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보성군립 백민미술관 기획초대전
한남순 Han Nam Soon: 축제
2026.1.2-2.27
보성군립 백민미술관 | 전라남도 보성군 문덕면 죽산길 168-14 | T.061-853-0003
‘축제’ - 희망의 노래
조현 | 보성군립백민미술관
한남순 작가의 작품 명제는 모두 ‘축제’다.
작품에 등장하는 크고 작은 원들은 축제의 절정에서 터지는 폭죽처럼 화려한 불꽃놀이를 연상하게 하는데, 이것은 ‘민들레 홀씨’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그림은 논리 이전의 내 삶의 열정의 언어이며 주체할 수 없는 내 마음속의 사랑과 고뇌의 표현이며 희열이고 행복이다”, “민들레 홀씨는 나의 그림 속에서 점 하나로, 선 하나로 우주를 항해하는 생성과 순환의 에너지로 표현되고 있다”고 술회(述懷)한다. 생성과 소멸의 순환은 자연의 이치다. 작가는 연약해 보이면서도 끝내 흩어져 퍼져나가는 민들레 홀씨를 통해 자연의 이치와 존재의 근원적 순환성을 은유한다.
민들레 홀씨 형태인 둥근 원들이 모여 때로는 풍경화처럼 수풀 또는 산이 나타나기도 하고 정물화처럼 기물(器物)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대상의 재현이 목적은 아니다. 무엇보다 두드러지는 것은 흩뿌려진 듯한 화려한 색채의 점과 선이 층층이 쌓여 면을 이루고, 그것이 다시 화면 전체를 뒤덮으며 평면성(Flatness)을 형성한다. 화려한 색채로 형성된 색면은 미세한 입자가 감지되는 까슬까슬한 질감이 느껴진다. 이러한 질감은 점·선·면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조형적 요소와 어우러져 작품의 내적 효과를 강조한다.
현대미술은 모더니즘 이후, 사실적 재현이 아닌 평면 자체의 물질성과 질감, 색채의 조화를 중요시한다. 작가의 작품은 ‘회화는 평면’이라는 모더니즘의 원칙을 바탕으로 추상화·상징화되어 있다. 평면성은 회화의 출발점이자 귀결점으로 작품의 형식적 실험과 미적 표현의 계기(契機)로 여겨진다. 즉 입체적 재현이 아닌 평면 자체의 특성과 조형성을 드러내는 회화의 고유한 성질을 의미하며, 색면과 패턴의 배열·조화에 집중하는 것이다. 평면성은 다른 예술 매체(조각, 사진, 문학, 음악 등)와 구별되는 회화에서만 찾을 수 있는 본질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한남순 작가의 작품에서 어떤 형상이 떠오르든 그 본질은 동일하다. 화려한 색감으로 흩뿌려진 점과 선이 층층이 쌓여 면을 이루고, 그 면이 다시 화면 전체에 퍼져나가면서 강렬한 평면성을 구축한다는 점이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전하려는 의도는 “불꽃처럼 타오르는 축제의 마당처럼 강한 에너지가 모든 사람에게 전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민들레 홀씨에서 시작된 조형적 실험은 생성과 소멸의 순환이라는 자연적 이치를 상징하면서 단순한 대상의 재현이 아닌 추상성과 구상성이 혼재된 화려한 색채의 향연(饗宴)이며, 이성과 감성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거듭났다고 할 수 있다.
축제
빛의 폭발이다.
점-하나에
선-하나에
우주를 항해하는
생성과 순환의 에너지~
여물 어가는 씨앗은
생명을 잉태하고 소멸한다.
지구 한 바퀴 돌고 돌아
그 소멸은 또 다른 생명의 탄생이다.
폭발하는 것은 색이며 빛이며
순환하는 생명 에너지의 분출이다.
확장되어가는
지난한 작업의 시간
어둠을 밝히는
무수한 색과 점들은
희망을 노래하는
생명의 에너지이다.
<작가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