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창간된 『월간사진』이 2003년 사진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인사동에 사진화랑을 개관했던 김영섭 대표를 발행인으로 맞이했다. 사진작가였고 사진화랑을 운영했으며 이제는 월간으로 발행되는 사진 전문 매체라는 새로운 영역까지 사진계의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김영섭 발행인을 만나보았다.
김영섭 『월간사진』 발행인 ⓒ 2022
Q. 모두가 일상적으로 사진을 찍는 지금 시대에 좋은 사진을 알아보는 눈을 기르려면 무엇이 중요할까?
A. 전문가용에 근접한 고사양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는다고 모두가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성남훈(1963- , 2017 일우사진상 수상) 작가는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찍어야 깊이 있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을 알아보는 눈을 기르려면 많이 감상하고, 찍어 보고 체험하며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배 작가의 사진을 따라 찍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리고 좋은 스승에게 배우는 것도 사진을 알아보는 힘을 기르는 한 방법이다.
Q. 국내사진계가 가장 활황이었던 시기를 꼽는다면 언제쯤인가?
A.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지금이어야 하는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말처럼 도리어 사진작가와 사진계는 정체된 것 같다. 미술계는 케이옥션과 서울옥션 양대 옥션이 코스닥 상장까지 하며 1년에 80여 차례 경매를 할 정도로 거대해졌고 대형 갤러리까지 합세하면 연간 1조원을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사진계는 빈약하다. 사진 전문 갤러리가 50여 곳이 있다지만 업계를 끌고 나갈 대형 매체가 있는 것도 아니라 그 확장이 실감되진 않는다. 이런 상황에 비하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사진으로 큰 흐름이 바뀔 무렵인 2000년대 초에서 2010년 사이가 활황이지 않았나싶다. 그때는 아트페어에서 사진을 구입하려는 고객의 대기줄이 있던 때이다. 앞으로 사진이 발전하고 판매로 이어지려면 사진가는 에디션을 잘 관리하고, 사진 전문 갤러리가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매체가 선도해야 발전할 수 있다.
Q. 국내에 소개하고픈 외국작가와 외국에 소개하고픈 국내작가를 꼽는다면?
A. 얼마 전 통의동 그라운드시소에서 열린 요시고 사진전이 인기 있었는데 그처럼 여행 사진의 원조이자 컬러사진의 극치를 보여준 마틴 파(Martin PARR, 1952- )를 소개하고 싶다. 1995년에 발표된 『작은 세계』는 세계를 여행하면서 찍은 마틴 파의 철학이 담긴 여행사진 모음으로 개인적으로도 애착이 크고 인사동에서 갤러리를 할 때 마틴 파가 직접 방문한 적도 있다. 외국에 제대로 소개해보고 싶은 국내 작가는 이정록 작가로 인사동 때 인연으로 알게 되어 뉴욕아트페어에 소개한 바 있고 국내 아트페어에서도 협력한 바 있다. 일관된 생명 나무 시리즈를 촬영하고 있으며 장노출로 그의 사진철학을 극대화하고 있다.
Q. 올해 다시 사진계 활동을 시작하시기 전까진 그간 어떤 활동을 했는지.
A. 2016년에 남산돈까스 음식점을 맡게 되어 7년째 운영하고 있다. KIAF 등에 2015년까지 참여하였고 김영섭사진화랑은 계속 존속되어 한국화랑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Q. 『월간사진』의 발행인으로서 기대하는 사진계의 모습은?
A. 신사동으로 이전한 것은 많은 투자자가 강남에 있기 때문이다. 사진계도 자본이 필요하고, 사진을 선도할 매체가 필요하기에 『월간사진』을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과 홍보를 할 것이다. 사진계의 방향성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좋은 사진 작품의 위상을 높여주는 역할을 『월간사진』이 잘 담당하여 사진계 활성화에 이바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김영섭(1963- ) 도쿄공예대학 사진학과,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사진학과 석사 졸업. 홍익대 일반대학원 사진학과 박사과정 중퇴. 1996년 삼성포토갤러리 개인전 ‘해탈’. 2003년 6월, 종로구 관훈동에 김영섭 사진화랑 개관, 2022년 3월 강남구 신사동에서 이전 재개관. 세바스티앙 살가도(2004), 만 레이(2006)전 등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