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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스 프로그램 이제 시작이다

김선정

레지던스 프로그램 이제 시작이다


김선정/아트선재센터 부관장

예술가에게 작업공간은 ‘창조’의 모태공간이기도 하지만, 나눔과 교류, 소통이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창동에 이어 고양에 스튜디오를 오픈 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영은 미술관, 쌈지 스페이스, 아트선재에서도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현재 모습은 무엇일까?


영은미술관의 창작스튜디오

그리고 작가들이 국내외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잘 정리된 아트맵 하나도 갖추고 있지 않은 현실 속에서, 현장의 작가가 정보를 수집해 발간한 『아트 맵』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국내의 레지던스 프로그램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쌈지 스튜디오 프로그램이 5, 6년 전 처음 시작되면서 국가나 지방 기관들에서도 점차로 관심을 가지고, 프로그램들을 실시하고 있고, 쌈지 스튜디오와 같은 1년 정도를 기간으로 하여 실시되고 있다. 쌈지 프로그램은 그간 서울 시내에 자리 잡고 있어서 해외 미술계 인사들이 꼭 들리는 장소가 되었고, 많은 한국작가들의 해외진출의 교두보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쌈지 외에도 창동스튜디오, 경기도의 영은 미술관 스튜디오, 아틀리에 등이 있다. 창동 스튜디오는 국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반면, 다른 프로그램들은 미술관이나 화랑 등 사립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다. 한국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특징은 규모가 큰 편이고 주로 작가들을 지원하는데, 작가들을 선별하여 실행한다. 보통 10, 15명 정도의 작가들을 한번에 뽑아 실시하고,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관리를 위한 큐레이터가 있다.

부럽다, 남의 사정 해외에는 여러 종류의 레지던스가 있다. 국내와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곳이 있는 반면, 초청에 의한 레지던스도 있다. 초청레지던스 중 일본 기타큐슈에 있는 CCA의 레지던스 프로그램과 산안토니오의 아트페이스(ArtPace)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보겠다. CCA는 지방 정부에서 운영하며 2가지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중요한 것은 젊은 작가 1명을 초청하여 1달간 체류하고, 그 기간 안에 새로운 작업을 하게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아티스트 북을 제작하는 프로그램과 조금 기간은 길지만 대학생이나 젊은 작가가 공동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전자의 경우 중요한 작가들이 지속적으로 초대되고, 그 작가들이 좋은 작업을 계속 만들기에 CCA는 프로듀서로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작가 한명씩 초청되기에 모든 스텝들이 이 초청된 작가들이 좋은 작업을 하도록 모든 노력을 함께 기울인다. 그리고 초청된 작가들이 전시회 출품작으로 여기에서 작품을 출품하기 때문에 CCA는 좋은 기관이라는 명성을 갖게 되었다.


좌로부터 김종영미술관 전시관련, 가나아뜰리에 작가 사석원 작업실, 삼성문화재단 로댕갤러리

아트페이스는 전 세계의 큐레이터나 평론가로부터 추천받은 작가들을 가지고 1회에 3명의 작가를 초청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일년에 몇 차례는 큐레이터를 초청하고 그 큐레이터가 3명의 작가를 선정하여 레지던스와 전시를 진행한다. 3명의 작가는 항상 국제적인 작가, 미국 내 작가, 그리고 텍사스 작가들로 선정된다. 이 프로그램은 텍사스 작가들의 미국 내 혹은 국제 미술계에 진출을 돕기 위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곳 작가들이 항상 레지던스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작가들이 작업 진행을 돕는 어시스턴트로 텍사스 주위의 젊은 작가나 미술대학 학생들이 참여하여 여러 작가들과 교류를 갖도록 만들고 있다.


위 두 곳, CCA와 아트페이스에 참여하는 작가는 숙소와 작업실을 제공받고, 어느 정도의 생활비와 작업을 위한 프로덕션 지원을 물질적으로 그리고 인적으로 지원 받는다. 이런 서비스 때문에 작가들은 좋은 작업을 하게 되고, 또한 그 작업들이 세계무대에 선보임으로써 그 프로그램들은 유명하게 되었다.
쉬운 일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대규모 레지던스 프로그램만이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런 프로그램들이 없는 것 보다는 있을게 좋지만, 여러 프로그램들이 생기고 있기에 나름대로의 특징과 지향점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젊은 작가를 위한 프로그램인지, 지금은 국내작가프로그램이지만 장기적으로 국제적 프로그램으로 확대하려는지, 여러 가지 다른 미션과 비전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이 여기저기 있는 것 보다는 독특하고 자기만의 특성이 있는 프로그램이 좋지 않을까 한다.


