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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水墨, 쓰고 그리다》, 금호미술관

객원연구원


강미선 개인전_《水墨, 쓰고 그리다》

2021.11.19-2022.02.06
10:00~18:00 (입장마감 17:30 / 월요일 휴관)
금호미술관 전관




전시 초입



  금호미술관에서 강미선 작가의 초대전 《水墨, 쓰고 그리다》가 2021년 11월 19일부터 2022년 2월 6일까지 이어진다. 강미선 작가는 동양의 수묵화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 동안 한지의 물성과 먹의 본질에 대해 탐구해왔다. 작가의 작품은 여러 겹의 한지를 쌓아 올리고, 표면을 두드려 질감이 잘 드러나는 바탕을 만들고, 그 위에 일상의 풍경과 사물을 담담한 먹빛으로 그려내는 작업 방식 거친다. 이번 전시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작업한 작가의 신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주목해야할 작품은 <금강경(金剛經)-지혜의 숲>, <관심(觀心)>연작, <서가도(書架圖)>그리고 <한옥(韓屋)>연작과 <무언가(無言歌)>이다.

  먼저, 1층에 들어서면, 길게 늘어진 <서가도(書架圖)>가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전통 서가도 형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전시장의 한 벽면을 마치 책장처럼 느껴지게끔 구성하여, 사물과 화훼, 과일 등을 그려 넣었다. 작품의 소재로는 작가가 자신의 집 뒤뜰에서 마주친 매화, 국화, 모란과 같은 꽃들과 감나무, 그리고 실제의 삶 속에서 발견한 사물들이 등장한다. 




강미선, <서가도(書架圖)>, 2021



  이어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한옥(韓屋)>연작과 <무언가(無言歌)>를 만나볼 수 있다. 한옥의 기둥과, 대들보, 서까래 등 한옥을 이루는 요소들이 추상화처럼 화폭에 담겨 있다. 한옥 문의 문살은 수평과 수직이 반복되는 도형으로, 기둥은 진한 먹을 머금은 굵은 수직으로 표현되어 있다. 수직과 수평의 선, 사선이 동양화에서 다루는 선의 미학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선과 선 사이의 여백의 공간이 흑과 백의 선명한 대비 효과를 드러내며 조화로운 조형미를 드러내고 있다. 

  반면, <무언가(無言歌)>가는 전시장을 가득 채운 작가의 야심작으로, 자연 재료인 ‘감’을 이용하였다. 감물은 마르면 황갈색의 색상을 띠고, 물을 섞는 양에 따라 담묵에서 농묵에 이르는 다양한 농담 표현이 가능하다. 작가는 마치 타일을 붙여놓은 것 같은 거대한 작품의 부분 부분을 완성해가며,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는 명상의 과정을 겪는다.




전시 전경(지하1층) 



전시 전경(지하1층)



강미선, <한옥(韓屋)5>, 2021 



강미선, <무언가(無言歌)>, 2021



  2층에서 만나볼 수 있는 대표 작품은 <관심(觀心)>연작이다. 지나가다 만난 숲, 세워진 빗자루, 도란도란 핀 연꽃들을 묵으로 부드럽게 표현하였다. ‘관심’이란 마음의 본바탕을 바르게 살펴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작가는 자신의 추억이 깃든 물건이나 투영의 대상이 되는 것들을 이 ‘관심’의 소재로 소환한다. 자유로운 농담은 전체적으로 따스한 느낌을 주며 추억의 안개 너머 대상이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시킨다. 이를 통해 작가는 대상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동시에 스스로의 마음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전시 전경(2층)



강미선, <관심(觀心)-세심(洗心)>, 2021



강미선, <관심(觀心)-감1>, 2021



  마지막으로 3층은 <금강경(金剛經)-지혜의 숲>의 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강경은 공(公)의 사상을 기초로 한 부처의 말씀을 32장의 글로 엮은 불경서이다. 이 작품은 이러한 금강경의 5,149자를 작가만의 방식으로 한 자 한 자 써 내려 간 대작이다. 작가는 닥종이를 두드리고 겹겹이 붙여서 밀도 있는 한지 조각을 만들고, 한지 한 조각 당 한 글자씩 써내려가며 이를 모두 이어 붙였다. 전시실 안에 들어선 관람객들은 이 작품을 마주한 순간, 마치 바위산에 글씨가 새겨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글자의 처음과 끝으로 시선을 이동하며, 작가의 노고와 예술정신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전시전경(3층)



강미선, <금강경(金剛經)-지혜의 숲>, 2021



  강미선 작가의 《水墨, 쓰고 그리다》는 제목 그대로 수묵으로 쓰고, 또는 그리면서 글과 그림의 경계를 탐구하는 전시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전통과 동양 사상에 기초한 예술정신, 새로운 수묵화의 가능성을 강미선 작가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다.   


윤란 rani75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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