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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섭 개인전

  • 전시분류

    개인

  • 전시기간

    2024-08-20 ~ 2024-09-08

  • 전시 장소

    가나아트한남

  • 홈페이지

    http://www.gana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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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섭 개인전

가나아트 한남(서울시 용산구 장문로 54 지하 1층)
2024. 8. 20. (화) – 2024. 9. 8. (일) (총 20일간)

가나아트는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물질의 본성과 시간의 순환을 탐구해온 심문섭 화백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그는 물성을 강조한 반(反)조각을 선보이며 1970년대의 한국 조각의 조류를 형성했을 뿐 아니라, 정서와 신체성이 공존하는 추상화를 통해 사물과 정신의 관계성까지 실험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해 왔다. 심문섭은 1969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의 수상을 시작으로 한국을 비롯한 파리, 도쿄, 베이징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1971년부터 파리 비엔날레에 3회 연속 참가한 것을 시작으로 상파울로 비엔날레(1975년), 시드니 비엔날레(1976년), 베니스 비엔날레(1995, 2001년) 등의 국제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더불어 1981년 일본에서 개최된 제 2회 헨리무어 대상전에서는 우수상을 수상하고, 2007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 슈발리에 훈장을 받는 등 해외각국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본 전시는 60년 가까지 이어져온 그의 작업을 총망라하는 자리로, 작가가 작업 초기부터 꾸준히 작업한 테라코타 조각부터 근래에 제작된 신작 회화까지, 오랜 시간 이어져온 심문섭 화백의 매체에 대한 탐구의 깊이를 살펴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다.  


1970년대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로, 미니멀리즘을 비롯하여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 아시아에서는 모노하(物派)등, 작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물 그대로를 제시하거나 사물의 관계성만을 드러내는 물성 중심의 반미술경향이 주를 이루었다. 동시대의 심문섭 또한 물성 자체에 천착한 반조각적 작업을 선보임으로써 한국 화단에 큰 반향을 울렸는데, 작가는 나무, 돌, 흙, 철 등과 같은 매체들을 물질로서 원형 그대로 내보였으며 좌대가 아닌 바닥에 작업을 설치함으로써 조각에서의 장소(site) 개념을 해체시켰다. 이는 기존의 기념비적(monument)이고 장소와의 관계성이 중시된 이전 조각의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으로, 그의 조각은 무장소성(sitelessness), 무거처성(homelessness)을 기저로 작가의 이야기가 완전이 배제된 순수한 물체으로서 남게 된다. 이를 통해 작가는 매체에 집중하고 물성의 변화를 나타냄으로써 순환과 환원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담아내고자 했다. 


작가는 시간적 요소의 개입을 나타내기 위해 작업에 신체성을 드러냈는데, 예컨대 캔버스 천이나 테라코타 등의 매체를 긁어내거나 두드리는 행위를 통해 물질의 변화를 작업에 기록했다. 이러한 특성은 1975년 파리비엔날레 출품작 <현전(Opening up)>(1975) 작업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는 캔버스 표면을 거친 사포로 문질러 천이 가진 본질적인 물성을 강하게 드러냈으며 천의 해진 느낌을 의도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천이 닳아가는 시간을 시각화 했다. 사포질의 과정과 작품의 형태적 결과만을 집중한 심문섭은 이로써 형상이 없는 비시각적인 작업을 구현하고 무의미한 사포질이라는 신체성을 통해 작업에 시간을 드러낸 것이다. 이는 본 전시에 출품된 <현전(Opening up)>(1992)을 통해서도 경험할 수 있다. 작가는 현전 연작을 통해 인간과 물체 사이의 관계를 드러내고자 했으며 이러한 작가의 의도는 해석을 통해 작품을 이해하는 이성적인 경험이 아닌 신체적 경험을 유도하는 ‘현전(presence)’의 개념과 이어진다. 현전은 신체와 사물 자체의 융합을 통해 시간을 끌어드리는데, 예컨대 관람객이 그의 조각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다각도로 움직여야 하며 조각뿐 아니라 공간을 이해함으로써 시공간을 전체를 끌어들여야 한다. 환영보다는 실체, 조각의 형태보다는 이를 둘러싼 공간에 대한 이해, 감상을 통한 경험을 중시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관람객이 조각과 만나고 얽히는 것이다’‘ 라는 표현을 하였는데, 즉 작가는 스스로의 몸에서 나아가 관람객의 신체까지 작업에 개입시킴으로써 인간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추구하였다. 


한편, 작가는 자신의 모든 회화를 <제시(presentation)>라고 제목을 붙이고 있는데, 이는 조각과 같이 시간성을 드러내 보이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내포된 것이다. 그의 반복적인 붓질은 끊임없이 밀려오고 나가는 파도를 연상케 한다. 실제로 작가는 그의 붓질이 마음속 바다와 닮았다고 말한다. 이는 그가 나고 자란 고향 통영의 바다를 의미하며 그는 평생에 걸쳐 바라본 바다를 통해 거대한 자연의 흐름을 이해하고 자연물의 환원과 순환, 그리고 그 안의 질서와 에너지를 탐험하고자 하였다. 작가는 힘있게 치는 파도처럼 물감을 칠하고 쓸어 내리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되풀이 함으로써 오랜 기간 조각을 통해 관조한 물질과 신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회화 작업으로 연장하였다. 다만, 회화에서 드러나는 이러한 신체성은 ‘인간의 몸’ 만을 강조한 것이 아닌 자연과 합치되어 글씨를 쓰는 서예가들처럼 행위에 내제된 관념과 몸이 일체화된 개념이다. 심문섭에게 바다란 고향인 통영의 바다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그의 몸이 기억하는 바다다. 따라서 본 전시는 심문섭이 평생동안 구현하고자 한 시간의 풍경과 윤회와 같은 파도의 순환을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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