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예술은 미술(美術)이라고도 하는 회화, 드로잉, 조각, 판화, 건축, 공예, 서예 등 시각적 요소로 표현하는 창작물을 말한다. 이 범주에는 사진, 비디오, 영화, 설치물과 같은 형태도 포함되고, 종종 공연예술과 결합되기도 한다. 시각예술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언어와 문화적 장벽을 초월하여 다양한 배경과 이념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에 메시지를 주거나 사회적 영향력을 폭넓게 미친다는 점이다.
“예술은 존재하는 가장 효과적인 의사소통 수단이다.”
존 듀이(John DEWEY, 1859-1952)
시각예술은 이야기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시각적으로 표현하던 것을 기원으로 하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강력한 표현 도구로 기능하고 있고, 개인, 문화,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예술은 오랫동안 사회적 토론과 혁신에 가까운 의견표명에 강력한 매체로 인식되어 왔으며 예술가는 종종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 문화적 문제를 다루어 도전적이고 어려운 주제를 탐구하게 한다. 역사적으로도 수많은 예술 운동이 지배적인 사회구조와 정치적 이념에 대해 성찰하도록 등장하였다. 예를 들어 1차 세계대전 중 반이성, 반도덕, 반예술을 표방한 다다이즘(Dadaism),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래피티(Graffiti)나 거리예술(Street art)에 이르기까지 간과될 수 있는 현상을 인식하게 하는 역할을 해왔다.

마르셀 뒤샹, 〈샘〉, 1917
ⓒ photo: Alfred_Stieglitz
다다이즘 대표작
한편 시각예술이 사회에 폭넓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예술 참여가 지역 사회의 결속력에 기여하고 사회적 배제와 고립을 줄이며 지역사회가 더 안전하고 강하게 느낄 수 있다는 논지이다(모울라, 앤드류 외, 2014). 관련된 정책영역으로 소외극복, 건강과 웰빙 증진, 지역사회 활성화 등 매우 다양한 사회적 효과가 해당된다. 특히 최근에는 건강증진 효과에 주목하고 있는데 예술 작품의 감상은 감정을 객관화하고 내면의 삶을 이해하도록 돕기 때문에 내면의 긴장을 줄이게 되고(요한슨, 콘란 및 비그렌, 2001), 묘사와 상상력을 활성화시키고 삶의 기억을 탐색하는 등의 자극 때문에 건강 개선 및 웰빙의 효과가 있다고 본다(위키스트롬 외, 1993). 2019년 WHO 보고서에 따르면 3,000개 이상 연구에서 예술이 건강을 증진하고 정신적, 육체적 건강 문제를 예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급성 및 만성 질환의 치료를 지원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하고 있다(팬코트, D. and S. 핀, 2019).

뉴욕 퀸즈 5 Pointz 그래피티 Ezmosis
ⓒ CC BY-SA 3.0
이렇듯 시각예술은 사회의 문제들을 수면 위로 드러내거나 이미 존재하는 문제에 대안으로서 역할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메시지를 전달하고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매체이기 때문에 발생되는 논란과 도전과제도 있다. 검열과 표현의 자유, 다양성과 포용성, 예술의 도구화 문제이다. 시각예술은 때때로 정치적이나 종교적 인물 또는 메세지를 폄하한다는 이유로 검열을 받고 다양한 논쟁을 일으키는 중심이 되기도 한다. 갈등과 표현의 자유 사이에서의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의식하지 못한 표현들이 종종 다른 문화권에 편견을 담거나 민족적으로 부적절한 표현, 제스처,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상당한 갈등과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은 유네스코의 협약(2005) 이후 문화적 다양성의 본질적 가치와 중요성을 재확인해야 하는 중요한 국제사회와의 약속임을 기억하고 창작활동이 이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예술이 사회에 주고받는 영향력에 의해 본질적인 미적 가치 이외 다른분야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구로 사용된다는 비판적 입장도 존재한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예술의 가치는 개인의 예술활동을 넘어 사회에 광범위하게 대응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닌 수단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따라서 예술가의 창작활동에는 예술의 사회적 영향력이 염두되어야 하고, 정부는 예술을 사회적 투자(Investment) 대상으로 지원의 가치가 전환되기를 기대한다.
- 정보람(鄭보람) 홍익대 경영학 박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연구본부 문화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 문화체육관광부 표창(2018,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