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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

객원연구원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
2020.5.6~2021.4.25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 전시회는 1부에서 4부까지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 4부에 대하여 간략하게 소개하면서 각 부에 따른 대표적인 작품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1부는 ‘개항에서 해방까지’라는 타이틀로 일제강점기 동안 전통 화단이 새롭게 변모하면서 신미술이 등장하고, 카프미술 운동, 향토색과 모더니즘 등 근대적인 시각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한 시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고희동, 자화상, 1915, 캔버스에 유채

대표적인 작품은 고희동 <자화상>입니다. 고희동은 한국의 첫 서양 화가로, 일본 유학 후 국내에 처음으로 서양화를 도입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색채 사용에 있어서 인상주의적 감각을 보입니다. 작품은 현존하는 고희동의 자화상 세 점 중 하나로, 부채를 든 자화상이라고 불립니다. 작가가 화실에서 부채를 부치며 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가슴을 풀어 헤친 자세라든가 일상적 모습의 사실적 묘사 등은 당시로써는 매우 파격적이었습니다. 방 안으로 빛이 들어와 인물의 얼굴과 옷에 화사한 색채가 표현된 점은 작가의 인상주의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현재 이 작품은 국내에 남아 있는 서양화 작품 중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 등록문화재 제487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2부는 ‘정체성의 모색’이라는 타이틀로 해방 후, 한국전쟁이 발발할 때까지의 해방공간과 한국전쟁기의 미술, 관전미술, 디아스포라, 북한미술 등을 다룹니다. 동시에 서서히 일본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유럽과 미국의 미술양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으면서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물결이 함께 하게 됩니다. 


박수근, 할아버지와 손자, 1960, 캔버스에 유채

대표적인 작품은 박수근 <할아버지와 손자>입니다. 박수근은 전쟁 이후 미군 부대에서 초상화를 그리며 서울 거리의 풍경과 서민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작가는 원근법이나 명암법을 무시하고 평면적인 조형 형식의 일환으로 화면에 물감을 덧칠하여 화강암 같은 질감을 만들어 독자적인 화풍을 구사했습니다. 이 작품은 화면을 위와 아래로 나누어 위쪽에는 길가에 앉아 있는 사람들과 바구니를 이고 가는 여인을, 아래쪽에는 웅크리고 앉아 있는 노인과 아이를 그린 작품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변변한 일자리가 없었던 당시의 가난했던 시대상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또한 화면의 수직적 구성은 조형미를 돋보이게 하며, 화면 위 물감을 여러 번 덧칠하는 기법은 작가 특유의 우둘투둘한 질감을 드러냅니다. 작품은 짜임새 있는 구도와 치밀한 기법으로 완숙한 경지에 이른 박수근의 수작으로 평가됩니다.



3부는 ‘세계와 함께’라는 타이틀로 1960년대와 70년대, 한국 미술계가 급속한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하여 탈국전, 추상조각의 전개, 전통매체의 새로운 모색 등으로 국제 미술계로 진입하기에 이른 시기를 다룹니다. 특히, 단색화는 20세기 후반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주류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백남준, TV를 위한 선, 1963, TV 모니터

대표적인 작품은 백남준 <TV를 위한 선>입니다. 백남준은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로, 기존의 예술 규범이나 관습과는 다른 급진적인 예술 활동을 펼쳤습니다. 작가는 동시대 전위 예술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비디오, 음악, 퍼포먼스를 결합한 전위적인 작품들을 제작했습니다. 이 작품은 제1회 리움 비엔날레에서 재현된 작품으로, TV를 조작하여 추상적인 하나의 선으로 모든 이미지를 통합시켜 놓은 작품입니다. 순간과 영원을 하나의 선으로 모니터 상에서 합일시킴으로써 동양 철학과 정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예술을 시도했습니다. 동양에 대한 무한한 동경을 가진 서양인에게 서양의 현대 발명품인 TV를 통해 동양에 경도되게 함으로써 백남준의 재치를 엿볼 수 있습니다.


 
4부는 ‘다원화와 글로벌리즘’이라는 타이틀로 경제성장과 더불어 급격한 변화를 겪었던 1980년대 이후 한국사회를 배경으로 합니다. 민주화를 향한 뜨거운 열망과 삶과 인간에 대한 주제는 미술까지 확산됩니다. 실험미술, 수묵화 운동, 민중미술, 여성미슬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미술 담론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분화와 전개가 이루어진 시기입니다. 그리고 21세기 한국미술은 세계적으로 도약 발전하는 글로벌리즘 시기를 맞이합니다. 과학적인 첨단 기술이 미술과 결합되기도 하고,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은 이미 우리의 생활 깊숙이 진입하여 다양한 변화 속에 있습니다. 


이불, 사이보그 W5, 1999, 플라스틱에 페인팅

대표적인 작품은 이불 <사이보그 W5>입니다. 이불은 매체에 대한 자유로운 실험성을 제시하며 신세대 미술의 등장을 알린 설치미술가입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유수의 해외미술관에서 전시를 개최하고, 제48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 참가해 특별상을 수상받으며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작품은 고대 그리스 로마 석상의 아름다움을 연상시키면서도 여전사의 과장되고 변형된 신체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입니다. 기계와 유기체의 하이브리드인 사이보그의 몸은 관능적 육체미를 과시하고 있으나, 팔과 다리, 그리고 목과 같은 신체가 부분적으로 잘려 나가 있어 불완전한 신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불은 남성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여성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고정관념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도의 기술로 만들어지는 사이보그의 기형적인 몸을 통해 미래 기술의 완벽성에 대한 열망을 나타냄과 동시에 불완전성과 해체를 암시합니다.

김승주 rami101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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