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
presspreview, 2월 24일 (금),11시~14시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은 리움미술관이 2004년에 개관한 이래 도자기 만을 주제로 기획한 첫 특별전으로, 그간 장식기법이나 주요 기종에 맞추어 소개되어온 조선백자 전시와 달리, 국가지정문화재 59점(국보18점, 보물 41점) 중 절반이 넘는 31점(국보 10점, 보물 21점)과 일본에 소재한 수준급 백자 34점을 포함하여 총 185점이라는 방대한 조선백자를 총괄하여 소개하는 동시에 그 안에 투영된 조선의 역사와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함께 살펴 보고, ‘청화백자’에서는 품격과 자기 수양의 의지를, ‘철화·동화백자’에서 곤궁함 속에서도 잃지 않는 굳센 마음을, ‘순백자’에서는바름과 선함을 찾아 조선백자 안에 조선사람들이 이상적 인간상으로 여기던 ‘군자(君子)’의 풍모가 담겨있다는 해석으로 조선백자를 바라보는 새로운 감상법을 제안한다.
<사진 1 : 리움 미술관 제공> 전시장 입구 DID. 한 눈에 보기 어려운 백자의 무늬를 한 폭의 그림처럼 평면으로 펼쳐서 보여줌.
전시를 담당한 이준광 리움미술관 책임연구원은 '조선백자의 최고 명품부터 수수한 서민의 그릇까지 백자의 다양한 면모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이며 '아름다운 문양과 같은 외적인 형식과 의식을 반영한 형태와 같은 내적인 본질이 잘 조화된 조선백자의 진정한 매력을 ‘군자’의 덕목과 연결시켜 새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한 전시'라고 밝혔다.
<사진 2> 전시를 담당한 이준광 리움미술관 책임연구원의 인사 말씀과 전시의 목적과 특징 개요 설명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절정, 조선백자는 관람객들이 조선백자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더 면밀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장 연출에 심혈을 기울였다.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1부 전시장은 들어서는 순간 최고의 조선백자 42점이 한 눈에 펼쳐지도록 가벽을 모두 없앴으며, 도자기를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사방을 유리 쇼케이스를 사용하고, 작품을 고정하는 지지대도 간소화 하였다.
<사진 3 : 리움 미술관 제공>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1부, 절정, 조선백자
<사진4> 전시를 담당한 이준광 리움미술관 책임연구원의전시 디스플레이의 특징과 취지 설명.
1부 절정, 조선백자는 국가지정문화재의 절반이 넘는 31점과 그에 준하는 국내 백자 3점, 해외 소장 백자 8점 등 최고 명품 42점을 한 공간에 모아 압도한다. 조선 초기 청화백자 중에서도 당당한 형태와 화려한 그림 장식으로 널리 알려진 <백자청자 매죽문 호>(국보), 고려의 매병에서 조선의 호로 변해가는 과도기적 특징을 보여주는 <백자청화홍치명 송죽문 호>(국보), 특유의 강렬한 색과 묵직한 힘으로 독자적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백자철화 포도문 호>(국보), 조선의 절제된 화려함과 창의적이고 진보적인 조형감각이 빚어낸 수작인 <백자청화철재동채 초충난국문 병>(국보), 조선초기 백자가 가진 순백의 아름다움과 품격 높은 기형을 두루 갖춘 <백자 개호>(국보), 생활의 미를 추구하며 티 없이 깨끗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백자 달항아리>(보물) 등도 만날 수 있다.
<사진5 : 리움 미술관 제공> 1부 절정, 조선백자
2부 청화백자는 하얀 바탕에 푸른색 안료로 장식한 청화백자에 나타나는 문양의 변화를 통해 위엄과 품격, 그리고 새로운 영향에 의해 변모해가는 혁신의 면모를 보여준다. 높이 60cm가 넘는 크기로 현존하는 용이 그려진 항아리 중 가장 큰 크기인 <백자청화 운룡문호>, 상상의 꽃인 보상화를 백자의 형태와 장식 공간에 맞추어 적절히 변형한 <백자청화 보상화당초문 잔받침>, 소나무와 매화의 세부적인 표현과 안료의 농담 활용이 뛰어난 <백자청화송매문 호> 등이 전시된다.
