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연구원
박물관 전경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11월 25일부터 2022년 2월 27일까지 《러시아 이콘 : 어둠을 밝히는 빛》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이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 이콘 박물관(Museum of Russian Icons, Moscow)과 협력하여 개최하는 특별 기획전이다.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400여 년 동안 전개되어 온 러시아 이콘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국내 최초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다. 전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콘의 전개 양상, 성인 및 그들과 관련된 일화, 그리고 성화벽과 성소의 구성으로 살펴볼 수 있으며 이콘화, 조각 그리고 성물 등 총 8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 전경
(좌) 코네프스카야 성모, 성 니콜라이 미르리키스키 주교, 용을 무찌르는 성 게오르기의 기적, 위대한 성인들, 16세기 초기
(우) 보호의 성모, 16세기 말
이콘은 그리스도 신앙의 표현으로 ‘형상’ 또는 ‘모상’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에이콘(eikon)’에서 유래했다. 동방 정교회에서 주로 제작된 성화의 한 형식으로, 그리스와 비잔틴 등의 다양한 문화가 융합되어 나타난 이콘은 성서의 인물을 중심 주제로 삼았다. 이콘은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성서의 내용이 그림으로 읽힐 수 있도록 제작되었으며 때문에 그림은 ‘그리고 본다’라는 표현을 쓰지만, 이콘은 ‘쓰고 읽는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러시아 미술의 한 장르에 속하는 이콘은 예술적, 조형적 아름다움을 지니며 특히 재료의 사용과 그 표현기법에 있어서 독특한 양식을 가진다. 형태의 왜곡, 역원근법, 이미지 중첩과 병렬 등과 같은 이콘이 내포하고 있는 탈 구상적 기법과 색채 상징물이 그 특징이다.
전시 전경
예수 공현, 15세기 중기
옥좌에 앉으신 구세주, 16세기 중기
러시아 이콘은 15-16세기가 황금기로 잘 알려져있다. 과거 비잔틴 전통을 받아들여 형성된 다양한 지역 양식을 토대로 독자적 양식을 확립하며 전성기를 맞이했으며 비잔틴 전통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다만 금욕적이고 엄숙한 감성을 띄던 비잔틴 이콘과는 대조적으로, 화려하지만 관조적인 러시아만의 조형 언어를 드러내는 것이 러시아 이콘이었다. 인물들의 모습에서 밝은 색채와 길게 연장된 인체, 사색적인 표정이 나타나고 그리스도, 성모가 주제인 것이 특징이다.
(좌)그리스도의 탄생, 16세기 말 / (우) 야로슬라블의 성모(앞면) 양면이콘, 1600년대
17세기 러시아가 종교 개혁 등으로 혼란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며 서유럽으로부터 많은 이방인이 유입되었고, 이콘 또한 새로운 기법을 활용한 작품들이 나타나게 된다. 서구의 영향을 받아 인물과 산수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며, 명암법을 적극 활용하게 되었으며 서유럽 삽화와 판화 기법도 등장하게 된다. 또한 평면적 작품에서 나아가 회화적 표현 기법을 사용한 목조 이콘도 제작되었다.
전시 전경
호데게트리아 성모(스몰렌스크), 헥사메론(6일 동안의 일), 모든성인의 안식일, 삼단접이식 이콘, 오클라드, 1650-1660년대
18-19세기 러시아 이콘은 바로크, 로코코, 고전주의, 모더니즘 등 다양한 사조의 양식이 이콘에 반영되었으며 가장 큰 특징으로 선원근법과 해부학적 지식에 기반해 인체가 사실적으로 표현되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유화 기법을 비롯하여 서유럽의 풍경화와 초상화 기법을 활용한 이콘화도 제작되어 당시 미술 사조의 영향이 이콘에 고스란히 수용되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번 전시는 독특한 양식과 숭고한 특징을 갖추어 나간 러시아 이콘의 흐름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러 상호교류의 해 30주년을 맞아 양국의 우호적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되어 러시아 문화를 이해하고, 이콘이 지닌 종교적 도상을 가까이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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