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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방앤리, 미디어와 기술진보의 이면

서진석

듀오로 활동하는 방앤리(방자영, 이윤준)의 작품은 설치와 뉴미디어 아트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터랙티브 아트나 테크놀로지 중심의 미디어 아트와는 구별되는 다양한 실험들을 보여준다. 미디어 아트의 개념적인 특성에 충실하면서도 비평적 관점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동시대적 질문과 연결되어 있고 뉴미디어와 테크놀로지의 중심을 관통하는 주제는 흥미로운 해석을 끌어낸다. 기술의 진보와 사회 변화, 미디어에 노출된 개인의 삶, 네트워크의 관계성을 바탕으로 한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작품은 일종의 모듈로 제시되는데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된 작품들이 전시 장소와 환경에 따라 재구성되는 특이성을 지닌다. 또한 그들의 작업은 사적영역과 공적영역, 관음증(Voyeurism)과 노출증(Exhibitionism)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동시대 사회의 새로운 현상들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며 탐구하고 있다.





‘방앤리:Friendship is universal’ 전시전경(2014, 대안공간루프)


그간 방앤리가 실험해 온 대표적인 설치 프로젝트인 ‘넌제로섬 사회’, ‘프렌드쉽 이즈 유니버설’을 비롯한 <거실> 연작과 <투명한 스터디>, <아레나 투어> 삼부작 등에서 전시 장소는 또 다른 형태의 무대로 확대되어 왔다. 미디어와 기술의 진보 이면에 숨은 다소 복잡한 주제와 문제의식을 던지며 다양한 레퍼런스와 이야기를 통해 관람객의 참여와 개입을 설치 공간으로 포함시킨다.

방앤리는 국내외 여러 전시에서 이들의 주요 설치 작품들을 각각의 전시 주제와 기획에 따라 변형하거나 실험하며 더욱 복잡한 층위의 대형 설치 프로젝트로 발전 시켜 왔다. 방앤리의 작품에서 공간은 여러 설정과 상황이 연출되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거실의 프린즈>, <불량 화소>, <퓨처 라이트-노테이션 머신> 등의 설치 프로젝트에서 극장이라는 상징적인 무대의 상황과 몰입의 환경은 은유적인 설치물과 지시적인 텍스트, 라이트와 사운드를 동반한 공간을 채우는데 머무르지 않는다. 개인전 ‘개화기 시대의 번역물’에서 해석과 소통이 불가능한 시기, 깨어있는 순간을 방문자가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차원의 ‘아레나’를 만들어 왔다.

몇 년간 공연이나 무대연출과 같은 영역으로 활동을 확장하고 연구소, 기업, 예술기관 등과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시각예술의 영역을 넘나들며 축적한 작품들은 때로는 대규모 무대 설치의 공간에서 개인의 서재나 거실로, 또 때로는 라이트 아트 조각이 연결된 가변설치로 등장한다. 방앤리의 작품은 특정한 장르나 제작방식에 고정되지 않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공존과 협력, 편재하는 기술과 자본의 관계를 미디어 자체의 재료적 속성과 탐구를 통해 도출되는 결과물로 구성된다.

조립된 모듈이나 완성된 패키지로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장소 특정적이며 생방송인 진행형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방앤리의 설치는 기존의 미디어 아트를 접하는 것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이들의 진행형 작품과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의 실험은 분명 국내외 미디어 아트와 동시대 예술의 경계에서 중요한 지점을 만들게 될 것이다. 다가오는 이들의 ‘아레나’는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하는 바이다.



방앤리


서진석 / 독립기획자
jinloop@hanmail.net


- 방앤리 방자영(1977- )과 이윤준(1971- )으로 구성된 2인 콜렉티브. 뉴미디어아트 설치를 바탕으로 한 프로젝트 진행. 독일 카를스루에 ZKM미디어아트센터, 이탈리아 로마 21세기국립현대미술관, 프랑스 마르세유라프리쉬, 중국 상해 현대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서울시립미술관 등에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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