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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회 : 이토록 변하지 않는 삶의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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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도스 기획 박나회 '이토록 변하지 않는 삶의 조각'

2021. 5. 26 () ~ 2021. 6. 1 ()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도스 기획 박나회 ‘이토록 변하지 않는 삶의 조각'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21. 5. 26 (수) ~ 2021. 6. 1 (화)

 




똑바로 조용히 바라보기


 

갤러리도스 큐레이터 김치현


   작고 평범한 사물에 인간은 많은 기억과 의미를 담을 수 있다. 특별하고 호화로운 물체를 통해 무언가를 기념할 수도 있지만 웅장한 감동이나 소중한 사연의 무게는 반드시 물체의 크기에 비례하지 않는다. 사람의 기억이 완벽하지 않을수록 기억을 담은 물체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미 일어난 사건의 때 묻힐 수 없는 정수는 언젠가 썩고 부서져 사라질 물건에 담겼기에 먼지와 세월의 상흔 아래에서도 영롱히 빛을 발한다. 하지만 박나회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물에 담긴 힘은 산뜻한 이야기에 등장하는 물건의 동화 같은 오색빛깔이 아니다. 사건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사람들의 삶에 표류하는 흠집난 물체가 뿜어내는 차갑고 검은 그림자이다.


  작가가 사용한 먹은 한 번 획을 그으면 고치거나 지워낼 수 없다. 정해지지 않은 형태의 시간으로 채워 질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무결한 흰 천과 그 위를 가르는 붓질은 돌이킬 수 없는 변수로 점철된 인간의 삶과 같다. 작품에 칠해진 획에는 온갖 감정과 계산적인 의도가 뒤섞여 있고 그 근간이 된 사건의 그림자 안에는 손바닥 한줌이라고 생각했던 일상과 사람의 의도로 거스를 수 없는 무정한 생의 파도가 있다. 화면에 사용된 리넨이 지닌 섬유질감은 망자가 남긴 육신을 품을 만큼의 가벼움만 지니고 있는 수의를 연상시키며 형상을 담고 있다.


  색이 절제되고 흰 화면에 가느다란 획으로 그려낸 형상은 생명의 온기와 습기가 떠나가고 메마른 작은 부스러기처럼 흐리지만 침묵 속에서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용도와 관계없이 배치된 사물들의 조합은 거스를 수 없는 시간에 실려 수많은 타인의 잔해 사이 어딘가에 남겨지는 삶의 끝자락처럼 가볍고 하얗다. 차분히 획을 더하며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과정은 의도적인 배치와 구성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담긴 이야기로 인해 필연적으로 드러나기 마련인 군더더기를 덜어낸다. 일상에서 동떨어지지 않은 익숙한 사물들이 그려졌음에도 화려하지 않고 절제된 속도의 붓질과 기교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표현으로 인해 작품은 가볍지 않고 경건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쪼개진 과일에서 흘러나온 씨앗이 과육의 점성으로 인해 간신히 매달려 있는 모습은 성모의 품에서 고개와 팔을 떨구고 늘어져있는 피에타를 떠올리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태양이 내리쬐는 따뜻하고 밝은 빛 아래 싹트는 화려한 색상을 보고 삶의 증거를 찾는다. 하지만 작가는 썩고 메마른 잔해가 남겨진 그림자 또한 생명의 증거임을 피하지 않고 바라본다. 빛이 있기에 모든 곳의 바닥에 드리운 피할 수 없는 어둠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뒤덮으려 하지만 그 그늘이 피부에 드리운 사람에게는 시간도 지울 수 없는 통증과 후유증을 유발한다. 삶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인간은 스스로의 시간을 효율로만 채우지 않고 예술을 갈구한다. 박나회의 작품은 누군가에게 일그러진 세상의 모습을 향기롭게 포장해주기 마련이지만 때로는 질기고 삼키기 힘든 인생의 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게 안내한다.

 







기도와 석류, 린넨에 혼합재료, , 91x117cm, 2021








무제, 린넨에 혼합재료, 80.5x117 cm,2021








떠나간 자리, 린넨에 혼합재료, 80.5x117 cm,2021







작가노트


 어느 폐허, 잊혀진 재단 같은 낡고 버려진 불안한 일상 속의 뒤란에서 보게 되는 조각들을 그린다.


 가장 소중한 이를 떠나본 경험을 통해 우리의 일상은 평이한 순간들의 반복이지만 그 평이한 순간의 뒤에는 죽음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다.


 소중한 이의 죽음이란 우리의 감정을 가장 극대화 시킨다. 곁에 있던 사람을 잃는 것은 우리를 뒤흔드는 감정을 겪게 하고 일상을 망가트린다. 곁에 있는 물건들은 떠나간 이를 가리키는 것만 같다. 우리는 결국 감정에서 도망치고 멀리 떨어져서 이 비극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그래야 우리의 일상이 다시 유지가 될 테니까. 그러나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감정에서 도망치고 멀어져도 결국 죽음의 그늘 안에 있다. 삶 속에 죽음이 항상 곁에 있다는, 저명한 사실을 받아드려야 일상을 유지하게 되는 것은 결국 삶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일상의 순간마다 종종 죽음이 불쑥 찾아와 잊혀지지 않는 순간들을 정물들을 통해 나타낸다. 어딘가 익숙하지만 이질감 드는 정물들을 통해 일상 속 죽음에 대한 불안함과 그리움을 표현하며 삶 속에서 죽음이 얼마나 강렬하게 그림자를 남기는지를, 모든 삶의 조각들은 죽음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그린다.




박나회


2019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학사 졸업

2020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재학

 

개인전

2021 이토록 변하지 않는 삶의 조각

 

단체전

2019 창원 청년 아시아 미술제 상상피크닉 (창원 성산아트홀)

2019 허용되는 경계 (가온갤러리)

2019 성신동양화회, 리홀아트갤러리

2020 Art-pick open call season2 (아트픽 갤러리)

2020 새가 뜬 사이 (가온갤러리)

2020 예술시장 다다 (은평문화재단, 책장비엥)

2020 2020 을지아트페어 (을지트윈 타워)

2020 데카메론의 거울 (인영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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