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주명덕 : 섞여진 이름들》, 한미사진미술관

객원연구원

이 전시는 2020년 6월 13일부터 2020년 8월 8일까지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미사진미술관이 소장한 50여 점의 <섞여진 이름들>과 <용주골>, <운천> 연작을 소개하는데 이와 더불어 당시 1960년대 초 서울의 모습을 담은 작업들까지 만나볼 수 있다. 



주명덕은 1940년 황해도에서 태어났으며 경희대 사학과를 수료하고 중앙일보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했다. 1960년대부터 혼혈고아, 한국의 가족 등의 주제로 사진 작업을 하며 현 사회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해왔다. 그는 한국의 사진가로서 자신의 나라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작업에 임하여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주명덕이 활동하던 전쟁 이후의 한국 사진계는 사실의 기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이 시대상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생각이 주를 이루었고, 조형적인 구도의 완성도를 갖춘 한 장의 사진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주명덕 작가도 “그때 당시는 잘 나온 사진이 중요했고, 문제 제기에 대한 생각은 딱히 없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한국 사회의 생활상을 기록한 모든 사진은 걸작이었으나 동시대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거나 작가의 개인적인 시각을 투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주명덕이 <포토에세이, 홀트씨 고아원> 연작을 통해 리얼리즘의 한계를 넘어서는 현대 다큐멘터리 사진의 새로운 장을 열며 한국 사진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전시의 제목과도 연관 있는 <섞여진 이름들> 연작은 사진의 기록성과 사실성에 집중해 전쟁이 남긴 상처들을 역사 의식을 통해 꿰뚫어 본 작품들이다. 이와 함께 구성된 <용주골>(1968)과 <운천>(1971)은 미군 주둔 지역에 잔재한 혼혈고아 문제를 더욱 성숙한 작가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이 작업은 1960년대 대표적 시사 월간지인 『월간중앙』을 통해 연작으로 발표되기도 했다. 











1962년부터 1965년까지의 서울을 담아낸 서울 작업들에서는 주명덕 작가만의 감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960년대의 시대상이 감각적인 프레이밍으로 담겨 있어 도시적인 감수성과 옛 서울의 모습을 느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또한, 작가가 혼혈고아에게 받은 손편지를 포함하여 1966년 전시 방명록, 작가가 직접 만든 『섞여진 이름들』 사진집 편집본 등 당시의 흥미로운 아카이브 자료들이 함께 전시되었다.



주명덕 작가는 “혼혈고아는 어느 누구 하나만의 잘못은 아니다. 그 당시 2~30만의 미군이 주둔해 있었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있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누군가의 탓이 아니더라도 혼혈고아들은 분명히 우리 사회에 존재했다. 한국전쟁을 우리나라 역사에서 지울 수 없듯 한국전쟁의 아픔을 겪은 그들 역시 우리 사회의 일원이다. 전쟁 이후의 삶을 살아내며 사진으로 그 시간들을 모두 기록한 주명덕의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는 한국전쟁의 역사를 다시금 생각해보고 다큐멘터리로서 사진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

연구원 : 좌은서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