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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세마피칭》 Day2,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

객원연구원

2022 세마피칭 <기록하는 미술관, 기억하는 미래> 
2부 ‘미술아카이브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2022년 12월 10일(토) 13:00~17:40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



유예동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 학예연구사


포럼 현장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의 개관에 앞서 12월 9일 (금), 1부 ‘무엇이 미술아카이브가 되는가’에 이어 12월 10일 (토), 2부 ‘미술아카이브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 포럼이 진행되었다. 현장 참여뿐 아니라 온라인(유튜브)으로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였다. 유예동 학예연구사의 사회를 시작으로 ‘섹션 3. 서사와 기억, 그리고 제도’와 ‘섹션 4. 실천과 아카이브 사이에서’의 발제와 질의 및 토론이 각각 진행되었다. 질의 및 토론은 우아름 독립연구자에 의해 진행되었다. 3부와 4부 사이, 쉬는 시간에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윤지원 작가의 <무제(현대|사진)>(2022)이 상영되었다.  

유예동(학예연구사, 사회자)
: ‘피칭’은 야구에서 투수가 타자를 향해 공을 던진다는 의미에서 왔다. 이 용어는 스타트업이나 경영에서 사업계획을 마련할 때 사용한다. 이번 연구포럼에 미술아카이브의 아이디어나 논제를 던진다는 점에서 각각의 발제를 피칭이라 명명하였다.


Session 3. 서사와 기억, 그리고 제도

윤원화(시각문화 연구자), <아카이브 픽션: 시간을 분기시키기>
: 아카이브는 어떻게 독해하고 재편집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백업은 복원과 재난 상황에 대응하여 사본을 제작하는 과정이라면 아카이브는 현재 사용되지 않지만, 미래를 위해 보관하는 것이다. 픽션의 경우 굳이 서사를 갖지 않는다. 또한 픽션은 가상 세계를 세우고 현실을 성찰(반영)할 수 있게 한다. 예술만의 일은 아니지만, 동시대 작가들의 활동이 이러하고 아카이빙이 그러하다. 아카이빙은 통제장치가 아니다. 줄세우지 않고, 새로운 세계의 가능성이 부양되는 생산적인 실험실로 나아가야한다. 

김해주(큐레이터, 2022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 <미술매개활동에서의 기록: 큐레이터의 아카이브>
: ‘매개체’란 예술에서 자주 등장하여 익숙히 쓰인는 표현은 아니다. 현재 작가의 아카이브와 생산자의 아카이브를 구분 짓기 위해 ‘매개자 아카이브’란 용어가 등장한다. 매개자 아카이브란 작가 또는 작품, 전시에 대한 기획, 연구, 비평 자료의 생산자를 일컫는다. 그러나 이 용어의 분류도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큐레이터의 경우 전시를 기획하며 생산된 자료를 창작물로 볼 것인지 매개물로 볼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한편으로 완전한 기록의 보관은 불가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기존 수집된 것보다 누락된 자료가 필요한 자료였음을 경험하였다. 누락된 수집 항목에서 오히려 창작할 거리가 쏟아진다. 목록 아카이브에서 서술하는 아카이브로 나아가야 한다. 자료의 진위를 가르는 이분법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기록의 자율도를 가져야 한다. 

바바라 비더만(지터베르크 파운데이션 연구부장), <다이내믹 오더 — 지터베르크 파운데이션 소장품을 활용한 지식의 생산과 조직>
: 지터베르크(Sitterwerk)는 스위스에 위치하며 비영리 연구재단이다. ‘다이나믹 오더(Dynamic Order)’를 활용하여 방문자는 도서를 열람 후 자유롭게 반납하여 꽂아둘 수 있다. 도서마다 RFID 태그가 삽입되어 있어 어디에 위치해 두더라도 찾을 수 있다. 이 시스템으로 특정 분야별 구분과 알파벳 순으로 진열된 기존 서고 방식에서 벗어나며 우연적 발견을 하게 된다. 보려 했던 책 1권을 찾으면 주변에 보려고 하지 않았던 분야의 도서도 함께 보게끔 만들어 관심사를 확장시킨다는 것이다.    


