물> 이라는 주제의 회화 작품들을 전시한다. 방정아의 전시는 ‘한국의 정치 풍경’과 ‘플라스틱 생태계’ 라는 두 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져있다. ‘한국의 정치 풍경’ 섹션에서는  커피를 앞에 두고 통화하는 두 인물의 모습, 벤치에 앉아 있는 인물들과 같은 일상적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형 광목천에 그려진 <미국, 그의 한결같은 태도>(2021)에서는 복잡한 한국의 정치상황을 엿볼 수 있는데, 이 작품들은 모두 너무나 일상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지나보낸 일상에 대해, 혹은 그 이면에 대해 생각하도록 한다. 




<플라스틱 생태계>, 이어붙인 조각 광목천에 아크릴릭, 700x880cm, 2021


‘플라스틱 생태계’ 섹션에 들어서면 천장에 걸린 거대한 천 작업을 볼 수 있다. 작품의 제목은 <플라스틱 생태계>(2021)로, 세로 8.8m에 달하도록 이어붙인 조각 광목천에 아크릴 작업을 하였다. 천에 그려진 내용은 알아보기 어렵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칠해진 천에는 식물인지, 사람의 팔인지, 플라스틱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이 군집하여 하나의 기괴한 사회, 즉 생태계를 만든 것처럼 보인다. 




<Lo-fi Manifesto_Cloud Flex>, TV, 스틸프레임, 레진, 책상, 의자, 교탁, 나무좌대, 가변설치, 2021




<I will disappear>, 스테인레스, LED조명, 2021


3전시실의 김상진은 <비디오 게임 속 램프는 진짜 전기를 소비한다> 라는 제목으로 전시한다. 전시를 구성하고 있는 작품들은 가상세계가 일상이 된 우리 삶의 ‘모순’을 담고 있다. 전시장 중앙에 설치된 <로파이 마니페스토_클라우드 플렉스>(2021)에는 1개 교실에 해당하는 수의 교탁과 학생용 책걸상이 놓여있고, 학생들은 천장의 패널 속에 빠져 그들의 하반신만을 볼 수 있다. 실제 오프라인 공간인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메타버스 등을 이용한 온라인 수업을 하는 현재의 상황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벽에 설치된 <I will dissappear>(2021), 초록색의 현대적 이중적 속성(자연, 크로마키 컬러)을 드러내는 작품 <크로마키 그린>(2021) 등 전시를 구성하고 있는 작품들이 모두 연결되고 있다. 




<헤테로포니>, 5채널 비디오, 사운드설치, 2021


오민의 전시실은 하나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어 보다 단순하고 체험적이다. <헤테로포니>라는 제목은 하나의 선율을 여러 사람이 동시에 연주할 때 연주자마다의 선율이 한데 공존하는 상태를 말하는 음악 용어이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5개의 화면이 공간을 채우고 있는데, 각 화면에는 같은 시간선 상에 있지만 동일한 인물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것, 서로 다른 인물을 촬영한 것 등 내용이 계속해서 변화한다. 이때 숫자를 세는 등의 사운드도 함께 설치되었는데, 이 때문에 관람자는 동시적 순간의 공감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최찬숙의 영상 작업은 계속해서 변화하는 몸과 땅, 그리고 그것의 소유에 대한 사유를, 방정아의 회화는 쉽게 지나쳤던 일상 속의 위기를, 김상진의 전시는 기술이 발달한 현실의 부조리함을, 오민의 작품는 장르와 매체를 넘나드는 경험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도록 한다. 《올해의 작가상》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2021년 현재 우리가 고찰해 볼 필요가 있는 의제를 다루고 있다. 최종적으로 2021년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게 될 1인은 2022년 상반기 발표된다.    
 
황수현 vmflxlzhzh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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