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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 비로소 사라져야 기억되는

  • 전시분류

    개인

  • 전시기간

    2021-07-31 ~ 2021-08-13

  • 참여작가

    정지윤

  • 전시 장소

    0 갤러리

  • 유/무료

    무료

  • 문의처

    01089420039

  • 홈페이지

    http://000gallery.com

  •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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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억이 내일의 추억이 될까? 출근길에 본 하늘, 지나가면서 본 간판, 지하철에서 마주친 사람들, 빵집에서 새어 나오는 고소한 냄새. 이 모든 것들을 다 기억한다고 해도 이것들이 과연 내일 다시 꺼내 보고 싶은 추억이 될까? 우리는 일상적으로 경험한 모든 것들을 그대로 기억하진 않는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기억하더라도 그만큼 많은 것들을 흘려보낸다. 흔히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의식적으로 망각을 경험할 수는 없다. 잊혀진 기억은 이미 기억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기억이 점차 옅어지거나 사라지는 것을 경험한다면, 그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그 기억’을 추억하고 있다는 뜻이다. 끊임없이 추억할 때에야 비로소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망각은 추억할수록 경험된다.



이번 전시 <비로소 사라져야 기억되는 Of everything that disappear remains>에서 기억은 오히려 하나의 자료가 되어 끊임없이 복제된다. 그러나 복제하면 할수록, 물리적으로 보존하려 할수록 기억은 사라진다. 어쩌면 이미 전시장에 기억은 없다. 기억이 낳은 것들, 기억의 창조물만 있을 뿐이다. 이번 전시에서 정지윤은 기억에 대해 보존하고자 하는 태도와 사라지는 현상 그사이에 서서 끊임없이 그것들을 정리하고 배열한다. 마치 오래된 서가에서 책을 정리하듯 담담하다. 그러나 그 과정이 결코 무관심하거나 소홀한 것은 아니다. 작품<Relocation>의 같아 보이지만 같지 않은 덩어리 속에는 정지윤의 재현과 반복에 대한 태도가, 그리고 다시 그것들을 수치화하고 데이터화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는 오히려 무언가에 대한 절실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흘러가는 기억만큼 우리는 오늘을 경험한다.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기억의 시초가 되는 오늘에 있다. 정지윤은 기억에 관해 이야기하면서도 변해가는 것들을 바라보는 현재의 시선을 빼놓지 않는다.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는 것만큼 오늘이 내일의 추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서문_김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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