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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상의 벽》, OCI 미술관

객원연구원

완상의 벽
2022. 01.13 -03.05
OCI 미술관


  OCI미술관은 2022년 1월 13일부터 3월 5일까지 소장품 특별전 《완상의 벽》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우수 문화를 해외에 소개하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Traveling Korean Arts)’사업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이는 같은 사업을 통해 2017년, 일본과 중국에서 개최되었던 《그 집》전 이후 맞이하는 OCI미술관의 두 번째 소장품전이며, 주오사카한국문화원이 주관하고 OCI미술관이 기획을 맡았다. 



전시 입구


1층 전시 전경

  《완상의 벽》이란 제목에서 ‘완상玩賞’은 ‘어떤 대상을 취미로 즐기며 구경한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는 주로 예술 작품을 하며 평가한다는 지닌‘감상鑑賞’과는 달리, ‘취미로 즐긴다.’는 조건이 충족된 단어이다. 이 완상의 대상은 다양하지만, 전시는 우리나라에서 오랜 기간 동안 사랑 받아 온 ‘그릇’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조선 말기부터 유행했던 서책과 문방구에 대한 완상 문화까지 다루고자 한다.



2층 전시 전경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번 전시는 도자기, 근현대 회화를 비롯하여 조선시대의 ‘기명절지도’와 ‘책가도’를 선보인다. 먼저 1부의 주제는 ‘완상의 시대: 서가에 든 그릇들’이다. 이 공간에서는 예술품이 된 한국의 대표적인 도자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고려의 청자부터 투박한 매력을 지닌 분청사기, 백자와 청화백자에 이르는 한국 도자기의 역사를 연대순으로 확인 가능하다. 그 중 주목할 만한 작품은 OCI미술관의 대표 소장품인 <백자청화운현명만자문병>이다. 백자청화운현명만자문병>은 병의 형태를 따라 사방으로 퍼지는 만자문(卍字文)이 특징적이며, 역사성, 조형성, 잔존상태 등을 인정받아 2016년 서울시유형문화재 제 384호로 지정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백자를 소재로 한 최영림의 <정물>, 캔버스에 고령토를 발라 다시 균열을 내어 만든 정상화의 <무제 89-4-12>, 국보 제107호 <백자철화포도문항아리>를 소재로 하여 그린 오관진의 <포도항아리>등의 회화 소장품들이 완상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청자정명, 고려 12세기


분청철화초문병, 조선 16세기


<백자청화운현명만자문병>, 조선 19세기,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84호


최영림, <정물>, 1958 


정상화, <무제 89-4-12>, 1989


오관진, <포도항아리>, 2009

  2부는 ‘문방청완의 향수 :그릇을 그리다’이다. 여기서 ‘문방청완’은 선비가 문방(서재)에서 향을 피우고 밝은 창과 맑은 책상 아래 옛 글씨와 그림, 그리고 좋은 문방구를 완상하는 것을 뜻한다. 조선시대에는 이러한 문방청완의 취미가 확산되며, 진귀한 옛 그릇과 화초, 과일, 채소류를 그린 ‘기명절지도’와 책장과 서책을 중심으로 하여 각종 문방구와 골동품들을 그린 ‘책가도’가 유행하게 된다. 기명절지도는 조선 말기 장승업부터 전승되어 20세기 중반까지 그 명맥을 이어갔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장승업의 <기명절지도>와 서화미술회의 안중식, 이도영, 그리고 교남시서화회의 서동균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자수로 이루어진 작품도 있는데, 이는 
안남도 전통자수인 안주수(安州繡)를 사용한 <자수기명절지도>로, 전시장 한편에서 독특한 미감을 뽐내고 있다. 



장승업, <기명절지도>, 조선


안중식, <옥모선자>, 19세기 후반


서동균, <기명절지도>, 1964


<자수기명절지도>, 조선19세기

  한편, 책가도의 원류는 이탈리아 선교사로서 청나라에 정착해 궁중화가를 지냈던 카스틸리오네(Castiglione Giuseppe)의 화풍에서 비롯된 것이라 추정되고 있다. 그는 서양의 투시도법과 명암법을 적용하여 <다보격경도>를 그렸는데, 이것이 18세기 후반에 중국을 통해 유입되게 되면서 조선의 궁중회화와 민간의 회화로 발전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책가도’는 크게 서가에 책과 다양한 기물을 그린 형태와, 서가 없이 책과 각종 물건을 그린 형태로 나뉜다. 전시된 <책가도 10폭 병풍>은 전자를, <책가도 8폭 병풍>은 후자의 예시를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두 갈래의 화풍 모두 학문과 벼슬에 대한 소망, 무병장수, 벽사, 입신양명에 대한 소망을 가졌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문방청완을 향유하는 문인의 모습은 근현대기의 대표 서화가, 이당 김은호(1892~1979)의 <의암 유인석 초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의암 유인석(1842~1915)은 조선후기의 학자이자 의병장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그림 속에서 그는 책과 문방구가 있는 배경을 뒤로한 채, 검은 복건과 하얀 심의를 입은 문인의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이는 전통초상화 안와 책가도 속의 기물을 조화시켜 20세기 전반 전통한국화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책가도 10폭 병풍>, 조선


<책가도 8폭 병풍>, 조선


김은호, <의암 유인석 초상>, 20세기 전반

  그 밖에도 《완상의 벽》은 ‘화훼영모도’, ‘문자도’를 비롯한 한국화의 다양한 갈래들을 소개한다. 선조들의 완상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보며 지금 우리 시대의 ‘완상의 벽’은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한편, OCI미술관은 네이버 사전 예약 시스템으로 원활한 관람을 제공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네이버 예약 :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636976
홈페이지 : http://ocimuseum.org/


관람 시간 : 10:00-18:00(일요일, 월요일, 설 연휴 휴관)


윤란 rani75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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