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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를 재탐색합니다@서울시립미술관

안효례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UN/LEARNING AUSTRALIA

2021.12.14-2022.3.6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사진) 탈로이 하비니, 교화, 2020 / 아치 무어, 연합 국기, 2014/2017


로비에서 보이는 전경은, 마치 한국에 호주의 여러나라(?)를 소개하는 듯 보이는 국기들과 대표하는(?) 건축물로 보이는 설치물이 인상적이다. 의례적으로 보이는 이 풍경에 속았다. 전시를 한바퀴 돌고 나서야 이 국기들이 가상의 것이란 걸 알았다. 그것이 작가의 노림수란 것도. 작가 아치 무어의 〈연합 국기〉는 식민지화로 인한 파편화된 정체성의 문제를 다뤘다. 이 국기들의 바탕이 되는 국가들은, 측량사이자 독학 인류학자 R. H. 매튜스가 19세기 초에 구성한 것에서 출발한다. 그는 잘못 분류한 토착민 언어 그룹 지도를 출간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토착민의 문화적 정체성과 장소의 연결성이 끊어지고 분열하도록 만드는 것은 우리에게 낯선일이 아니다.


호주의 예술가와 콜렉티브, 토착민 예술 센터를 포함하는 35개 팀의 작업 60여점을 선보이는 이 전시는 여러 세대에 걸친 호주의 동시대 미술 실천을 조망한다. 호주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에 관해 다시 생각하게 하고, 고정된 시각을 탈피하는데 의미가 있다. 호주와 주변 섬들에 걸쳐 활동하는 이들까지 폭넓게 바라보는 시야를 갖는 일은 특히나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다.



(사진) 캐롤 맥그레거, 우드게루를 위한 화환, 2020



(사진) 메간 코프, 다시-짓기(부분 I), 2016 / 무제(추출 2), 2020



(사진) 헬렌 존슨, 돌아온 맥커빈, 2016 (앞/뒤)



(사진) 다니엘 보이드, 무제(UT), 2021 / 아이브이아이, 카토 카카라(꽃 바구니), 2019-2021



(사진 왼) 냐파야파 유누핑우, 가뉴 디쥴판(일곱 자매의 별), 2020

(사진 오) 이완차 남성 콜렉티브, 응우라(땅),2021 / 이완차 여성 콜렉티브, 이완차, 2021



(사진) 레너드 워커, 쿨유루, 2021


1층 전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와 나오는 출구의 작품이 마주보고 있고, 같은 작가의 작품이란 것은 나오고 나서야 알았다. 작가 레너드 워커의 작업은 그 자체로 시작과 끝을 그리는 듯 보인다. 호주 작가들의 세계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도 줬다.



(사진 상) 매디슨 바이크로프트, 구성된 신체들(내재된 악덕), 2021

(사진 하) 압둘 압둘라, 저 뒤에 멀리 구름이 있는 곳, 2019 / 날 어색하다고 해 2, 2021 / 날 경솔하다고 해, 2018 / 밝은 구리 주전자와 따뜻한 모직 벙어리 장갑, 2019



(사진) 브룩 가루 앤드류, 〈올해〉 시리즈 전경, 2020



(사진) 아가사 고스-스테이프, 사자의 꿀, 2019/2021 / 공유되는 작가의 인스타그램


2층 전시장의 작업들은 1층보다 전통적 미술의 느낌을 탈피한 것들의 모음 같았는데, 특히 인상적이었던 작업은 아가사 고스-스네이프의 〈사자의 꿀〉 이었다. 작가 아가사 고스-스네이프가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협업한 작업 〈사자의 꿀〉은 2019년 호주에 이어 서울에서 다시 선보여졌다. 독자로 초대된 8명과의 퍼포먼스는 종료되었지만, 여전히 SNS를 적극 활용하길 바라며 놓여있는 의자와 책과 안내문 덕분에 인스타그램에는 그의 전시와 관련한 포스팅이 이어지고 있다. @lionshoney 를 통해 국내의 반응은 물론 호주에서 관객 반응과 다르게 선정된 책 등을 볼 수 있다. 2019년부터 2022년, 계정이 삭제될 때까지 온라인에서 공유될 그의 SNS를 통해 작업은 느슨하게 지속될 것이란게 재미있다.


사진.글.효례


(참조)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https://sema.seoul.go.kr/kr/whatson/exhibition/det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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