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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성 : 오늘을 사는 지혜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정택영


'Thinking about Yesterday, Today and Tomorrow'

우리의 삶은 매일 똑 같은 반복으로 시작해서 하루가 끝나는 듯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일상일 것입니다. 오늘의 새 날을 맞이하고 인터넷신문의 헤드라인을 봅니다. 웹의 특성상 한정된 페이지의 공간에 많은 정보를 전달해야 하므로, 가능한 한 글자 수를 축약하여 제목을 붙이게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소식의 제목들이 대부분 '위기와 충격', '분노와 '경악'이란 단어들로 채워져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일상은 늘 무겁고 분주할 뿐만 아니라 불안한 미래에 대하여 자신도 부화뇌동하기 마련입니다. 이렇듯, 정보기술과 수학 알고리즘이 융합한 디지털세상은 모든 것이 스마트해지면서 단말기가 일상화되고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뉴스거리가 생산되어 우리를 고뇌하고 혼돈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역사는 나선형으로 진행한다, 한 시대가 끝나면 그 전 시대로, 또는 그 전의 문제로 되돌아가곤 한다고 피터 드러커 박사는 역사의 속성을 언급하면서 새로운 정보화사회에 서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혁신이란 사물에 대한 생각과 진행상황, 대응능력 등에서의 점진적 혹은 급진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말입니다. 혁신 革新 이란 잘 아는 바와 같이 동물의 가죽을 벗겨 털을 완전히 제거하고 무두질을 하여 처음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가죽으로 만든 것으로, 혁신을 위해서는 본래의 상태를 완전히 뒤집는 어려움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혁신 없이는 디지털세상이 요구하는 변화에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기서 이미 지난 어제와 지금 맞이한 오늘, 그리고 다가올 내일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어제'란 우리말은 '어저께'로 어적'은 '무너지다'의 뜻으로 방언이지만 '어떤 쌓아놓은 더미가 무너져 내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산비탈을 깎아 길을 내거나 우물 또는 굴 등을 팔 때 흙더미가 무너져 내리는 현상을 '어적 난다'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어적'은 무엇인가 '무너진 것'을 말하는데 '오늘'이 무너진 어적은 자연 '어적께' 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게' 또는 '께'는 '끼'와 같은 시간을 말하므로 '어적게'는 '오늘로부터 죽은 시간이거나 시간이 무너져 자는 날'을 말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이란 <계림유사>에 '금일왈오날(今日曰烏捺)'이라는 기록에서 '오늘'의 유래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미 고려시대 때부터 이미 '오날'로 쓰였고 이것은 15세기 국어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음을 봅니다. '오늘'은 '온+알'로 분석해 볼 수 있는데 이때의 '온'은 '오다'의 관형형 '온'으로 풀이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즉 시간적으로 '이미 와버린'이라는 의미를 담은 말이고 '알'은 요즘도 쓰는 '날(日)'의 고어 형태입니다. 즉 '온알>오날>오늘'로 자연스럽게 음운변화를 일으켜 '오늘'이 만들어진 것이라 풀이해볼 수 있습니다. 어원적으로는 '이미 다가와 버린 날'이란 의미를 담은 말입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입니다. 

'내일'을 뜻하는 우리 고유어는 <계림유사>의 '명일왈할재(明日曰轄載)'란 데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는데, 하제(내일)에 '명일(明日)'은 내일과 같은 말입니다. '내일'이란 말은 '낸다(난다)'는 뜻의 '내'와 '날'이란 뜻의 '흘'이 합해 '내흘'이었던 것이 '낼'이었던 것이 한자말의 '내일'과 섞여 쓰이면서 이 말로 굳혀져 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오래 전의 옛 책에는 '내일'에 해당하는 말이 '하제'란 말로 나오고도 있는데, 이 말은 단순히 '뒷날'의 뜻인 '후제'의 적힘이 아닌가 여겨지고 합니다. 정리해 보면, '오늘이란 어저께 당신이 꼭 하겠다고 약속한 바로 그 내일'인 것입니다.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평화 대사인 라비 샹카는 'Today is a gift from God - that is why it is called the present.' 오늘이란 신의 '선물'인데 '현재'라는 말과 발음이 같은 이유'라고 말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삶이 자칫 습관이 되면 쉽게 지치고 삶이 나른해 지며, 권태에 사로잡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무욕속 무견소리, 욕속즉부달 견소리즉대 사불성(無欲速 無見小利 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이라고 논어(論語)에서 이르고 있습니다. '서두르지 말고 작은 이익을 탐하지 말라, 너무 서두르면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게 되고 작은 이익을 탐하게 되면 큰일을 망치게 된다'는 뜻입니다. 너무 주변 사람들을 의식한 나머지 뒤질세라, 서두르고 작은 이익을 얻기 위해 집착하다 보면, 자신의 궁극적인 인생의 목적지에 이르지 못할 것입니다.

'현대생활의 가장 큰 적은 바로 타인과의 비교'라는 스탠퍼드 대학 마이클 레이 교수의말에 귀를 기울여야만 할 것입니다. 삶의 기준이 오직 돈이라면 이것은 승산 없는 게임을 하고 있는 슬픈 현실일 뿐입니다. 행복해지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엄청난 돈을 벌든지 두 번째는 자신의 욕구를 절제하는 것뿐입니다.

이제 지식만으로 살아가는 시대는 벌써 끝이 났고 정보와 데이터로 가공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시대로 진입했음을 자각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직접적이고도 실제적인 실행입니다. 실행이 뒤따르지 않는 삶은 자신의 어떠한 변화도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신만이 소유한 개성과 재능을 최선을 다해 갈고 닦으며 세워놓은 계획을 실천한다면 분명 오늘의 삶은 내일의 견실한 열매를 약속할 것입니다. 항상 쓰는 열쇠가 빛이 나는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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