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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혁 : 조금 이상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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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조금 이상한 날  A Slightly Odd Day _ 임자혁 개인전
전시장소 : nook gallery 누크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5나길 86, 삼청동 35- 192)
전시기간 : 2015. 06. 25. – 2015. 07. 23.
전시오픈 : 2015. 06. 25. (목)  6:00p.m.
관람시간 : 화~토 11:00am~6:00pm 일 1:00pm~6:00pm *월 휴관
전시문의 : 02-732-7241  nookgallery1@gmail.com  



조금 이상한 날 
A Slightly Odd Day

조정란, 누크갤러리 디렉터


누크갤러리는 일상의 느낌을 밝고 신선한 드로잉작업으로 보여주는 임자혁의 개인전 ‘조금 이상한 날’을 기획 전시한다. 

임자혁은 스쳐 지나가는 것에 주목하며 흔하게 볼 수 있는 주변의 사물에서 이미지를 찾아내어 흔치 않은 드로잉을 시작한다. 그의 손을 거치면 일상의 사물은 일상적이지 않게 되며 그림의 프레임 안에 들어온 이미지들은 엉뚱해 보이거나 위트 있게 보인다. 작가는 물체를 클로즈업하여 확대해 보며 작은 물체를 반복하기도 과장해 보기도 한다. 이는 단순한 요소를 증폭하게 만드는 효과를 주고 대상을 자세히 관찰해 보는 계기가 되며, 그리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일거리가 되기도 한다.

작가는 여행을 하다가 커다란 나무가 집을 가리고 있는 풍경에 대한 호기심에 이끌려 그림을 그리게 된다. 균일하게 서있는 나무들 가운데 쓰러진 나무의 파격은 그림 안에 들어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와도 같은 메세지를 던진다. 임자혁은 우연히 만나는 장면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더해 빠르게 그린다. 관람자는 그림을 보면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알아채고 흥미를 느끼며 자신의 생각을 더해 또 다른 해석을 낳기도 한다. 이렇듯 임자혁의 드로잉은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조금 이상한 날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듯하다.

임자혁은 대학시절부터 손에 익은 테크닉에서 벗어나고자 작고 다양한 작업들을 힘주지 않고 계속해서 그렸다고 한다. 그리다 보니 드로잉 북이 늘어나고 부담 없이 그리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다. 그러다 상상 이상의 큰 작업을 하고 싶어지면 벽화 드로잉을 하기도 한다. 그림 사이에 경계가 없고 여백에도 경계가 없는 벽화는 그 당시 보여 지는 것이 중요하며 자신을 표현하고 발산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춘다. 작가의 자유로운 사고는 새로운 가능성을 더해가고 가보지 않은 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다.

내면의 감정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임자혁은 구석진 세상에서 질서를 찾으려고 하며 그림 안에서 또 다른 질서를 만들어 가는 일을 되풀이 하고 있다.




작가노트 (2015.6 누크갤러리 개인전을 앞두고)

거리를 걷고 있다. 무언가에 시선이 멈춘다. 조금 이상하고 어딘가 우습거나 또는 희한한 풍경이다. 아니, 풍경은 보통의 풍경이고, 내가 재미있어 했을 뿐이다. 이 ‘우연한 발견’이 있는 날이 이어지면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은 뿌듯하고, 늘 다니는 길은 걸어도 걸어도 보람이 있다. 그리 부지런하지 않아도 끊임 없이 횡재를 맛보겠지만, 그것을 그림으로 담아 놓는 것은 부지런해야 한다. 

이상할 것도, 대단할 것도 없는 것이 이상하게도 대단해 보이는 이유는 뭘까. 내가 찾은 것은 구석진 곳에 숨어 있는, 세상을 이루는 순리(order)일 것이다.  봄에는 꽃잎이 감히 땅 위의 모든 화초 위를 덮고, 자작나무는 가늘고 길어서 간혹 쓰러지기도 한다.  나무가 자라다 보면 집 전체보다도 커질 테고, 늘 따로인 소화기는 공사 중에는 모여있을 수도 있다.  

동시에 내가 보는 것은 일종의 화면의 질서(order)일 것이다. 이미 그림을 그리기 전부터 눈앞의 장면을 내 마음대로 자르고 그림으로 보고 있다. 꽃잎의 분홍색 점은 초록 화면 위에 균일하게 퍼지고, 흰 자작나무 기둥의 나란한 행렬에 쓰러진 나무가 대각선을 만든다. 아웃도어 열풍에 아주머니들은 채도 높은 점으로 된 길다란 선이 되고, 한적한 길의 표지판은 화면에 강조점이 되기 위해 거기에 있다. 

나는 이따금 주황색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그리고 있는 그림은 늘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모아서 펼쳐 놓고 다시 보니 그리 다를 수 없다는 당연한 깨달음이 뒤따른다. 거미줄에 맺힌 이슬도, 아침에 일어나서 뒤돌아선 식구의 등에 꽂힌 거위 털 하나, 가만히 앉아 그리다 보면 의미가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한다.

삶은 대수롭지 않은 것들로 채워져 있다. 거기에서 대수로운 것을 발견하고 부지런히 담아 내는 것이 나의 몫이라고 생각해왔다. 나는 그림을 그리며 분명 어떤 정도의 아름다움을 찾고 있는데, 그것은 이제까지 그림으로부터 배워 온 질서의 틀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틀에서 조금 빗겨갈 수 있다면, 그래서 틀이 조금 넓혀진다면 그건 대단한 일이 아닐까 한다.

작가 약력

임자혁 Yim Ja-hyuk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에서 회화를, 대학원에서 판화를 전공하고, 이후 미국 Cranbrook Academy of Art에서 회화를 공부했다. 2001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그동안 금산갤러리, 브레인팩토리, 금호미술관, 갤러리신라, 조현화랑, 이화익갤러리에서 일곱 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오피치나 아시아(이탈리아 볼로냐시립미술관)’,‘아트스펙트럼(삼성미술관)’, ‘드로잉에너지(아르코미술관)’ 등 국내외 여러 기획전에 참가해왔다. 현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에 재직하고 있다.



nook gallery는 삼청동 북촌마을에 위치한 전시공간입니다.
규칙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함 속에서 현대 미술의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전시를 만들어 갑니다.
작가가 전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관람자가 작품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전시공간을 만들어 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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