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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희승 : 가끔은 수단이 결과가 되기도 한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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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개요

명확하지 않음을 느끼는 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불안을 확인하는 것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욕망으로 우리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 왔고 사회 전반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발전시켰다. 처음은 불편함을 해소하는 도구의 발명이었지만 갈수록 다양해지는 사물들은 필요를 넘어서는 문화의 결과로 유행을 낳기도 한다. 이제는 충분하여 더 필요한 것이 없어 보이지만 현실 속에서 매 순간 달라지는 감정은 막기 어렵다. 채워지지 못하는 느낌을 지우는 것은 행복을 바라는 거다. 인간에게 끊임없이 주어지는 현상으로 욕망은 어떤 것을 늘 채우려 하며 행복과 연결된다. 가볍지만 알기 어렵거나 버거운 현실이 불안으로 바뀌는 것은 삶과 함께한다. 선택에 따른, 희망하는 일에도 미래를 알지 못하기에 때로는 다른 가능성을 가져보고 싶다. 이렇듯 욕망은 모순적이고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삶과 함께하고 있다. 작가는 채워지기 어려운 욕망을 바라보기 위해 극적인 인생을 바라는 현실의 모습과 이에 대한 사유로 일기를 기록하듯 작품을 표현해왔다. 현실을 닮았지만 허구의 이야기로 긴장감이 부여된 사건이 들어간 드라마나 영화 같은 분위기의 장면은 분명한 형상이 있고 서사가 지속되지만 이야기의 전달은 보는 이의 상상력에 맡겨진다. 현실과 비현실이 잘 조화된 평면은 삶의 실재를 반영하며 만화 형식의 화면 구성과 실크스크린의 기법이 간략화된 형상으로 모노톤이 극적인 장면을 구사한다.


형상을 관찰하면 현대적이고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된다. 거시적이고 미시적 관점의 투영으로 과거에서나 볼법한 고전의 이미지도 들어간다. 인물이 들어가나 대중매체에서 볼법한 형태로 한층 더 축약되고 추상적이다. 반복적인 형태로 기호화된 그림은 세련된 모습으로 인상적이다. 이미지들이 교차 편집되고 이질적인 요소로 드러나는 형태들은 우리가 일상을 매일 경험하는 무수히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 범람처럼 인과 관계에 속하지 않은 채 기억으로 저장된다. 작가는 이 지점 어느 경계 안에 사물들을 배치한다. 마치 현실이 더 인위적인 모습으로 극적이며 다 이해할 수 없는 세상으로 삶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파편화된 기억처럼 쌓인 형상은 장면 안에 환영으로 생성된다. 실재와 허구를 닮아있는 만화의 형식을 도입시켜 자유로움을 보여준다. 말풍선이 나오기도 단어를 던져주기도 한다.

만화는 여기서 실재하는 모방적 재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장치이다. 즉 외부세계의 정확한 구현이나 물리적 법칙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만화가 현실을 비현실적으로 보이게 하는 이유이며 작가가 작품에 만화의 형식을 도입한 이유일 것이다. 문자, 그래픽 같은 도안, 도식은 서술되는 과정에 의해 사용되며 장면마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특히 단서의 조합은 작가 내면이 포함된 의식의 흐름처럼 극대화된다. 정확한 것은 없다. 정답이 없는 현대 미술의 매력 같기도 하다.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에 초점을 두기보다 어떻게 효과적으로 삶의 이야기를 전달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의 문명을 관통시켜 장면들의 범람을 평면 안으로 끌어들인다. 드라마, 영화, 만화의 형식이 무대를 만든다. 작가가 작업을 한다는 것은 나와 다른 이들 간에 일어나는 일들을 담아내는 과정으로 작가 개인의 정체성을 묻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실크스크린으로 표현된 흑백의 강렬한 명암대비로 현실이 반영된 재현 위에 현실로 인해 연상되는 장면을 쌓아 허구적 서사의 불완전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허구의 모습으로 오히려 더 극명하게 삶의 본질과 인간의 고뇌를 그려내고 있으며 우리는 욕망에 이끌리는 결핍된 존재임을 잠시나마 잊어본다. 


