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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방의 시간 : 김경묵 개인전》, 탈영역우정국

객원연구원



독방의 시간 : 김경묵 개인전
2021.11.5.-11.15
탈영역우정국




포스터



김경묵 작가는 본래 영화감독으로, <얼굴없는 것들>(2005), <줄탁동시>(2012)등을 연출하여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출품, 수상하였다. 그는 2015년 평화주의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를 하여 1년 6개월 형을 선고 받았다. 그는 2016년 가석방 출소한 뒤, 유학을 떠나 영화와 뉴미디어, 그 중에서도 VR을 연구하였는데 탈영역우정국에서의 이번 전시가 그 결과를 보여주는 첫 무대이다. 




<5.25m²> 전경



전시장에 들어서면 한 가운데 가로 1.5m, 세로 3.5m 크기의 블랙박스가 설치되어 있고, 이를 둘러싼 벽에는 작가가 수형 기간 중 작성한 서신들이 인쇄되어 걸려있다. 이 블랙박스의 이름은 그 크기와 동일한 <5.25m²> 이다. 이 공간은 작가가 수감되었던 통영구치소의 독방을 본따 만들어진 것으로, 이 속에서 VR 기기를 통해 관람자는 작가의 독방 생활을 가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5.25m²> 스틸 이미지, 출처 ujeongguk.com



서문을 작성한 배주연 영화연구자에 따르면 VR은 모든 것을 보고자 하는 근대 시각 체계의 포식성을 기반으로 하며, 관람객은 VR 이미지로부터 회피할 수 없기 때문에 VR 매체는 참여하고 있는 관람객에게 일상화된 감시의 경험을 일깨운다고 한다. 




<폐쇄회로> 스틸 이미지, 출처 ujeongguk.com



이는 바로 옆에 전시된 3D 애니매이션 <폐쇄회로 Closed Circuit>과 연결되는데, 이 작품은 버려진 감옥에 남은 감시카메라의 시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선, 응시, 감옥, VR 매체는 결국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법원 판결문



서신



전시 전경



벽면에 걸린 자료들은 법원 판결문으로부터 시작되어 수감 기간 중 그의 육필을 통해 그 생활과 작가의 심정을 엿볼 수 있다. 글을 쭉 따라가다보면 벽에 설치된 철창문을 만나게 되는데, 문 너머에는 작가가 주고받은 서신, 책, 옷 등이 전시되어있다. 




<소리산책>



전시는 지하로 이어진다. 계단 경사를 조심하라는 안내문이 있을 만큼 가파른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어둡고 스산한 분위기의 작은 공간에 다다르게 된다. 영상 작품의 제목은 <소리산책>인데 폐회공포증적인 공간을 사운드를 매개하여 일시적으로 탈출하는 작품이라는 설명이 무색하게 좁고 어두운 공간에 더욱 공포를 일으키는 사운드로 느껴졌다. 

김경묵 작가는 작가 노트에서 재판 과정과 수형 생활이 트라우마적 경험으로 남았다고 고백한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로부터 거리를 두고자 선택한 유학 역시 또 다른 방식으로 그에게 고립감을 준 상황에서 그는 용기를 내어 트라우마를 직시하기로 하였고, 그 결과가 바로 이 전시이다. 자신의 경험과 VR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활용하여 미술 작가로 찾아온 그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황수현 vmflxlzhzh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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