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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PROJECT 2009 VENICE

이경호

2009년 어느 날 오후에 꿈을 꾸었다. 베네치아 산마르코광장이 물에 잠기는… 그냥 아쿠아 알타(Acqua alta, 만조)가 아니었다. 거기엔 거꾸로 된 거대한 빙산 형태의 LED스크린 조형물과 레이즈 홀로그램이 빙산 형태로 설치되어 있었다. 며칠 뒤 ‘지구와 사람’ 포럼 대표로 있는 강금실 전 장관에게서 연락이 왔다. 평창동 대화문화아카데미에서 열릴 생태사상가·지구학자 토마스 베리(Thomas BERRY) 신부의 책 『우주이야기』 토론에 참여하라고. 얼마 후 아트센터나비에서 ‘오래된 미래’란 전시 참여 제의를 받았다. 집에 오니 아내의 책장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Helena Norberg-Hodge)의『 오래된 미래』 책이 꽂혀 있었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의 지진과 태풍 산불 해일은 천재지변으로 시작된 비극이다. 그러나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는 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꿈에서 본 장면을 포토샵으로 재연, 2009


인재... 지금 바로 인간을 위한 화석연료 위주의 산업발전이나 화력 발전을 자제, 폐쇄 시키는 운동을 시작할 때이다. 최근 100년 동안 지구는 평균 0.89°C 상승하였다. 몽골은 2.1°C 상승하였고 그로 인해 전 국토의 90%가 사막화되었다. 탄소배출 7위 국가인 대한민국은 1.8°C 상승하여 몽골 다음으로 온난화가 많이 진행되었다. 많은 과학자가 지금의 추세라면 2030년 지구 평균 기온 2°C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2100년까지는 3.7°C 상승을 예상한다. 6°C 상승은 지구 모든 생명체의 95% 멸종을 의미한다.

피해예상 지역의 시작은 군소도서국 사람들 우선으로 시작한다. 해수면의 상승으로 염수가 지하수로 스며들어 식수가 없어지고 미생물이나 생물들이 죽게 되고 그로 인해 수많은 난민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세계인구의 1/3과 많은 대도시들이 바다와 인접해 있어서 전 세계 동시다발적인 엄청난 난민의 발생이 예상된다. 제2의 엑소도스가 연출될 것이다. 기후 위기는 강수량의 양과 패턴의 변화를 일으켜 강력한 폭풍, 잦은 폭염, 가뭄, 홍수, 식량부족, 질병으로 인한 재앙의 악순환을 예측한다. 우리의 지구 곳곳은 혼돈과 패닉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워터핸지, 얼음의 고고인류학적 고찰과 감각적 고증을 위하여, 2009


우리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은 무엇인가? 핵, 육류, 의료, 제약, 곡류, 무기 마피아, 다국적 기업의 한치 앞을 보지 못하는 욕심, 인간의 이기심과 무지로 인해 다가올 미래에 65억 이상의 인구 중 몇 %의 사람이 생존 할 수 있을까? 지구는 인간의 것이 아니라 지구 생명체 모두의 것이다. 개개인의 실천가 되기 운동이 필요하고 이것이 곧 사랑의 실천이 될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일회용품을 거부하고 전기자동차를 사용하고 있다. 어느 날 아침 내 아들과 지구의 미래를 위해 작지만 작가로서의 일부를 활동가로 기여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사회 각계각층의 예술, 종교, 철학, 사회학, 과학, 경제, 정치, 법률, 건축 전문가들과 만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시작일 뿐이고 여러 각도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미리 준비하고 하나씩 미래의 불안한 요소들에 대응해 나아가야 한다. 시간이 많이 없다.

- ICEBURG를 위한 작가 노트 중에서(2009)


“아이를 낳고 생사를 오가는 심장수술 이후엔 비닐봉지가 새롭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생명체와 아이가 살아갈 미래였다. 체온이 2도만 올라도 아이를 들쳐업고 병원으로 달려갔던 모습에서 지구 온난화를 다시금 바라보게 됐다. 지구도 사람 체온과 같이 2도만 올라도 큰 문제가 생길 것이란 통찰이 생겼다. 허무 덩어리였던 비닐봉다리가 석유 덩어리로 비치기 시작했다.” 21세기의 화두는 사랑의 실천이다…

- 봉다리 <Somewhere> 시리즈 작가 노트 중에서

생태 사상가 에드와드 윌슨의 『지구의 정복자』 책 표지로 사용한 폴 고갱의 마지막 작업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가 귓전에 맴돈다.


- 이경호(1967- ) 프랑스 파리 세르지 국립고등예술학교(D.N.S.E.P) 졸업. 세비야비엔날레(2008), ‘또 다른 언어들’ 한국 특별전, 다카르비엔날레(2018), 미디어아트 특별전(2018, 아트부산) ‘세종 카운트 웨이브-내재된 힘’(2019, 세종문화회관) 등 전시. 50주년 기념 프랑스 Paris 쌀롱 죤느 크레아시옹전 출품. Espace Paul Ricard상 수상(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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