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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도시현실》, 서울시립미술관서소문본관 2층

객원연구원

80 도시현실
20230525-20250526
2025.05.26까지
서울시립미술관서소문본관 2층


 《80 도시현실》은 1980년대 도시를 둘러싼 한국의 현실을 서울시립미술관 가나아트 컬렉션과 소장품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보는 전시이다. 1980년대 도시 현실의 여러 양상을 1. ‘도시화의 이면’, 2. ‘도시인’, 3. ‘도시를 넘어 - 생명의 근원’의 세 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1980년대 도시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개인적 차원의 현실을 당대를 살아갔던 예술가의 눈을 빌려 읽어낼 수 있기를 바라는 의도로 기획되어 있다. 


파트1. 도시화의 이면

1980년대 도시화 과정에서 발생한 모순과 부조리는 당대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빈번하게 표출되었다. 민중미술 1세대 소집단 ‘현실과 발언’을 포함한 민중미술 진영은 도시 개발, 외래문화 수입, 무분별한 소비문화 확산에 대하여 신랄한 비판을 가하였다. 또한 민중미술 운동에 가담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동시대 도시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출한 작가들이 다수 존재했다.
 


김정헌, <풍요한 생활을 창조하는-럭키모노륨>, 1981                                                       사진_서울시립미술관홈페이지


 당시 도시의 풍요를 상징하는 아파트 바닥재인 럭키모노륨의 광고를 차용하여 정교하게 묘사된 거실의 세부, 화려한 색채의 모노륨 바닥과는 대조적으로 화면 하단은 논바닥에 모를 심고 있는 농부가 투박하고 거칠게 터치되어 있다. 이같은 이분법적 구도는 현대사회가 야기한 갈등과 모순의 이중구조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된 방식으로써 도시와 농촌의 불균등한 발전 등 산업화와 도시화가 풍요로운 삶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환상을 대중에게 주입하는 당시 세태를 풍자하고있다.


파트2. 도시인
1980년대 도시를 살아간 예술가들은 도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도시적인 감각으로 작품들을 그려내었다. 도시는 예술가들에게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닌 장소였다. 급속한 도시 개발로 인하여 소외된 개인의 불안이나 유학 생활 중 낯선 타지에서 느낀 고독을 다룬 작가들이 있는 반면, 도시를 자신의 당당한 활동무대로서 인식하거나 도시의 세련된 미감에 영감을 받은 작가들도 존재하였다.



 정강자, <명동>, 1973                                                                     사진_서울시립미술관홈페이지


 정강자는 1960-70년대에 미술 집단 ‘신전(新展)’과 ‘제4집단’에 속하여 활동하면서 퍼포먼스, 해프닝, 조각 등 다양한 실험적 방식으로 사회적 발언을 하였다. 특히 자신의 신체를 이용한 행위 예술과 여성의 몸을 형상화한 작품들을 통하여 기성 체제에 도전하고 여성의 몸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출하였다. 하지만 전위 예술에 대한 당국의 감시가 심화되면서 1970년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 《무체전(無體展)》이 강제 철거되는 등 작품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작품의 화면 중앙에는 상반신을 탈의한 작가가 화구를 들고 당당한 표정과 자세로 번화한 명동의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명동은 정강자가 1960-70년대에 주로 활동하며 다른 작가들과 교류했던 곳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장소였다. 작가는 1970년대를 살아가는 한 명의 여성으로서 모든 속박에서 해방되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주체적으로 확립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다.


파트3. 도시를 넘어 - 생명의 근원


민중미술 진영의 작가들은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까지 도시 문제와 농촌 파탄의 현실을 고발하는데 집중하였는데, 1980년대 후반에 이르면 농촌 문화를 민중의 정체성으로 파악하게 되면서 농촌과 자연이 지닌 생명력을 표현하였다. 이 외에 민중미술 계열에 속하지 않았던 작가들도 자연의 생명력을 통해 강인한 민중의 역사를 표현하였다.


 김호득, <폭포>, 1988        
                                                                         사진_서울시립미술관홈페이지       
 김호득은 동양화를 현대적으로 실험해왔다. 초기에 해당하는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작품은 산, 폭포, 꽃, 계곡 등 전통적인 수묵산수의 소재와 형상을 공유하지만, 작가의 역동적인 몸짓을 상상하게 만드는 거친 붓 놀림의 흔적들은 사의(寫意)와 사실(寫實)의 구분을 무색하게 만들고, 실경에 바탕을 둔 관념, 관념을 품고 있는 실경 사이를 오가며 거친 붓 놀림 만큼 기존 수묵 산수화에 대한 강한 반발과 대결의지를 엿볼 수 있는 필묵의 실험을 보여주었다. 폭포는 김호득 작품의 대표적인 소재로, 운필의 생생한 자취와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위에서 아래로 내리 그은 몇 개의 굵은 먹 선만으로 폭포를 묘사하고 있으며, 특히 폭포 양 옆의 암벽에 그어진 농묵이 물살의 속력을 체감케 한다다.



작성: 김순기
meonze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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