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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영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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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절제된 양식으로 제작된 인물, 자연형상외에도 새나 닭 따위의 동물의 형상을 제재로 하는 작품을 통해서, 자연에서 기인하여 그녀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재해석된 작품들을 엿볼 수 있음.




자연미를 기반으로 하는 간소한 조형미


신항섭 | 미술평론가


미술가의 상상은 시공을 초월한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형상의 세계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하지만 아무리 상상력이 뛰어난 미술가라고 할지라도 결코 자연을 초월할 수는 없다. 미술가가 상상력을 동원해 창작한 그 어떤 형상이든 그 원형은 자연에 있는 까닭이다. 인간이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보고 듣고 배우는 것이란 직간접적인 경험의 세계인 것이며, 그 중심에 자연이 존재한다. 자연이란 인간을 포함하여 인위적으로 가공되지 않은 이 세상의 모든 존재를 의미한다.

한나영의 조각 역시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아니, 그는 좀 더 솔직히 자연을 배우고자 하며 그로부터 영감을 받아들인다. 그가 응시하고 관찰하는 자연이란 그 자체로서 완벽한 아름다움을 실현하고 있다. 따라서 예술가적인 감수성으로 자연을 보는 것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움의 실체가 무엇인지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자연미에 대한 전적인 동조야말로 그 자신의 조형적인 형식미의 출발점이다. 구체적인 형태를 가지는 존재물뿐만 아니라, 무지개와 같은 자연현상에도 무심하지 않다. 피상적인 아니라, 자연에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담소’ ‘둥지’ ‘여심’ ‘대화’ ‘동심’ ‘愛애’ ‘이글’ ‘向향’ ‘生생’ 따위의 작품 명제가 말하듯이 자연과 인간 삶의 정서를 기반으로 한다. 자연미와 더불어 인간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희로애락의 감정과 연결된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 외형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찬미가 아니라, 내적인 감정의 세계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내적인 감정의 세계이면서도 자연미에서 벗어나지 않는 인간 본연의 순수성을 기반으로 것이다.

그가 조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자연이란 인간 형상을 포함하여 새 따위의 동적인 존재들이다. 특히 인간에 대한 관심은 자연에 의해 주어진 형상 그 자체에 대한 표명이자 삶의 정서에 대한 숙고이다. 인간의 형상에 대한 관심은 조형적인 주제를 제공하는 원인자로서의 형태미에 대한 접근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조형적인 주제란 인간형상과 더불어 삶의 정서와 관련된 내용을 뜻한다. 사고하며 감정을 조율하는 존재로서의 인간형상은 조형세계에서 형식과 내용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경우 자연적인 존재로서의 인간형상을 그대로 가져오지 않는다. 일상적인 삶의 모습 그 단편을 제재로 하는 그의 작업은 단순히 외적인 형태미만을 부각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그 정서까지를 아우르고자 한다. 인격과 감정이 개재되는 지점에다 인간의 형상을 놓으려는 것이다. 어쩌면 그가 추구하는 인간형상은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인 부분이 강조되고 있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그 형태미는 이성적인 차가움 대신에 정감어린 시선을 갈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의 인물형상은 부드럽고 따스한 정서를 제공한다. 시각적인 아름다움 속에 거친 감정을 어루만져주는 따스함이 깃들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본래적인 형태는 해체 및 재해석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현실적인 상과는 전혀 새로운 이미지로 바뀐다. 구체적인 형태가 사라지고 비구상적인 언어로 재해석되는 것이다. 작품에 따라서는 사실적인 형상을 복원하기 힘들 만큼 생략적이고 함축적으로 은유되거나 암시될 따름이다. 눈 코 입은 물론이려니와 팔다리조차 배려하지 않은 지극히 간략한 형태만이 제시되고 있다. 간신히 인간의 형태를 지지하는 간략한 선과 단조로운 볼륨이 전부이다. 그러기에 인간의 형상을 유추하기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부분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전체적인 시각에서 보면 인간의 형상이 역력하다. 한 개 또는 두서너 개의 단괴로 구성되는 작품에서도 인간의 형상이 읽혀지는 것이다. 물론 그 형태가 구체적인 경우도 없지 않다. 새나 닭 따위의 동물의 형상을 제재로 하는 작품은 금세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식의 형태해석은 실상을 단순화하고 생략하는 수법에 의해 가능하다. 반면에 구체성을 상실한 작품에서는 형태가 완전히 해체되고 재구성되는 일련의 조형과정을 거치면서 최소한의 이미지, 즉 응축되고 함축된 아름다움을 보자는 의도를 내포한다.

그의 조각은 이렇듯이 단순하고 단조로운 대신에 명쾌한 형태를 지닌다. 최소한의 선과 볼륨만으로 인간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의 조각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비밀은 여기에 있다. 볼륨의 형태에 따라 형성되는 선과 곡면은 유려한 곡선을 발생시키면서 최종적으로는 인간 형상에 도달한다. 그의 조형감각이 만들어내는 형태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면서도 언제나 비대칭을 지향한다. 비대칭의 형상이면서도 교묘한 균제감각을 통해 시각적인 안정감을 확보하고 있다. 다시 말해 그의 작품은 앞뒤의 형태가 다르다. 인물상이면서도 서로 다른 두 개의 형태를 가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진정한 의미의 환조가 가질 수 있는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발상은 인물조각이라는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는 것으로 조형적인 기교인 셈이다. 하나의 작품에서 두 개의 형상을 본다는 것은 신선한 즐거움이다. 더구나 구체적인 인간의 형상이라기보다는 씨앗이나 곤충류 따위를 연상시키는 형태에 가깝다는 점에서 볼 때 지극히 자연스럽다. 그 자신의 조형감각에 의해 비구상적으로 해석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위성을 감지할 수 없다. 그의 조각이 가지고 있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은 이처럼 자연미를 왜곡하지 않는 순수성으로 환원하는데 있다. 인위적이면서도 결코 인위성을 드러내지 않는 자연스러운 조형미로 귀결하는 것이다.

전시제목 : 한나영 조각전
전시기간 : 2007.6.14 - 6.23
전시장소 : 박영덕화랑
전화번호 : Tel 02.544.8481
홈페이지 : www.galeriebhak.com


박영덕화랑
Tel : 02.544.8481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8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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