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THIS TOO, IS A MAP)》
2023.9.21(목) – 11.19(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SeMA벙커, 소공 스페이스, 스페이스 mm, 서울로미디어캔버스
+ 서울 소재 서점, 카페, 공공장소 등 14곳(협력 공간)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기자간담회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지하 1층에서 진행되었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의 인사말과 레이첼(Rachael Rakes) 예술감독의 비엔날레 소개, 소피아 듀론(Sofía Dourron) 협력 큐레이터의 전시 소개가 이어졌다. 참여 작가를 대표하여 최찬숙과 아구스티나 우드게이트(Agustina Woodgate)의 작품 소개 후, 짧은 질의응답이 이루어졌다. 전시투어로 레이첼 예술감독의 도슨트가 진행되었고, 서울시립미술관 1~3층과 역사박물관으로 이동하여 간담회는 마무리되었다.
기자간담회 현장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THIS TOO, IS A MAP)》는 서구 중심의 인식론과 서울이라는 도시와의 네트워크, 움직임, 이야기, 정체성과 언어에 대해 다공적이고도 다층적인 지도 그리기를 보여준다. 과거 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역사를 기반으로 ‘미디어’라는 매체를 재료 삼아 글로벌과 지역적 역학 관계를 다시 매핑(mapping)하였다. 서울시립미술관과 더불어 총 6곳의 전시장과 협력 공간 14곳에서 작가 40명/팀의 작품 61점을 선보인다. 이 중 총 36점의 신작을 선보이며 한국, ‘서울’이라는 공간과 연결된 작업을 보여주고자 했다.
Q 이번 비엔날레에서 ‘지도’라는 키워드의 계기는?
: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를 이해하고자 처음 한 업무가 이전 자료의 리서치였다. 한국 미술계를 깊이 이해하고, 다양한 공간을 가지고 있어 활용 부분이 많은 서울만의 큰 장점을 발견하였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발자취를 엮으면서 동시대적으로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늘날의 해프닝과 존재하는 것을 아울러 지역 및 영토를 벗어난 탈영토적, 비영토적인 개념으로 동시대 미디어를 인지하고 다룰 수 있는가에서 지도라는 키워드는 출발하였다.
Q 과거부터 언급되었던 ‘탈서구화’가 이번 전시에서 어떤 점이 새로운가?
: 탈서구화는 과거에 수없이 담론화되었던 주제임을 안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서도 이미 다루어졌던 개념이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이전에도 서울이라는 도시를 알고 있었지만 더 깊게 이해하고자 그동안의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역사를 먼저 살펴보았다. 서구적 사고로 대안과 해결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보편적 상식과 이곳(한국)에서 생각하는 보편성이 다름을 안다. 1년의 작업 준비 과정에서 언어를 포함한 사고의 차이를 인지하며 서울에서만 할 수 있는 작업과 한국 정서(공감할 수 있는)에 맞는 작업을 함께 보여주고자 했다.
Q 전시를 준비하며 어려웠던 점?
: 사고와 삶이 다른 전 세계의 작가를 한 곳에 모아 전시를 총괄한다는 것에 대한 압박감이 있었다. 언어의 장벽으로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1년의 긴 준비 과정과 미디어시티비엔날레 관계자분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끊임없이 소통하고 부딪히는 점들을 해결하였다.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로컬적으로 컨택하고 작가와 가깝게 작업하며 도전적 경험이었고 즐거웠다. 물리적으로 꼽자면 운송 문제가 있었다. 여러 나라의 작업을 서울로 가져오기엔 한계가 있었다. 오히려 이 한계점이 이번 서울미디어비엔날레다움을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와 함께 한국, 현지의 재료를 사용하거나 현지의 작가를 더 활용하고 현지의 맥락으로 작품을 새롭게 선보일 수 있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1F
“전체 전시 장소와 협력 공간을 아우르는 정신적 지도로 구성되었다.
다양한 매체로 표현되는 작품들은 소통의 방법으로서 지도 그리기를 제안한다.”
아구스티나 우드게이트(Agustina Woodgate, b.1981), <신세계 지도>, 2023,
주문제작 자동 페이지 플리퍼, 스캐너, 주문제작 생성시스템, 가변 크기
: 기존 작품 <세계 지도(The Times Atlas of the World)>(2012)을 재구성하였다. 50쪽 분량의 지도책에 재현된 국가, 국경, 정치적 지표, 주요 랜드마크를 지운 작업을 자동화 기기를 설치하여 자동으로 넘어가는 지도책과 이를 스캔하여 코딩된 AI 스크립트와 이미지를 생성한다. 전통적인 지도에서 현재의 지도가 침식되고 역설로 퇴적되는 과정을 통해 기술 발전으로 변화한 인프라, 관계, 상황, 공간 속에서 전통적인 지도 제작에 벗어나 추상적 개념의 지리, 새로운 세계 지도로 탄생한다.
