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커뮤니티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유연한 풍경》, 성남큐브미술관

객원연구원

유연한 풍경

2021성남큐브미술관 신소장품전

2022.02.04.-05.15

성남큐브미술관 상설전시실


  성남큐브미술관의 상설전시실에서는 2월 4일부터 5월 15일까지 《유연한 풍경》이 진행 중이다. 새롭게 재단장한 전시장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이번 전시는 성남큐브미술관의 신소장품 전시이며, 성남큐브미술관이 지난해 수집한 작품을 대중에게 소개하여 소장품 수집의 흐름과 구성맥락을 다지는 데 취지를 두고 있다. 신소장품 전시는 공정한 절차와 심사를 통해 수집된 미술관의 새로운 얼굴들을 소개하고,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립미술관으로서 그 결과를 시민들과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성남큐브미술관의 소장품 전시는 신소장작 및 기존의 소장 작품을 활용한 소장품주제기획전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 전경



 

 이번 전시 《유연한 풍경》은 최경아, 강유정, 박춘화, 정애란, 이문희(무늬), 송수영 작가가 동시대를 살아가며 직간접적 경험을 통해 얻은 기억과 흔적들이 현재와 유연하게 맞물리며 자아낸 심리적 풍경을 제시한다. 총 여섯 명의 작가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적절한 매체를 활용하여 풀어나가는 세상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정애란 작가는 신경계의 단위인 뉴런(neuron)에 착안하여 작품을 진행한다. 뉴런은 두뇌에서 신경계를 구성하는 세포로, 인접한 다른 신경세포와 신호를 주고받으며 다양 정보를 받아들인다. 이러한 뉴런 간의 신호 전달은 사람들 간의 관계와 닮아있다. 타인은 한 인간의 삶 속에서 필수적으로 존재하며, 이들은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이다. 작가가 그려나가는 이러한 뉴런의 형상은 사람의 감정과 시공간에 대한 개념으로 확장되게 된다. 그렇게 확장된 뉴런의 세계는 별들이 가득한 우주의 풍경과 닮아 있다.




정애란, <알고리즘13>, 2020(왼) | <숨겨진 질서2>, 2020(오)


  최경아 작가의 작품은 잦은 이사를 겪으며 장소들을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였다. 직접 장소에 방문하여 조사와 답사를 하기도 하며, 그때 느꼈던 생각과 감정들을 자신만의 화면에 재구성한다. 작가는 설치 작업, 시트지나 벽화를 이용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기억을 시각화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캔버스에 아크릴과 유채를 사용하여 장소에 대한 자신만의 흔적을 남겼다. 그 흔적들은 주로 화면 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세로축과 가로축으로 표현되며, 이는 한 장소 지닌 실질적인 정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경도’와 ‘위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최경아, <Elements of Rhythmanalysis Tactility 2>, 2018(왼) | <6 months and 30 min>, 2020(오)


  

  다음으로, 강유정 작가는 아픈 흔적이 있는 역사적 장소나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풍경에 경험과 감정들을 뒤섞는다. 작가의 작품은 대체로 어두운 배경 속에 하얀 구(球)형태의 불빛이 반짝이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궤적을 그리고 물빛에 반사되며 빛은 화면 안에서 퍼져나간다. 이들은 주변과 대조를 이루며 입체적인 명암을 만들어낸다. 반면,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배경의 검은 색은 장소의 신비함을 더해주고 시간을 초월한 풍경을 만들어준다. 수많은 기억들이 쌓인 장소는 빛바랜 안타까움을 지니고 있기도 하면서 시간과 의미가 중첩된 곳이기 때문에, 작품 안에서의 검은 어둠과 하얀 빛은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작가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강유정, <흰공2>, 2020(왼) | <낙하하는 빛>, 2020(오)


  

  박춘화 작가는 익숙한 풍경에서 이질적인 감정이 포착된 순간을 포착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밤의 산책길도 박춘화 작가의 손을 거치면 적막함과 생경함이 느껴지는 새로운 장소로 탈바꿈된다. 이 풍경들은 대부분 ‘밤’시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작가에게 ‘밤’은 작업을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이자, 내외적 풍경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하는 요소이다. 작가는 밤의 어둠을 표현하기 위해 반복되는 붓질로 두텁지 않게 배경을 검게 칠하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서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박춘화, <밤길Ⅱ>, 2021(왼) | <풍경의 시간>, 2020(오)



  이문희(무늬)작가는 도시와 자연 속에서 볼 수 있는 풍경과 사물들을 촬영하여, SNS에 지속적으로 기록한다. <이노에프빠스(혁신의 공간)>은 그러한 기록들이 모여 형성된 이미지 아키텍처이다. 일상 속에서 그냥 지나칠만한 건물의 틈새나 벽면의 문양들은 한 데 모여 특정한 장소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작가의 작업 방식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과의 상호교류를 통해 사회적 현존감을 형성하고, 이미지 켜켜이 스며든 시공간의 흔적을 지속적으로 순환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문희(무늬), <이노에스빠스(혁신의공간)#21-002>, 2020 | <21 May 2020 : 라다 마다바(인도의 신)>, 2020

  


  마지막으로, 송수영 작가는 사물에 내재되어 있는 기원을 추적해나간다. 이는 지구와 자연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 재료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스위스제 연필의 기원을 보여준다. 그 기원은 프랑스와 스위스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산맥쥐라산맥의 너도밤나무에 있었으며, 작가는 직접 그곳에 방문하여 쥐라산맥의 생태계를 이 연필로 소묘한다. 전시장 안에는 쥐라산맥을 그린 결과물과, 소묘를 완성하고 난 후 몽땅해진 스위스제 연필이 같이 진열된다. 같은 맥락에서, <책-숲>은 책이라는 물성의 기원에 주목한 작품이다. 연필과 마찬가지로, 책은 나무를 기반으로 하여 생산된 사물이다. 오려진 책의 표면을 자세히 보면 각기 다른 나무들의 모양이 숲의 모습을 이루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작가는 사물이 갖는 기억을 소환하여, 자신만의 시각적 언어로 기록하려는 노력을 지속중이다.




송수영, <쥐라산맥에서 살았던 너도밤나무-연필로 그린 쥐라산맥>, 2020



송수영, <책-숲>, 2012



송수영, <책-숲>, 2012 (부분 확대)


 

   또한 전시장 안에는 이근택의 <시-선>, 정희경의 <속삭이는 빛 19071>, 김남표의 <순간적 풍경-양성성#11>, 이현정의 <더 하여지다 2>, 권은숙의 <공간과 소통>을 포함한 지난 성남큐브미술관의 신소장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과거와 현재의 소장품들을 비교해보며, 성남큐브미술관 소장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지난 성남큐브미술관의 신소장 작품들




관람 시간 : 10:00-18:00(화-일요일/월요일 휴관)



윤란 rani7510@naver.com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