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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근: 투명한 공간, 사이 거닐기》, 사비나미술관

객원연구원

고명근: 투명한 공간, 사이 거닐기
2023.8.30~11.19
사비나미술관

고명근 작가는 사진, 조각, 건축 요소를 ‘사진조각’의 새로운 형식으로 도출하여 독창적 예술세계를 구축해 온 고명근 작가의 전시를 개최한다. 본 전시는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30여 년간의 작업세계를 아우르며 총 201점으로 고명근 작가의 전시 중 가장 많은 작품이 선보여지는 전시이다. 

시기적, 형식적 특성에 따라 배치된 전시품들이 개별 작품의 이해를 넘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과 세계관을 새롭고도 폭넓게 조망할 수 있도록 한다. 관객이 LED 조명이 설치된 구조물 위에 일렬로 진열된 작품의 동선을 따라가며 시기별 특징과 변모 양상, 변화에 영향을 준 요인 등을 비교 분석하는 아카이브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전시는 건물, 자연, 몸, 삼부작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고명근 작가가 <건물 Building> 연작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건축이 인간의 창조물이자 물리적 시간을 간직한다는 점에서 ‘몸의 확장이며 인간의 표현’이라는 인식이 반영됐다. 

그는 일 년에 수차례 해외에 나가서 사진 촬영하는 작업을 한다고 말하며 여러 곳이 아닌 한 동네를 정해서 다니다가 마지막 3~4일에 걸쳐 복습하며 촬영을 한다고 설명했다. 

 
관람객은 마치 소인국 도시를 염탐하듯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고명근 작가의 초기 작품

그의 작업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는 불투명에서 투명으로 바뀐 것임을 알 수 있다. ‘불투명하고 무거운 작업’에서 ‘투명하고 가벼운 작업’으로 바뀌게 된 것은 단속적 변화가 아닌 다양한 매체와 표현기법을 활용한 조형 실험을 바탕으로 연속적 성장의 과정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중국 중경의 뒷골목을 담은 작품

“구불구불한 길이 개미굴 같고 도시의 막장 같은 느낌이라 매력적으로 느꼈다.”고 작가가 설명했다. 

 
 
일본 동경의 한 거리에서 건물을 부수려고 하는 장면에 고양이가 있는 모습이 순간 포착된 사진
 


3층에서부터는 <자연 Nature>, <몸 Body>연작을 관람할 수 있다. <자연 Nature>연작에는 자연이 인간의 시작이며 삶의 조건이라는 자연관이 표현됐다. 미니어처처럼 보일 수 있는 건물 연작의 한계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도 담겨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실제로 야외에 10년을 놔둔 작품인데 색이 변하지 않았고 세월의 흔적으로 흙탕물이 튀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고명근, <Stone Body 34.1>, 2005, flim, plastic, 168×130×55cm

이어서 3층에서 관람할 수 있는 <몸 Body>연작이다. 작가가 전 세계를 다니며 미술관의 조각상 이미지를 수집하던 중 시작된 작품이다. 몸은 그 자체로 ‘인간의 일차적 한계이자 존재의 조건’이며, ‘기억, 감정, 의지를 담은 인간의 외피로서 의식이 거주하는 집’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고명근, <Chongqing 18-8>, Digital film 3D-collage, 26x78x4cm, 2022
고명근, <Chongqing 18-6>, Digital film 3D-collage, 20x82x4cm, 2022

4층에서 전시되는 <삼부작 Trilogy>연작을 볼 수 있다. 2022년부터 제작된 작가의 가장 최근작으로 세 개의 장소에서 포착한 세 부분으로 나눠진 다양한 사진 이미지가 자유롭게 뒤섞여 하나로 연결되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특징을 지녔다. 작품은 사진의 속성인 찰나의 순간 즉 시간성과 평면성, 조각과 건축의 특성인 입체성과 공간성을 혼합하여 시공간을 교란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관객의 흥미를 높여준다. 또한 시공간의 왜곡 기법은 관객이 시공간의 개념을 다르게 해석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하며 시간의 흐름이 겹치거나 교차하면서 작품 내에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 

 고명근 작품세계의 핵심인 찰나와 몽환, ‘실체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공간의 본질을 비움으로 정의한 고명근의 작품의 물리적 외부공간과 비물질적 내부 공간(심리적 공간)으로 분리된 두 공간의 통합을 시도하며 공간의 본질적 개념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부여한다. 

 이번 전시의 건물, 자연, 몸 연작은 건축, 자연, 인간이라는 세 가지 요소의 상호 관계성과 상호 작용성으로 연결된 총체적 공간개념을 제시하려는 의도가 담긴 전시이다. 

이채현 cogus02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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