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수묵화의 거장 무여 문봉선無如 文鳳宣의 산山 그림 50여점이 창덕궁 돈화문 앞에 재개관한 공화랑의 첫 초대전으로 공개되었다. 이번 전시는 2011년 《문매소식問梅消息》, 2012년 《청향자원淸香自遠》 전시 이후로 13년 만에 공화랑에서 진행하는 전시로 1부, 2부 각 25일간으로 나누어 진행되며 크게 '인왕산'과 '와유', 초대형 작품 세가지의 섹션으로 전시된다. 주요 전시 작품은 <비갠 인왕산雨後 仁王山>, <방 겸재정선 인왕제색도倣 謙齋 鄭敾 仁王霽色圖>, <방 겸재정선 박연폭포倣 謙齋 鄭敾 朴淵瀑布> 등으로 볼 수 있다. 《수묵강산》展은 먹墨이 전하는 수백 가지 색과 붓이 전달하는 힘, 그리고 화선지에 퍼져나가는 표현의 아름다움을 통해 한국 수묵화의 가치를 조명하는 전시이며, 수묵화가 단순한 전통을 넘어 현대적인 예술 장르로 주목받을 가능성을 각인시키는 계기이다.
3월 13일 오후 4시에 열린 《수묵강산》展 개막식에서는 무여 문봉선의 시연과 함께, 국악연주, 내빈소개, 공상구 공화랑 대표인사, 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연사로 문봉선 작품세계를 설명했다. 전시투어는 무여가 지하층에 한강 대작부터, 1층, 2층 전시실로 이어지고 기념 촬영으로 마무리했다.
작가는 1993년부터 2024년도까지 산과 호흡하며 그 기운을 탐구, 가장 산다운 모습을 찾아가며 그만의 산수를 완성했다. 이렇게 그려진 작품 중 그의 수묵과 가장 부힙되는 산으로 ‘인왕산’을 꼽았다. 이에 수성동 일대를 발판으로 새로운 현대 수묵산수를 위해 다시 파들어 갔다. 산수를 통해 ‘현우현玄又玄’의 수묵세계를 더 사무치게 경험하고자 했고, 더불어 ‘묵희삼매墨戱三昧’의 중요성을 깨닫길 원했다. 문 화백은 “이제 화법과 화론도 다 벗어던져 버리고, 실경·진경·관념 산수도 아닌 내 진정 마음 속의 산을 그리고 싶다. 그토록 오래 거닐었던 인왕산·삼각산·도봉산을 떠올리되 발자국 없는 와유臥遊의 세계를 화선지에 펼쳐보고자 한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2020년 매화梅花를 시작으로 국화菊·모란牡丹·연蓮·수水·서書 그리고 소나무松에 이어 <無如 문봉선 서화첩 시리즈> 여덟 번째 책인 ‘산山’을 이번 전시에 맞추어 출판했다.
오광수 평론가는 이와 관련해 “조선시대 진경산수가 겸재를 비롯한 산수화가들에 의해 진작되었음은 단순한 주변 산천을 사경했다는 사실을 넘어, 우리의 자연을 발견한 것이었고 새로운 시대의 기운으로서 근대적 자각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라고 언급하며, “동국진경東國眞景이라 명명된 것도 우리 고유의 미의식의 확립임을 말해주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시금 진경이 그려지고 있다는 것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우리 것에 대한 재발견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하며, 그것이 우리 시대에 새롭게 자각된 미의식으로 진작될 것임을 무여 문봉선 화백은 야심찬 창작을 통해 우리 앞에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그간 잊혔던 우리의 자연과 미의식을 재발견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문봉선의 작품은 전통적인 수묵화의 기법을 통해 본질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영감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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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휘, 김달진, 손철주
무여 문봉선은 1961년 제주도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나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중국 남경 예술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자전거>와 <동리洞里> 등의 작품을 연작으로 그리면서 20대에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중앙미술대전 대상, 동아미술제의 동아미술상을 타는 3관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예술계의 별로 떠올랐다. 그 외에도 선미술상, 한국평론가협회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이는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권위 있는 상들 중에서도 영향력이 크고, 전문가와 대중 모두에게 인정받는 상이다.
공화랑은 1970년 설립된 한국 1세대 상업 화랑으로, 고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아우르며 미술 컬렉션 자문 역할을 수행해왔다. 신뢰 있는 작품 검증과 주요 전시 기획을 통해 한국 미술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현대미술과 고미술의 조화를 제안하며, 과거와 현대를 잇는 구심점 역할을 통해 시대와 장르를 초월한 수준 높은 기획전을 개최해왔으며, 특히 이번 전시는 한국화의 수묵의 멋과 깊이를 알리는 데 집중한다. 또한 마이아트옥션을 통해 우리 고미술시장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