RFID 태그를 기반으로 도서 위치를 찾는 모습

이경래(한신대학교 강사), <아카이브의 전회: '아카이브 아트(archival art)를 중심으로'>
아카이브를 기록학적 관점의 전통적 의미로 아카이브는 생산자 중심의 연구 가치로서 자료를 모으는 데 있다. 현대미술에 들면서 작가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선 아카이브의 필요성이 강화된다.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의 『아카이브 열병(Archive Fever: A Freudian Impression)』과 할 포스터(Hal Foster)의 『아카이브 충동(archival impulse)』을 살펴보며 아카이브가 오히려 과거 기록의 집합체가 아닌 누락되고 부재한 흔적만을 찾게된다고 하였다. 현재의 아카이빙은 관람자 스스로 재해석을 유도하는 데 있다. 역사적이고 객관적 사실을 기록하는 생산자 중심의 전통 아카이브에서 상대적이고 다층적 해석이 가능한 이용자 중심의 아카이브 아트로 진화되었다. 아키비스트의 가치중립적 문서에서 예술 창작자들의 주관적 해석이 함의되며 사실과 허구라는 이분법적 태도에 벗어나 다양한 해석과 담론으로 생성주의적 아카이브의 사유를 촉진하고 있다.


<질의응답>

Q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기획하셨던 《결정적 순간들: 공간사랑, 아카이브, 퍼포먼스》(2014)를 진행하며 기록적 경험을 공유해주신다면?
김해주: 당시 개인적 관심사로 ‘퍼포먼스 아카이브’에서 출발한 전시였다. 그러나 국내에선 과거의 퍼포먼스 기록이 부재하였다. 개인이 소장한 일부 자료뿐이었다. 과거 퍼포먼스 기록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였다. 자료가 없어 인터뷰를 많이 진행하여 전시를 꾸렸다.
  
Q 지터베르크의 ‘다이나믹 오더’와 같이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더 있는가?
바바라 비더만: 지터베르크는 연구자, 작가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누구나 방문하여 게스트룸에 묵고 갈 수 있다. 스튜디오 관계자와 작가, 연구원, 나아가 일반인까지 연구할 주제를 교류해나간다. 이제까지 진행된,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모두 기록 보관한다. 

Q 서사와 기억된 기존의 아카이브와 새롭게 쓰이고 있는 일명 창작된 아카이브를 어떻게 수집하고 이들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연결하는가? 
윤원화/이경래: 그 방법을 하나의 체계와 기준으로 정할 수 없다. 작가가 생산한 아카이브를 공립 기관 아카이빙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기준을 판단하기도 어려운점이다. 서사성의 아카이빙 경계를 확장하는 데 예술의 기여가 크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기록적 윤리에 위배되지 않는 선을 유의할 필요는 있다.  

Q 공공 기록연구자로서 전통적으로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판단 기준은?
이경래: 데리다는 절대적 기준의 중립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공공 기록의 경우 평가 선별 기준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수한 공동체의 경우는 공동체가 지향하는 방식이 아카이빙에 적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시간 이루어졌던 설문 응답


[쉬는시간] 2022 세마피칭 이미지텔링 상영
: 윤지원(작가), <무제(현대|사진)>(2022), 단채널 비디오, 13분.




Session 4. 실천과 아카이브 사이에서

김도균(작가), <g: graygraugrey 아카이빙이 치환하는 차원>
: 주된 작업 방식은 사진을 찍고 그 피사체의 색을 추출하여 색 카드를 만들어 기록한다. g 시리즈는 회색 10% 그레이 카드를 만드는 작업이다. 한국과 독일에 오가며 흐린 날 사진을 찍고 기록일지를 작성하였다. 5년간 500여 개의 사진을 개인 비공개 인스타그램 계정에 기록하여 업로드하였다. 전시 설치 과정을 타임랩스(Timelapse, 저속 촬영)로 촬영하여 기록 보관하고 전시에도 활용한다. 기록을 위해 작업한 것은 아니었다. 작업하는 과정에서 기록 과정이 주요하게 작용하였다. 기록을 기반으로 앞으로 작업에 활용할 것이다.  