놀란 오스왈드 데니스(Nolan Oswald Dennis, b.1988), <아토피아 필드(Atopia Field)>, 2021, 바닥 다이어그램, 500×750cm
: 아프리카의 탈식민화, 흑인 해방을 이야기하고 식민지 공간으로 지리를 상상하며 다이어그램을 펼쳐 보인다. 흑인 관점의 공간인식을 보여준다.
전현선(b.1989), <이 선을 넘어도 돼>, 2023, 캔버스에 수채, 나무 프레임, 알루미늄 스탠드, 337×728cm
: 산과 나무를 상징하는 기하학적인 녹색과 갈색이 어우러진 각각의 캔버스가 겹치거나 어긋나게 배치된다. 풍경에 대한 회화사와 수·과학적 묘사가 지도의 영토와 시공간을 넘은 영역으로 확대하여 해석한다.
2F
“지도에 나타나는 이미지의 재현과 실제 간의 간극을 살펴보고,
인간의 주관적인 소통 방식으로부터 새로운 지도 만들기로 작품을 소개한다.”
엘레나 다미아니(Elena Damiani), <불규칙성 대리석(The Erratic Marbles) Ⅴ>, 2022,
코튼 페이퍼와 알파 셀룰로오스 페이퍼에 잉크젯 프린트, 각 44.2×35.2×3.5cm(18점)
: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 사이에 제작된 여행기, 지도, 지질학 이미지에서 찾은 표석(漂石)을 병치한다. 영토와 지형을 고정불변함으로 바라보는 인식과 인간 이외의 이동하는 자연물의 힘을 부각한다.
3F
“출생지와 국경을 넘고, 기술 과학으로 발전한 이동과 생태학적 변화, 인간과 영토를 착취하는 환경 구조를 들여다본다.”
왕보(b.1982), <인테리어 분수(Fountain of Interiors)>, 2022-2023,
철근, LED 등, 인테리어용 조화, 거울, 벽지, 사운드, 400×450cm, 현지 재제작
: 2022년 싱가포르미술관 커미션 작품을 2023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다시 제작하였다. 싱가포르의 열대 자원과 인공적 기후를 이주 노동자들이 머무는 기숙사의 형광등과 엮어 가상 폭포를 만들었다면, 이번 작업은 1970년대 한국의 산업화를 담아 서울 남대문과 을지로 조명거리에서 구입한 형광등을 가져와 플라스틱 조화와 함께 서울 현대도시의 아이러니를 풍자하고 있다.
최찬숙(b.1977), <THE TUMBLE>, 2023,
2채널 비디오 설치(4K, 컬러, 사운드), 단채널 비디오 설치(Full HD, 컬러, 사운드),
아카이브 자료 12분(2채널 비디오, 반복재생), 9분(단채널 비디오), 가변 크기(아카이브)
: 서구 영화에서 배경으로 많이 보았던 Tumble, 회전초이다. 이 생물은 일년초로 파종 시기가 되면 스스로 뿌리를 절단하고 바람에 굴러다니며 종자를 퍼트리는 식물이다. 찔릴 수 있고, 건조한 기후 속에서 화재를 유발하며 인간에게 유해 식물로 취급되는 회전초를 땅에서 밀려나는 사람들로 빗대어 본다. 연작 시리즈의 첫 번째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공개한다.
서울역사박물관
“제시 천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서베이 전시 <시, language for new moons>를 소개한다.
한국에서 태어나 홍콩, 캐나다, 미국 등 타지에서 거주하며 살아온 작가는 언어의 추상화를 수용하며,
한국의 역사, 트라우마, 그리고 시학을 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레이첼 예술감독
제시 천(Jesse Chun, b.1984)
(왼쪽부터) 제시 천, <시: concrete poem>, 2023, 흑연, 손으로 자른 한지, 나무 프레임, 158.75×91.44×6.35cm(3점)
제시 천, <시: sea>, 2022, 흰색 MDF 구조물에 단채널 비디오, 2개의 거울, 돌, 2분 10초(비디오), 가변 크기(설치)
제시 천, <오 더스트(O dust)>, 2023, 3채널 비디오 설치, 3개의 거울, 7분 6초(비디오), 사운드, 가변 크기(설치)
작가와 작품을 상세히 설명한 팸플릿이 준비되어 있다. 전시 공간마다 소개된 맵(MAP)과 해설을 책자와 QR을 통해 함께 관람해보길 바란다. 다양한 국가의 작가가 한국, 서울이라는 공간과 생각을 담아 이번 비엔날레로 재구성, 제작한 신작도 찾아보길 바란다. 글로벌한 담론이 한국적 정서를 담아 공감을 극대화한다. 또한 국내 작가와 이들이 어떻게 어우러져 있는지, 공통으로 하고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서울의 다양한 공간에서 찾아보길 바란다.
작성: 신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