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김달진 대표님을 만나서 그림 전시회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고, 김 대표님은 헤어지면서 『서울아트가이드』에 칼럼 기고를 나에게 권했다. 나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노라고 대답을 드렸다.

그 후, 나는 무엇을 쓸까 생각했다. 그때 어느 대학교 대학원 OT 때 첫 질문이 생각났다. 이 질문은 1996년에 발행된 나의 첫 저서인 『사고력 발달을 위한 어린이 그림 지도 방법론』이라는 책에도 언급된 내용이다.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더하기 1은?’이라는 질문을 대학원생들에게 하여 맹비난을 받았다. 당연히 학생들은 2라고 했다. 나는 2도 되지만 1도 된다고 했다. 학생들의 표정은 어리둥절했다. 어린 시절 우리는 수리적 이치(理致)로 2라고 배웠다. 그러나 물리적 이치로는 1이 된다. 예를 들어, 물방울 하나에 물방울 하나를 더하면 크기가 큰 하나의 물방울이 된다. 그때서야 일부 학생들은 이해했다.

‘1 더하기 1’에서 2와 1을 동시에 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이다. ‘지피지기하면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문구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것을 현실적으로 풀이하면, 나를 알고 상대방을 이해하면 그만큼 갈등이 줄어들어 상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친구 간의 갈등이나 연인 간의 갈등,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이나 고부간의 갈등, 상사 간의 갈등. 특히 이 2가지를 안다는 것은 사고력 폭이 그만큼 넓다는 것이고, 한치의 앞도 볼 수 없는 코로나 시대에 대처할 수 있는 지혜로 나타날 것이며, 사고력은 사물의 이치를 궁리하여 깨닫는 능력을 말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문화(기술, 방역, K-pop 등)가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이유는 남이 하지 않는 색다름과 섬세하고 성실한 자세 그리고 사고력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살길은 사고력 넓은 인간을 각 분야에 배출한 것이다. 이 사고력은 그림을 그리거나, 디자인을 하거나, 아이디어를 짜거나, 제품을 개발하거나, 기업에서 솔루션을 만들거나, 어떤 일을 할 때 남과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형태의 창조물이 만들어질 것이다. 사고력을 미술의 영역에 대입하면, 색채학이라는 다소 생소하고 무거운 주제가 나타난다. 이 학문은 시간과 돈이 투자되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선진국에서만 나타났다. 색채학은 국가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어려운 학문 중에 하나이다.

색채학에서는 색을 색과 색채로 나눈다. 색은 영어로 Color of light 또는 간단하게 표기하면 Light이고, 색채는 Color이다. 색은 물리적 현상이고, 색채는 심리적 현상이다. 그래서 물리학과에서는 색을 배우고, 미술(예술)대학에서는 색채를 배운다. 인간을 상대로 한 색채검사(color test)는 심리적인 현상을 알아보는 것이다. 색과 색채 2가지를 인지하여 적용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며, 특히 이를 실생활에 적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증거라 하겠다. 색채학자 중에는 루드(Rood)와 영(Young), 헬름홀츠(Helmholtz), 맥스웰(Maxwell) 등과 같이 물리학자와 화학자 그리고 노벨상 수상자도 있다.

빛의 혼합인 색의 혼합은 색을 혼합하면 할수록 명도가 높아진다는 뜻에서 가법(加法)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 혼합(또는 혼색)은 가법혼합, 가산혼합, 색광혼합, 플러스(＋) 혼합이라고 한다. 3원색은 RGB(Red, Green, Blue)이다. 물감의 혼합인 색채혼합은 색을 혼합하면 할수록 명도가 낮아진다(탁해진다)는 뜻에서 감법(減法)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 혼합은 감법혼합, 감산혼합, 색료혼합, 안료혼합, 마이너스(-) 혼합이라고 한다. 3원색은 CMY(Cyan, Magenta, Yellow)이다.

- 박현일(1961- ) 원광대 철학박사(미학전공), 전남일보 ‘박현일의 색채 인문학’칼럼 기고(2019- ),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기념 ‘하늘에서 다리가 되어(SKY BRIDGE)’ 재즈밴드 기획 및 연출, 마이너리티 프로젝트 융합기획전 기획(2018), 2016광주비엔날레 기념전 ‘타파(TAPA)’전 기획, 한국미술치료학회 이사(2009- ),『아동미술 용어사전』(2012),『 미술치료 용어사전』(2012)『, 색채학 사전』(2006) 외 20권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