현시원(큐레이터, 시청각랩 대표), <미술아카이브에서 글쓰기: 미래에 오픈할 텍스트>
: 아카이브 글쓰기는 아카이브를 이용해서 글 쓰는 것과 다르다. 예컨대 아를레트 파르주(Arlette Farge)의 말을 인용하자면 사서들은 “아카이브 선반이 몇 킬로미터”라고 말하는 식이다. 아카이브 글쓰기는 수많은 시간(시제/시점)과 공간 속에서 다양한 주체(작가/독자)와 재료에 의해 쓰인다. 

넬 동커스(드 아펠 아카이브 큐레이터), <아카이브와 이용자 사이의 촉각적 연결고리: 아카이브에 활력을 불어넣기>
: 아키비스트는 머무는 사람입니다. 아카이브를 이야기로써 재해석하고 재조정합니다. 독일에 위치한 드 아펠 아트센터(de Appel Arts Centre)는 아카이브 기반의 작가들을 초청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최근 촉감을 연결한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일부의 도서를 지터베르크의 협업으로 RFID 태그 화하여 선형에 벗어나 도넛 모양처럼 펼쳐두었습니다. 관련된 사람과 기관, 물건을 함께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연결 지었습니다.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길예경(편집인, 제4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공원도서관장), <디지털 매개 환경과 도구들: 연구 조사의 새로운 가능성>
: 국내에선 2013~2014년에 공적기금을 바탕으로 한 아카이브 프로젝트가 많이 생성되었다.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도 이 시기 기획하였고 공공 미술 서고(books and related materials on public art)와 아카이브를 만드는 집단적 작업을 하였다. 아카이브는 혼자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집단으로 작업하는 것이다. 국내엔 아카이브에 관련된 용어집이 없다. 분류체계를 만들고 분류한 아카이빙 기관이 없다. 전시부터 먼저하고 수집되다 보니 보는 것도 필요한 자료를 선별하기도 어렵다.  


<질의응답>

Q 정확한 정보와 사실을 기반으로 공통적인 어휘집과 관련된 경험을 추가한다면?
길예경: 2014년부터 게티연구소는 유료였던 용어집을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추세가 그러하다. 예로 이불 작가를 ‘Bul Lee’가 아닌 ‘Lee Bul’로 명칭을 통합하여 사용한다. 

Q 자신의 작품이 어떤 기관에 아카이빙이 된다면 어떻게 기록되길 바라는가?  
김도균: 나의 손을 떠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소장된 그 기관에서 해석되어 또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다. 

Q 아카이브가 창의적 생각으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점?
현시원: 객관적 사실을 우선해야 한다. 또한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기관의 공적 의무와 작가 해석 간의 조율은 어려운 점이다. 아카이브를 용역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단기로 끝내버리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이어지고 통합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또한 정밀한 정보 구축과 일치된 약속(동일한 용어, 인력이 달라져도 동일하게 이어질 수 있는)이 중요하다. 

Q 드 아펠 사례도 그렇고 RFID 태그 시스템도 흥미롭다. 현장에서 관리자로서 어려운 점은 없는가?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에 대한 대처방안이 있는가?
넬 동커스: 드아펠의 경우, 기존 서고 방식의 시스템이 주로 이루고 RFID 태그를 사용하여 자유롭게 배치된 것은 일부분 진행된 것이다. 관리의 규모가 크지 않아 전기가 끊기거나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사고가 발생하여도 인력으로 수습이 가능한 선이었다. 물론 이런 사고가 일어난다면 관리의 일은 많아진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와 연구를 한다는 점에서 관리자의 일은 많아지는 것이다. 대처방안에 대해선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뿐 아니라 온라인 중계로 놓친 부분을 반복적으로 시청할 수 있었다. 쉬는 시간에도 아카이브를 활용한 작가의 작품이 상영되었다. 질의응답을 사회자와 발제자, 현장 참가자와 더불어 온라인 참가자의 질의응답까지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모바일 현장 투표로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게 진행된 점이 신선했다. 아카이브를 주제로 국내외 전문가와 종사자, 일반인의 인식을 폭넓게 확인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작성: 신소연
museum@dalj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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