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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서민정 / 모호한 소통의 번민은 구체적 아이콘의 어머니

강철



“나의 작업은 타자와 소통하고자하는 열망으로부터 시작된다. 쉽게 통용되기 힘든 관계와 상황을 소통하려하는 시도와 열망, 그것을 탁구공이 들어간 몇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제시한다. 이 각각의 에피소드를 질서정연한 인과논리로 다루기보다는 우연적이고 무질서한 쪽을 선택하여, 각각의 작품들은 다른 내러티브를 가지게 되지만 탁구공이라는 공통된 소재로 일정한 문맥을 가진다. 작업 안에서 탁구공은 소통에 대한 욕망이자 소통 그 자체이다. 탁구공은 상황과 연출에 따라 호기심과 감정(그것은 거의 외로움이다)의 대변이며 또한 자신을 향한 독백이다. 작업 안의 대상들은 공통적으로 외롭고 연약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 것은 결국‘소통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소통하려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연약하고 모호하다고 해서 삶과 관계까지 그렇지는 않다. 탁구공에 찍힌‘peace’와 랠리 시리즈(rally series)를 통해, 끊임없이 소통하기를 열망하며 그 열망이 삶과 관계에 대한 미약한 낙관임을 내비치고자 한다.”

- 작가의 생각





작가에게 작업이란 남녀관계와 마찬가지로 방향을 정하지 못하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때로는 그 모호함이 아무렇지도 않은 부류들이 있는데, 결과적으로 작품의 진정성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작품의 형식마저 구체적이고 뚜렷해야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형식을 모호하게 전달하는 작업이 훨씬 매력 있다. 서민정 작가는 예술의 본능인‘소통’에 대한 강한 열망을 하다가 결국‘탁구공’이라는 구체적 설정을 만들어 냈다. 세상의 구(球) 중에서 가장 바쁘게 주고받는 전형적 표상. 노골적인 아이콘이 화면을 강력하게 지배하지만, 어느 작품 못지않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이렇게 극과 극이 묘하게 만나는 단순한 원리의 작업이 이루어지려면, 타인에 대한 열망과 자신에 대한 고민에 대한 처절하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 서민정 작가는 2008년 4월 갤러리 도스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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