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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OPEN 전시: 통로》, 파주 임진각

객원연구원

《DMZ OPEN 전시: 통로》

2024. 08. 30. (금) – 11. 16. (토)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평화곤돌라, 갤러리그리브스



작가: 나오미, 노순택, 노원희, 박기진, 박론디, 신미정, 윤진미, 정연두, 제인 진 카이젠, 지비리(Jeewi Lee), 최찬숙, 한나리사 쿠닉



작가 및 전시를 소개하는 조창범 국장의 모습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하여 DMZ OPEN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DMZ OPEN 전시: 통로》가 2024년 8월 30일부터 11월 16일까지 파주 임진각 일대에서 개최한다. 8월 21일에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조창범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임미정 DMZ OPEN 페스티벌 총감독, 김선정 큐레이터, 문선아 큐레이터, 정연두 작가, 박기진 작가, 신미정 작가, 한나리사 쿠닉 작가 등 전시 관계자들과 30여명의 기자들이 참석하였다. 조창범 국장의 연사를 시작으로 작가 및 전시의 소개를 간략히 진행하였고, 이어서 김선정, 문선아 공동 큐레이터의 전시투어와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작가진의 작품설명이 진행되었다.



문선아, 김선정 큐레이터의 전시 투어 현장


이번 전시는 DMZ를 닫힌 공간, 잊힌 공간이 아닌 잇고 살아가는 열린 공간으로 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 전시에는 닫힌 경계이자 이어지는 통로, 살아가는 열린 장소로 DMZ를 새롭게 해석하는 12명 작가의 작품들로 구성되며, ‘경계, 통로, 공간’이라는 세 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전시된다. 각 소주제에 가까운 작업은 공간별로 구획되어 나열되기보다 교차하며 전시되어 다양한 관계들을 만들어낸다. 또한 전시기간 중에는 道 기회소득 예술인 연계 워크숍 및 전시, DMZ 일원 시니어 연계 도민 워크숍, 작가와의 대화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나오미, <우리는 이 세상 밖으로 떨어질 수 없다>, 2024


전시의 첫 번째 장소인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는 나오미, 노순택, 윤진미, 한나리사 쿠닉의 작업이 선보인다. 평화누리의 야외공간의 <우리는 이 세상 밖으로 떨어질 수 없다>를 전시한 나오미는 임진강, 한강, 예성강이 만나 서해로 흐르는 장소성에 주목한다. 접경지역의 흐르는 강 이미지와 생태적 풍경, 역사적 사건들의 이미지는 거대한 서사적 화면을 구성하며 지금 여기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상기시킨다. 


노순택, <분단인 멀미>연작 설치 전경


평화누리 공원 안의 사진 연작 <분단인 멀미>를 전시한 노순택은 중국-북한 국경지대를 지나며 차 안에서 바라본 북한의 모습을 촬영하였다. 경계 지역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을 흔들리는 사진 이미지를 통해 보여주며, 그 곁에 미군, 남한군, 북한군의 이미지를 풍경을 바라보듯 설치해 시선의 정치학을 이야기한다. 


한나리사 쿠닉, <파주 측정하기>, 2024


<파주 측정하기>를 전시한 한나리사 쿠닉은 오스트리아 여성 작가로, 전시 공간 곳곳을 몸으로 재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쿠닉은 몸으로써 파주 비무장지대 일대를 수행적으로 측정하였고, 그 기록물은 파주 평화누리와 평화 곤돌라, 주차상 사이의 ‘통로’에 설치된다. DMZ라는 장소를 체화한 쿠닉의 작품은 이로써 DMZ라는 닫힌 공간을 여는 통로가 되어 그 공간성을 확장한다.




지비리, <균열-회색지대(FRAKTUR-Grey Zone)>, 2018


평화곤돌라 탑승장 옥상의 <균열-회색지대(FRAKTUR-Grey Zone)>를 전시한 지비리는 흑백 돌을 공간 가득 채워 경계를 만든다. 선명한 경계는 전시 기간동안 관람객에 의해 밟히고 섞이며 점진적으로 흐려진다. 이를 통해 작가는 남북의 경계가 흐려지기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노원희, <신문 연재소설 바리데기 삽화>


평화곤돌라 인근 휴게소의 『바리데기』 삽화 연작을 전시한 노원희는 북한 여성-탈북민-세계시민으로서의 바리의 삶을 초현실적으로 담아낸다. 『바리데기』는 신문 『한겨레』에 연재되었던 황석영의 소설로, 노원희는 소설을 위해 총 121회의 삽화를 그렸다. 고난과 역경이 이어지는 소설의 전개를 따라 제작된 회화, 드로잉, 사진꼴라주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한 삽화들은 무작위적으로 배치되어 관객으로 하여금 탈북민의 삶을 상상케 한다.




<평원_땅>과 작품을 설명하는 박기진의 모습


마지막 전시장이자 과거 볼링장이었던 갤러리그리브스에서는 여섯 작가의 작업을 선보인다.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북한 애니메이션 ‘령리한 너구리’를 재해석한 박론디의 회화와 카펫 작업을 볼 수 있으며, 이어서 파주 옛 도라전망대를 무대로 ‘키 큰 남자’와 ‘키 작은 남자’의 줄다리기를 연출하여 현실과 상상의 교차를 그려낸 <DMZ 극장시리즈-도라 극장>, 전차 바퀴의 자국이 깊게 새겨진 대지를 캐스팅하여 겹겹히 쌓아 DMZ의 역사와 시간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박기진의 <평원_땅>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경로>와 작품을 설명하는 신미정의 모습



갤러리그리브스의 안쪽 전시실에서는 두 국제 여성 사절단의 눈에 비친 북한의 모습을 담아 전쟁의 트라우마와 냉전의 양극화를 드러내는 제인 진 카이젠의 <구멍 | 망령 | 균열>, 속초 이바이 마을에 거주하는 1세대 실향민 권문국의 이야기를 통해 해체된 장소의 미시적 내러티브를 조명한 신미정의 <자신의 경로>, 그리고 철원 양지리의 53번 주소지의 집 내외부를 일인칭 시점으로 촬영한 <리-무브 양지리>등 작품을 확인할 수 있다. 


이로써 간담회 당일 비가 오는 궂은 날씨로 인해 전시를 일시 중단한 윤진미 작가의 <꿈 꾸는 새들은 경계를 모른다>를 제외한 출품작을 살펴본 후 간담회는 마무리되었다. 올해는 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이 멈춘지 71년째 되는 해다. 《DMZ OPEN 전시: 통로》는 71년간 시·공간이 멈춰버린 분단의 상징 DMZ를 남과 북, 과거와 현재를 잇는 통로이자 경계로 바라보며, 분단의 상황에서 살아가는 삶의 공간을 그려내고 있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딱딱한 벽과 같았던 DMZ가 예술로써 한층 더 유연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김동민 companion@dalj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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