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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 스위치, 1992 ⓒCeal FLOYER, VG Bild-Kunst, Bonn 2015; Courtesy: the artist; Esther Schipper, Berlin; Lisson Gallery, London; 303 Gallery, New York
“벽으로부터 50m 정도 떨어진 위치에 영사기를 위치시키고, 전등불 스위치가 있을 법한 장소에 스위치 이미지를 영사기로 비춘다. 이 때 스위치는 전시장이 있는 장소에 따라 그 장소에서 사용하는 스위치의 이미지여야 한다. 켜진 상태의 스위치를 벽에 비추도록 한다.” 이는 영국 출신 작가 씨엘 플로이에(Ceal FLOYER)의 작업 <전등 스위치(Light Switch, 1992)>의 설치 설명인데, 그녀의 모든 작업은 그 설치방식에 있어, 이런 간결한 설명들이 따른다. 또한,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인 <모노크롬 영수증까지(흰색)(Monochrome Till Receipt(White), 1998)>는 전시장의 하얀 벽 중앙에 슈퍼마켓 영수증 하나가 보이는 것이 전부이다. 테이트모던의 큐레이터 마크 고드프리(Mark GODFREY)는 이 영수증이 전시가 이루어지는 장소의 한 슈퍼마켓에서 전시기간 전에 그녀가 구입한 하얀 물건들의 영수증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접하는 하얀색의 물건들을 하얀색이 상징하는 어떤 순수성, 미술사에서 하얀색이 가지는 유토피아적인 이미지와 연결짓게 하는 열쇠고리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언급한다. 그는 그녀의 이 작업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미술 작업에서, 다양한 장르와 전통들을 연상시킨다. 정물화, 조형적인 수집, 개념미술에서의 기록물, 그리고 구체시까지.”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