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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이샛별 / 연기력이 떨어지는 보통 사람의 대안

강철

“꽃무더기에 파묻혀 막연하게 한 곳을 응시하고 있는 그녀. 그녀는 눈동자와 입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벌거벗고 있다. 그녀의 눈은 공허하고 텅 비어있으며 몸빛은 만개한 꽃과 같은 색으로 위장하고 있다. 남의 눈을 속이기 위해 거짓으로 꾸미거나 적의 눈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보호색으로 바꾸는 이 위장의 개념은 기존 사회질서에 대한 개인의 ‘숨기’를 나타낸다. 그리고 인쇄된 꽃은 인공화원. 거짓자연. 보조자연으로의 역할과 더불어 자연이라 믿고 있는 가엾은 우리에게 위장의 공간을 제공한다. 보호색으로 물든 우리의 슬픈 몸뚱이와 뻔뻔한 안락으로 현혹하는 인공의 화원에서 우리는 안전한가? 우리는 계속 우리일 수 있을까?”
- 작가의 생각




위선, 가식, 말재주, 표정관리 등등. 배우(俳優)에게만 필요했던 고난도 ‘연기력’이 보통 현대인에게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진실과 관계없이 ‘이미지’가 곧 ‘실력’인 세상이니까요. 선천적으로 거짓말을 못하는 착한 사람들은 영문도 모르고 피해를 보고 있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이 세상에서 낙오하면 예고 없이 연락을 끊고 사라지곤 했다가 다시 나타나기도 하죠. 그러나 자존심이 있는 ‘사회적 동물’이라면 그러한 습관이 바람직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이런 순수한 부류들이 복잡한 세상 속에서 갖추어야 할 변종 묘책은 ‘위장’ 또는 ‘숨기’입니다. 작품은 ‘위장’보다는 ‘숨기’에 가까운 모습을 나타낸 것 같습니다. 특히 숨는 대상이 ‘꽃’이라는 점이 매우 상징적인데요. ‘꽃’에 대한 느낌과 해석은 사람마다 물론 다르겠지만, 모든 사람이 꽃만큼은 부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습니다. ‘원죄 없는’ 꽃 속에 묻힌 다는 것, 아름다움과 향기가 진동하여 숨기에 너무 완벽한 곳. 설사 ‘조화(造花)’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 이샛별 작가는 2회의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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