 

Black on black


#수집하고, 만들고, 축적하고, 조립한다

 

#2014년부터 이어진 저의 작업은 자신의 존재를 정의할 수 있는 현대 사회의 두 공간, 즉 실제와 디지털 세계 사이의 상호 작용을 관찰하고 포착하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2차원 평면 안에서 반복과 압축을 통해 재구성된 만화 페이지로 만들어진 작업은 콜라주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런 다음 드로잉과 페인팅 및 디지털 프로세스를 통해 콜라주를 변경합니다. 이로 인해 제가 원하는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구성을 얻을 때까지 반복해서 반복되는 "드로잉"이 생성됩니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색상을 지웁니다. 이 과정을 통해 원본 이미지와 발견된 이미지의 모양과 느낌을 통합하여 시간과 소스의 구분선을 흐리게 만들고 만화적 질감을 살리는 것입니다.

결국 저의 작업은 콜라주 느낌이 있는 동시에 "디지털 파일" 로써 존재합니다. 

나는 이것이 현실과 디지털 세계의 일종의 공생이라고 믿습니다.

 

#본질적으로 작업은 검은색의 상징성(metaphor)을 가진 사물들을 중심으로 해석의 재해석을 탐구한다. 2차원 평면 안에서 반복과 압축을 통해 만화와 퍼즐게임으로 재구성되어 만들어진 작업은 “이미지의 상징적 존재를 단순한 단어의 시선으로 어떻게 재해석할 수 있는 것일까?” 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단어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 여정에 오르면서 나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 에게도 이미지에 들어있는 사물을 지칭하는 단어들과 같이 자기 존재를 스스로 증명하는 ‘어떠한 평범한 원리’가 ‘법칙’처럼 존재하며 끊임없이 우리의 감각과의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교환의 수단으로써 작용하고 있다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관념에 앞선 ‘형상의 법칙’ 이라 말하며 이것은 동시에 그 자체로 주체성을 가진 주제가 된다. 살아가는 것에 대한 존재 의미와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의 이치를 작업을 통해 이해하고 싶은 과정 속에서 결국 내가 주목하는 것은 삶의 경험을 통한 감각들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일종의 예제(豫題)로 남기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기록한다. 사물들이 오고 되돌아오는 자리. 지금도 여전히 착시현상 같은 이 표현 또한 근원이 곧 본질은 아니며 보이는 것이 읽히는 것이 아니라면 그 경계사이 결국 남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1. 작업방식

  저는 주로 ‘콜라주’ 기법을 사용한 실크 스크린&디지털 프린팅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포토샵 안에서 흑백의 모노톤으로 변환한 사진이나 명화 드로잉들을 띄워 놓고

 작업의 주제가 되는 이미지를 중심으로 그 위에 다시 반복되는 다른 이미지들을 쌓고 쌓아서 굉장히 많은 레이어들을 만들어 놓은 뒤에 다시 그것들을 만화 형식의 다른 화면안에 압축하여 배열합니다. 기계적이면서 건조한 감각을 표현하기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지만 아날로그 적인 부분 또한 많은 작업입니다.  


2. 영감

 과거에는 외부세계의 정확한 구현이 필요치 않고 실재의 재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만화나 연극 무대를 구성하는 이미지 자체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면 최근에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에 집중하기보다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일상의 소재를 전달할 것 인지에 

 초점을 맞춰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나갈 수 있는 “형식”으로써의 만화, 그리고 

광고와 같은 상업매체 에서도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3.작업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것

 저의 작업은 완벽한 삶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삶의 불완전성에 관한 염세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러기에 역설적으로 제가 말하고 싶은 점은 우리가 삶에서 가치를 발견 할 수 있는 것들은 결코 거창하고 대단한 무언가 가 아닌 어쩌면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삶에서 반복되는 것 들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새로운 ‘나’ 다양한 ‘우리’를 발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찾는 과정’에 관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작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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