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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정원 : 감정의 레이어》,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

객원연구원

피정원 : 감정의 레이어

2022성남청년작가전1

2022.02.04-03.20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



  성남큐브미술관은 2022년 첫 번째 성남청년작가전으로 피정원 작가의 《감정의 레이어》를 2월 4일부터 3월 20일까지 개최한다. ‘성남청년작가전’은 성남문화재단이 장래가 유망한 지역청년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2015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8년째를 맞이하였다. 이번 전시에 선정된 피정원은 절제된 검은색을 가득 채운 추상화를 선보이는 화가이다. 그가 현재 주력하고 있는 시리즈 작업인 <The Black Path>, <Future>을 포함하여, 작품에 사용하는 재료를 연구하여 또 다른 작품으로 탄생시킨 신작 <Archival Painting Ⅵ> 등이 일궈낸 감정의 레이어들을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전시 전경



 

  피정원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검은색은 유년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자신의 ‘자아(Ego)'를 의미한다. 캐나다와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이어온 그는 타지에서 이방인으로 살아 온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늘 고민해왔다. 그 결과 작가는 동양화의 기본인 먹(墨)과 서양화의 바탕이 되는 블랙 젯소(Black Gesso)를 혼합시켜, 자신만의 ’자아‘가 투영된 검은색을 구현해냈다. 이 검은색 바탕 위에는 덧대어져 있거나 가로지르는 붓질을 발견할 수 있는데, 붓이 지나간 자리에는 거친 균열이 있는 궤적이 나 있다.




<Untitled : Line Ⅲ>, 2021




<Untitled>, 2021 (왼) | <Untitled>, 2020 (오)



<Untitled>, 2021 (부분 확대)


  검은 바탕을 가르는 균열은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전시장 내에서는 그의 작업노트들이 펼쳐져 있는데, 재료에 대한 연구가 가득하다. 다양한 물감과 재료들이 비율, 습도, 온도에 따라 어떠한 균열과 번짐을 보이는지에 대한 기록이 상세히 적혀있다. 작가는 이를 작품으로 승화시키기도 하였다. <Archival Painting Ⅵ> 은 재료 연구에 대한 그의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따라서 그가 구현하는 마티에르의 두께감이나 매트함, 갈라짐과 번짐의 정도는 모두 철저하게 계산된 결과인 셈이다.

  이를 통해 생성된 균열은 기억 속에 잔존하는 순간들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작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 균열 위에 여러 겹을 덧칠하는 과정을 거친다. 지속적인 덧칠의 과정은 무의식을 완전하게 만들고자 하는 작가의 시각적 실천이며, 재료의 특성과 기억의 불완전성을 보완하기 위한 행위로 여겨진다.




<Archival Painting Ⅵ>, 2021




<Archival Painting Ⅵ>, 2021 (부분 확대)




작가의 재료 연구 자료



  

  균열은 머금은 물감의 색으로는 대부분 회색이나, 갈색, 금색이 사용된다. 작가는 ‘벽화’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말을 남긴 적이 있는데 이러한 색의 조합은 흙으로 이루어진 땅이나 벽을 떠오르게 한다. 벽화는 인류의 첫 미술적 표현이며, 일상과 염원을 담은 일기이기도 하였다. 따라서 벽화의 모습을 닮은 피정원의 작품들은 작가 자신의 일기이자 태곳적 미술적 표현을 닮고자 하는 순수함을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작가가 큰 캔버스에 주로 작업을 진행하는 것도 ‘벽’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일부 작품에서 금색은 부모님을 상징하기도 한다. 예로부터 금이라는 것은 견고함과 영원함을 뜻했다. 하지만 항상 굳셀 것 같은 부모님의 모습도 시간이 지나면 변화하고 약해지기 마련이다. 금색에 나 있는 균열은 이러한 부모님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Untitled : After-Image Ⅷ>, 2021




<Untitled : Far Future Ⅲ>, 2021



<Untitled : The Visibility Ⅱ>, 2020

  

  작가의 작품에는 검은 캔버스에 위에 단순히 다른 색의 물감을 칠한 것이 아니라, 얇은 입체감이 느껴지도록 덧댄 작품이 많다. 이는 반복적인 붓질에 더해서 또 다른 레이어가 생겨나는 과정이다. 경험과 기억이라는 것은 단순히 하나가 아니며, 또 이러한 다층적인 경험이 녹아든 작품은 보는 감상자에 의해 재해석 되게 된다. 여기서 ‘감정의 레이어’는 더욱 풍부해진다. 그 결과 작가와 작품 그리고 관람자는 비로소 완전한 ‘합’을 이루게 된다. 작가는 감상을 위해 방해가 되는 제목도 최대한 배제하였다. 이는 추상적인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 


  피정원은 뉴욕 미술계에서 먼저 인정을 받은 작가이다. “선입견을 시험한다”(마리오네이브스,미술비평가), “질감표현에 의한 물질성이 흥미롭다”(나네트 카터,미국 아티스트) 등의 평을 들으며, 2021년에는 아티커버리TOP 9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성남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피정원 작가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관람 시간 : 10:00-18:00(화~일요일/매주 월요일 휴관)


윤란 rani75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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