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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영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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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꽃 Frozen flowers




홍주영 사진전 “얼음 꽃” 에 부쳐

박옥생 | 한원미술관 큐레이터, 미술평론



꽃은 형태에서 오는 조형과 향기, 화려하게 피었다 처절하도록 시들어가는 문학적인 본성으로 인해, 인간과 자연의 은유이자 상징물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렇기에 꽃은 보편적인 아름다움의 가시물로써, 인류 문명이 쌓인 시간만큼이나 깊고 다양한 의미들을 형성하고 있다. 꽃의 언어학적 파장은 강인한 생명력과 순수하도록 오롯한 생애의 절망이 묘하게 겹쳐 있다. 그래서 꽃을 부르는 것 자체로 우리는 기억할 수도 없는 오래된 신화의 궤적을 밟거나 가슴이 움찔한 피어나는 감정의 울림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신화와 역사와 삶, 이 모든 것이 꽃으로부터, 꽃에 이르기까지, 꽃을 위한 찬가와 향연은 그래서 계속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꽃은 밤과 죽음의 대척점에 위치한다. 그리고 검은 빛 옷자락을 휘날리는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사자에 화려하게 맞선다. 꽃은 그 유한의 죽음에 맞서 빛나는 조롱으로 삶을 찬미한다. 홍주영의 사진으로 찍어내는 얼음 꽃 또한 꽃의 무한한 생명력을 얼음이라는 순간성으로 역설한다. 그리고 사진이라는 찰나의 예술로 영원히 기록하고 있다. 이 감동적인 순간으로 빚어진 생(生)의 환희, 터져 나오는 미(美)의 절정!

우주의, 자연의 보이지 않는 형언할 수 없는 생명의 웅혼한 기상이 카메라의 시선에, 그 성역의 비밀을 남김없이 벗어버리고 세상에 드러나는 순간이다. 얼음 속의 꽃은 꽃이라는 이름으로 한정된 형태를 초월하고, 강화된 색의 변주와 신비하고 풍부한 꽃의 표정들을 드러낸다. 그 꽃은 추상화된 꽃이며 꽃의 뉘앙스를 담은 세계와 생명의 표상으로 변환된다. 우리는 그 앞에서 마치 유한한 시간 앞에 맞닥뜨린 존재의 서늘함처럼, 고요한 성찰 속에서 부서지듯 번지는 영원과 신화에 관한 그리움 앓기가 시작된다.

이처럼 한원미술관이 준비한 홍주영의 사진전은 생명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서 존재론적으로 던지는 유한성에 관한 성찰의 물음들을 던진다. 물감으로 그려놓고, 색으로 물들여 버린, 그림 같은 홍주영의 사진은 카메라의 시선을 넘어서는 감동이 물결처럼 요동친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가까이 할 수 없는 얼려진 꽃이며 과거의 신화이며 저 먼 세계의 이상(理想)이기도 하다. 이는 홍주영이 감동받고 있는 꽃의 세계에 관한 단상들의 깊고 넓은 층위들의 결과이며, 또한 우리에게 보내는 꽃으로 은유한 세계에 관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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