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22-11-25 ~ 2022-12-24
정혜정
02.3141.1377
1. 전시 개요
정혜정 개인전: 멍게와 나
2022 대안공간 루프 작가 공모 선정 전시
전시 기간: 2022년 11월 25일(금) – 2022년 12월 24일(토)
전시 장소: 대안공간 루프
관람 시간: 10:00AM - 7:00PM
주최/주관: 대안공간 루프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과기술융합 지원 선정
2. 전시 소개
정혜정 개인전: 멍게와 나
약 6500만 년 전,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였던 공룡은 자신의 터전을 잃었다. 행성 충돌, 변화된 기후조건, 손상된 자연환경에서 서서히 멸망해갔다. 생태계 가장 최상위에 존재했던 강력한 생명은 거대한 자연 재앙 앞에서는 무기력했다. 지구는 과거 이미 5차례의 멸종기를 겪었고, 지난 20세기 동안 육상 척추동물 중 543종이 멸종했다. 생물학자들은 앞으로 20년 이내 더 많은 숫자가 멸종할 것으로 예측했고, 한 종이 사라지게 될 경우 생태계 구성은 연쇄로 무너져 실제 멸종 객체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일부 학자들은 이미 제6의 대멸종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백신 개발은 인간을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롭게 해 줄 혁신으로 인식되었지만, 인간의 오만함과 이기심은 지난 몇 년간 전 세계를 뒤덮은 전염병으로 드러났다. 인간만이 유일한 능동적 주체로 여기는 서구의 인간 중심적 사고는 한계를 드러냈고, 이는 기후 위기, 생태 문제, 환경오염, 전염병 등으로 증명되었다. 인간에 의한 생태계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현재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 또한 결코 예외일 수 없다. 멸종은 진행 중이다.
정혜정은 인간만이 세상을 해결할 수 있다는 과거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동식물, 무생물, 자연, 기술 등의 비인간과 관계 맺기를 시도한다. 로지 브라이도티의 포스트휴먼에 기반해 -되기를 실천하고, 동물-되기, 지구-되기, 기계-되기로서의 포스트휴먼 개념을 차용해 스스로 다종의 존재가 된다. 작가는 2021년 제작된 <끝섬>에서 10여종의 멸종동물과 자신의 신체를 결합한 ‘복수종으로서의 몸’ 이미지를 시청각적으로 풀어낸 바 있다. 이번 개인전 <멍게와 나>는 멸종동물로부터 출발한 리서치를 확장해 비둘기, 개, 멍게, 세포, 바다, 우주에 이르기까지 경계를 넘나들며 다른 ‘몸-되기’의 경험을 구현한다. 기존의 생태 감각을 확장해 인간이 만든 질서를 깨뜨리고 새로운 윤리를 찾는 실험을 진행한다.
전시 제목 <멍게와 나>는 멍게의 독특한 생물학적 특성에서 영감을 얻었다. 멍게의 유생은 뇌, 후각, 안점, 지느러미, 신경, 척삭 등 고등 기관을 가진 동물이다. 유생 시기에는 척추동물의 태아와 큰 차이가 없으나 성장하면서 스스로 기관을 소화시켜버리고 퇴화한다. 일정한 성장 기간을 거친 후 뇌의 일부만 남겨둔 채 바닥에 뿌리를 내리고 식물이 된다. 멍게는 동물과 식물을 선택할 수 있고, 성별이 존재하지 않으며 유성생식, 무성생식이 가능한 독특한 특성을 가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생물에 대한 통념과는 거리가 먼 객체로, 인간의 관점이나 시스템, 관습을 해체하는 대상으로서 차용한다.
신작 <액체 몸체>는 액체처럼 무경계 상태의 존재들이 서로의 몸을 오가며 서술되는 3D 그래픽 애니메이션이다. 작가는 사적인 관계로 맺어진 도시 비둘기, 애견 또리의 몸에 본인의 신체를 결합하고 여러 몸을 이동하며 시공간을 횡단한다. 화자는 계속해서 몸을 바꿔가며 물질과 정신, 신체와 영혼 등을 교차하다 멍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GIS를 기반으로 스캔한 도시 풍경은 우주를 지나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 멍게는 미래적인 시선에서 지구의 환경을 결정하는 바다의 가능성으로 존재한다.
페이스 캡쳐 어플을 활용한 3D 영상 <엄마는 나 태어났을 때 어땠어?>는 작가의 할머니, 엄마, 아이를 잇는 질문 릴레이로 구성된다. 중립적 상태의 얼굴은 각자의 경험과 결합해 관계의 패턴을 만들고, 세대 간의 연결과 차이, 개인의 역사는 디지털 상의 텅 빈 몸으로 기록된다. 작가는 인종, 성별, 공간, 환경 등으로 결정되는 인간의 출생을 주변 세계와의 연결을 시작하는 좌표로서 인지한다. <함께 추는 춤>은 군체 동물인 산호의 형태를 한 설치, 영상 구조물로 <액체 몸체>를 볼 수 있는 의자이면서 하나의 독립된 작업이다. 산호초는 독립된 생물이지만 다른 몸과 달라붙어 하나의 생명체로 서식하며, 바다 물고기의 70%가 의존하는 중요 생물이다. 바다의 생태계를 결정하는 존재로서 산호초의 멸종은 바다의 멸종을 의미한다. 작가는 마치 산호와 물고기, 바다의 관계처럼 인간과 비인간, 종과 종의 공산을 시도한다. 관람객은 산호초 형상의 구조물에 직접 들어가 이동하며 서로가 얽히는 무경계의 혼종을 경험한다.
글: 이선미,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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