왼쪽 영은미술관의 창작스튜디오

아트선재는 1년에 1, 2회 정도의 레지던스를 하고 있다. 주로 외국의 젊은 작가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새작업을 같이 프로듀싱하고 있는데 쉽지 않은 작업이다. 하지만 외국 기관에서 같은 조건으로 한국작가를 초청하면 한국작가가 외국에서 좋은 작업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여러 기관들과 교류 프로그램을 타진해 보고 있다. 아직은 모자라지만, 꿈을 가지고 진행해보고 있다.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하는 여러분들, 우리 각기 다른 꿈을 가지고 멋진 프로그램을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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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보자
인터뷰|유현미(작가, 『아트맵 저자) vs 김종길(본지 전문위원)
김종길(이하 김):책 구상은 언제 했고 계기는 무엇인가?
유현미(이하 유):나는 작가로서의 시작을 뉴욕에서 했기 때문에, 작가로서 포기하지 않고 버티기 위해서는 동료 작가들의 서바이벌 방법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정보를 주고받으며 서로 배려하고 격려하는 젊은 작가들의 적극적이면서도 작업에 진지한 태도는 내게 무척 고무적이고 아름답게 비춰 졌다. 미국엔 400여 개가 넘는 아티스트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이 있고, 정보가 잘 정돈된 책자들 덕분에 스튜디오, 전시 , 작업비용 등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8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보니 최근 몇 년간 정부, 기업 등 여러 곳에서 비영리 갤러리나 그 외 지원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나고 발전해 있었다. 그러나 외국과는 달리 일부 작가들만이 정보를 활용할 뿐 폭 넓은 정보교류가 없었다. 또한 한국을 방문하는 많은 외국 큐레이터와 미술 연구자들은 영어로 소개된 자료가 많지 않아 리서치에 곤혹스러워하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 이런 이유로 작가들에게는 폭넓은 정보가 , 프로그램의 운영자들에게는 홍보가, 그리고 한국미술을 연구하는 외국 큐레이터들에게는 잘 정리된 영문 정보 책자가 절실하다고 느꼈다.
김:『아트맵』 속성상 내용의 변화가 있을 테고, 그래서 개정판이 계속 요구될 텐데 이에 대한 준비는 있는지?
유:보통 전시관 사정이나 작가지원 프로그램들의 내용이 가변적이기 때문에, 정보가 업데이트 되어야 함으로 아마도 2, 3년을 주기로 개정판 출간이 필요할 것이다. 『아트맵』 출판 이후 특히 외국의 여러 기관에서 정보교류에 대해 매우 호의적인 협력의사를 보이고 있어서, 개정판의 출판기회가 주어질 경우 외국프로그램 관련정보를 더욱 보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개정판의 출판은 많은 시간과 비용부담을 요구하므로 후원기관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또한 수요자의 반응과 책의 효용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만일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 검증된다면 2년쯤 후에 개정판이 출판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김:국내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창작공간의 무료임대형식'이 강하다. 개인적으로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의미는 어떤 것인가?
유:창작공간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교류와 소통 그리고 지역문화의 갈증해소 등의 여러 목적을 만족 시킬 수 있다. 이중 하나만을 목표로 할 수도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개별적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내의 레지던스 프로그램들이 전반적으로 젊은 작가만을 위한 장이라거나, 유행하는 조류의 미디어 아트만을 지원하는 등의 ‘단체 달리기'는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 프로그램이 성공적이라고 모두 같은 예를 따르기 보다는 지역과 여건 그리고 다양한 특성과 요구에 맞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프로그램 운영이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김:최근 여러 곳에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다양한 사례들 속에서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무엇이며, 국내에 잘 안착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유:많은 스튜디오 프로그램이 생기는 자체는 작가로서 매우 행복한 일이며 현재로서는 대체로 매우 잘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들이 대기업이나 정부에서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금의 어려움을 심각하게 겪고 있다. 세제혜택과 개인후원자 양성 등 좀더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자금 지원정책이 시급하다. 그리고 현재 국내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대체적으로 거의100%가 작가지원만 있는데 미술이론가와 큐레이터 양성이 같이 되어야 하며, 이런 프로그램들이 동네잔치에서 끝나지 않으려면 국제교환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문화 교류의 장으로, 동시에 국제적인 한국작가를 양성하는 디딤돌의 역할까지 기대해 본다.

- 기전 문화예술 2004년 5,6월호 84 - 87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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