청화를 바탕으로 동 안료를 더한 <백자청화동채모란문 호>는 화려함 속에서도 품격을 읽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민화의 대표적인 소재인 ‘까치와 호랑이’가 등장하는 <백자청화 송하호작문 호>, 각진 병을 차례로 포갠 듯한 특이한 형태의 <백자청화서수문 각병> 등을 통해서 새로운 문양 소재와 형태가 도입되는 변화를 소개한다.
<사진 6 : 리움 미술관 제공> 2부 청화백자. 위엄과 품격, 변화와 혁신
3부 철화·동화백자는 조선 중기에 일본, 중국과의 큰 전란으로 청화 안료의 수급이 어려운 상황속에서 등장한 철화백자 특유의 강렬함과 변화무쌍한 색 변화를 통해 독특한 미의 세계를 선보인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중앙에서 만든 ‘백자철화 운룡문 호’ 중 최대 크기로 힘찬 용의 표현과 박력있는 구름이 인상적인 <백자철화 운룡문호>,꽃 모양을 빙글빙글 돌아가는 선으로 그리고 뒷면에 가지와 너른 잎들을 여백을 두고 표현하여 인상적인<백자 철화 초화문 호>등은 청화백자와는 또 다른 품격을 선보인다.
지방에서 제작된 철화백자와 동화백자는 정겨우면서도 소박한 정취를 담고 있는 작품들이 많이 있다. 아이들의 그림처럼 우스운 모습으로 용이 그려진 <백자철화운룡문 호>는 중앙에서 만든 위엄있는 용 그림의 항아리와 비교되어 재미를 더한다. 지방의 동화백자는 동 안료만으로 전면에 그림을 그리거나 채색하는 방식으로 주로 연꽃이나 포도 등을 소재로 사용했는데 <백자동화 연화문 팔각병>은 중앙에 연잎을 시원스럽게 그리고 꽃잎마다 끝부분을 채색해 화려함을 더해 강렬한 안료의 색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사진 7 : 리움 미술관 제공> 3부 철화동화백자. 중앙, 또 다른 품과 지방, 백자 속 웃음
4부 순백자는 흰 눈같이 맑고 청명하다가 우윳빛 같기도 하고 푸른빛이 반짝거리는 벽옥 같은 색을 선보이는 순백자의 고요하게 응축된 색을 만나 볼 수 있다. 성종 22년 賜白磁杯于承政院。 仍傳曰: '此杯潔凈無瑕, 注之酒,塵滓畢見, 比諸人, 若大公至正無一點之累, 則不善之事, 無得容焉( 백자배(白磁杯)를 승정원(承政院)에 하사하고, 인하여전교하기를, '이 술잔은 맑고 티가 없어서, 술을 따르면 티끌이나 찌끼가 다 보인다. 이를 사람에게 비유하건대, 마치 대공 지정(大公至正)하여 한 점의 허물도 없게 되면 선(善)하지 못한 일들이 용납될 수 없는 것과 같다.'하였다. 군자의 말곡 정대함을 순백자에 비유하고 있다.
조선 전기에 만들어진 <백자 호>는 눈처럼 흰 빛깔로 단정하고 산뜻한 순백을 보여주고, 조선 후기의 <백자양각 연판문 병>은 몸체를 깎아 표현한 3중의 연꽃 잎과 음각선으로 표현한 잎맥의 생동감 넘치는 표현이 청초한 색과 하나가 되는 모습을 선보인다.
지방에서 만들어진 백자는 생활용기를 중심으로 제작되었고 중앙에서 만든 백자의 담백한 흰색과 다르게 회색이 서려 있거나 갈색조를 보이기도 한다. 지방 백자에 담긴 색은 거친 바탕과 수수한 겉모습으로친근함을 느끼게 하여 오늘날의 생활용기로도 손색이 없다.
<사진 8 : 리움 미술관 제공> 4부 순백자
<사진 9 > 4부 지방, 확장하는 색. 지방에서 제작된 실용성과 다양한 색상의 백자. 다양해도 본질은 백색임.
<사진 10 > 4부 중앙, 응축된 색. 순백자를 가장 마지막에배치하여 순 백색의 본질을 강조함.
이번 전시는 국내 8개기관(국립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부산박물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호림박물관, 간송미술관, 동국대학교박물관)과 일본 6개 기관(도쿄국립박물관, 일본민예관, 려미술관, 이데미츠미술관,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 야마토문화관) 등이 참여하여 다채로운 작품이 출품되었다.
특히 우수한 한국 도자 컬렉션을 보유한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은 이번 전시에 리움미술관의 특별협력기관으로서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김순기 기자 companion@dalj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