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의 : Mirage
2022.8.24-9.5
마루아트센터
마루아트센터에서 8월 24일부터 9월 5일까지 허진의 개인전 《Mirage》를 진행한다. 전시 제목인 미라지Mirage란 본래 '신기루'라는 뜻의 영어 단어이나 이 전시장에서는 'The Safety zone _중간지대'라는 공간으로 설명되고 있다. 작가는 우연히 발견한 틈에서 숲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현실의 삶과 마찬가지로 미라지 숲에서도 삶은 이어지는데 인간 세계와 달리 여기는 안전한 곳이었다. 그래서 캐릭터들을 49일 동안 미라지 숲에 머물 수 있었으나, 마치 인간과 개가 다른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캐릭터마다 설정된 시간은 다르게 흘러갔다. 각자 설정에 따라 시간이 가며 새로운 삶을 기다리고 죽어가는 미라지 숲의 캐릭터들은 과연 어떤 생활을 하며 또 이곳에서 어떤 서사가 생겨나는지, 그것을 파헤쳐 보는 것이 전시의 목적이자 줄거리다. 다음 생을 맞이하기 전 머무르는 미라지에서 시간이 끝나면, 그곳에 이었던 인물들은 어디로 가버리는 것인가. 작가는 자신이 만든 환상 속 공간인 미라지 숲과 인간의 숲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제삼자의 눈으로 관찰한다. 그곳에서 발견된 캐릭터들은 저마다 터에 자리 잡고, 어떤 시간이나 계절에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또한 마치 가지치기를 하지 않은 나무처럼 마음대로 뻗어나가고 자멸하기도 한다. 작가는 미라지 숲에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모습을 그림으로써 환상의 세계를 자신의 회화의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어 내고자 한다.

원론적으로 미라지에서 사라지는 인물들은 그 모양은 다르더라도 또 다른 것을 태어날 수 있다. 우리 주변 어디에도 사라지지 않고 떠돌다가 소멸하며 그것을 반복하며 태어난다고 한다. 작가는 자신이 이제야 그 구간에 도착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지의 세계와 같이 눈에 보이거나 귀에 들린 것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다. 그곳은 도피처이자 또 다른 자신의 현실 공간이 되었다. 의미 없는 것에 의미를 더하니 그게 상상에 지나지 않아도 이것이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다. 또한 그것이 어떤 다른 사람이 지켜봐 주는 세계가 되길 바라고 있다.
길을 떠나기 전, Oil on canvas, 162.2x130.3cm, 2022
불안을 넘는 용기, Oil on canvas, 90.9x72.7cm, 2022
고용의 숲, Oil on canvas, 90.9x72.7cm, 2022
정상에서, Oil on canvas, 72.2x60.6cm,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