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24-05-15 ~ 2024-05-21
SUN KIM
무료
+82.2.737.4678
오직 허용한 부분만 보이는 전체
온전히 보았다고 착각하는 일부분
우리는 인스타그램 시대를 산다.
하나하나의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이기 바라는 나의 개별 작품들은 그러나 전시 STORIES @SQUARES를 통해 부분만이 전달되는 아이러니를 형성한다.
관람자들의 관심과 다가섬은 그 아이러니 사이 어딘가 위치할 것이다.
이번 갤러리 도스에서의 전시 [읽어내기_stories @squares]는, 행복을 강요하는 시류에 대한 반대, 불행에 대한 새로운 관점, 그리고 모든 존재들이 가진 개별의 이야기를 따로 보아낼 것을 주장했던 지난 1월의 개인전 [따로 보기_this is THE story]에 대한 후기이다. 이번 전시에서 나는 스스로 정립한 불행의 의미를 좀 더 들여다보고, ‘따로 보기’의 실천과 실현가능성에 대해 얘기하려 한다.
톨스토이의 장편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 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이는 개별의 불행은 어느 것 하나 동일한 것이 없음을 말하며, 행복보다는 불행에 개인의 서사가 더 오롯이 담겨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불행의 개별성은 그 이해의 난이도를 증대시킨다.
그럼 모든 존재들이 가진 개별의 이야기를 따로 보는 것은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따로 보기의 전제인 ‘서로 다르다’는 그 자체로 이미 ‘파악이 어렵다’는 조건을 형성하며, 그렇기에 적극적으로 읽어’내는’ 행위가 수반되지 않고는 따로 보기를 실현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노력을 충분히 한다 한들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미처 읽어낼 수 없는 간극은, 우리가 “보았다”고 말하는 것이 언제나 타자의 이야기에 온전히 닿은 것이 아니라 그 차이 사이 어딘가 위치함을 말한다.
특히나 개별의 이야기를 타자와 공유하는 기제에서 화자는 청자의 심성과 경험치를 저울질하여 자신의 불행을 어느 정도까지 발가벗을지 결정하며, 청자는 화자의 헐벗은 정도에 맞추어 섣부른 이해의 시늉을 선사하게 마련이므로, 우리와 타자 간의 앎과 이해는 그저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와 객체 간의 모든 상호작용은 본질적으로 이 시대의 SNS 소통법인 매우 한정된 showing(발가벗음), 왜곡된 이해와 과연 다르다고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정사각형으로 잘려져 결코 전부와 일치하지 않는 이야기, 그리고 정사각형의 구멍을 통해서만 보는 이야기로 한정된 인스타그램식 소통이 결국에는 “객체 간의 이해(라고 간주되는) 행위”의 가장 솔직한 형태가 아닐까 하는데 생각이 미친다.
우리는 우리의 진짜 이야기를, 서사를 얼마나 말하고 얼마나 읽어내는가. 정사각형 밖으로 밀려난 고통과 피로는 감추어지고, 정사각형의 크기는 점점 더 작아진다.
[READING ACTIVITY_stories @squares]_About the Exhibition
The whole that only shows the parts it allows
The part we think we've seen its entirety
We live in the age of Instagram.
My individual works, which I hope will draw attention to their individual stories, form an irony where only parts of the stories are told in the exhibition [READING ACTIVELY _stories @squares].
Somewhere in the irony lies the interest and approach of the visitors.
The exhibition [READING ACTIVELY _stories @squares].at Gallery Dos is a follow-up to [Seeing separately_this is THE story], the solo exhibition in January, which opposed the trend of imposing happiness and offered a new perspective on unhappiness and the need to see the individual stories of all beings separately.
In this exhibition, I will explore the self-defined meaning of unhappiness and talk about the practice and feasibility of ‘seeing separately’.
Leo Tolstoy's novel Anna Karenina begins with the following sentence. 'All happy families are alike; every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It means that everyone's unhappiness is different, and that unhappiness is more of a personal narrative than happiness. The individuality of unhappiness increases the difficulty of understanding it.
The premise of seeing separately, which is ‘being different from each other’, creates in itself the condition of 'elusiveness”. Therefore, we cannot look at them separately without reading them ‘actively’. Furthermore, even with sufficient effort, there must be gaps that we cannot read. This means that the state we ‘understand’ is always somewhere in between the gaps.
Especially when we share individual unhappiness with others, the speaker decides how much of his or her unhappiness to reveal, taking into account the psychology and experience of the listener. The listener offers hasty consolation with a pretence of understanding in proportion to the speaker's revelation, so that knowledge and understanding between the speaker and the other are illusory.
We have to ask, then, whether any interaction between object and object is really different from the very limited display and distorted understanding that are the problems of the Instagram era. Rather, the Instagram square is perhaps the most honest form of (supposed) 'understanding between objects'.
How much we tell and understand our real story, the narrative of our unhappiness. There is a square of truth and a square of approach that never equals the whole. Everything else is always lying outside the squ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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