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작가들의 새로운 도전: 안창홍 작가를 중심으로
안창홍 작가는 경상남도 밀양에서 출생한 작가로, 틀에 맞춘 미술 교육이 아닌 새로운 독자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1970년대 중반 ‘위험한 놀이’ 연작 뿐만 아니라 ‘가족사진’, ‘봄날은 간다’, ‘사이보그 연작’을 발표했다. 그의 작품은 주로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는 최근 새로운 작품 방식에 도전했는데, 그것은 디지털 펜화이다. 그가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작품 방식에 도전한 점은 놀랍다. 디지털 펜화로 그릴 수 있는 다양한 기기 중 작가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한 터치를 통해 작가의 감성과 느끼는 바를 작품에 그대로 담는다. 그의 지난 작품과 디지털화 작품은 상호 연관성이 있다. 그는 오랜 시간 인간의 폭력성과 욕망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안창홍, 유령패션, 2021, 스마트폰(Galaxy Note20 Ultra 5G) 사진이미지에 디지털펜화
작가는 ‘비움의 미학’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비워짐의 허망함’을 고발했다. 흔히 말하는 여백의 미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즉, 여백이 있어 아름답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름답지 않은 상황이 나타남을 작품에 담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투명모델 1명 뿐이다. 투명모델은 주변 인물없이 홀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물론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지만 정작 주인공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이 무용지물이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답답한 상황이다. 제각각의 개성을 지닌 패션은 현대인의 얼굴을 상징한다. 작가는 입거나 걸친 것들에 집중하지 않고 모델의 심리상태에 주목했다. 그래서 패션을 통해 모델의 심리상태에 대해 유추해볼 수 있는 장치를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David Hockney, <No. 259, 24th April>, 2020
그렇다면 안창홍 작가가 디지털 펜화를 그리기 전 동기부여가 된 인물은 누구일까. 데이비드 호크니, 영국을 대표하는 팝 아티스트이다. 호크니는 회화, 인쇄, 사진 및 비디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고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활용한 작품을 제작한다. 작품은 아이패드를 활용한 디지털 드로잉이자 풍경화이다. 아이패드가 2010년 4월 3일에 공식 출시된 것을 보아서 호크니가 얼마나 시대를 앞서 나가는 작가인지 확인할 수 있다. 안창홍 작가는 호크니의 시대초월주의적인 시각을 인지하고 자신의 작품에도 그의 방식을 활용한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오진국, 할머니의 뒷산, 2006년 작, 디지털 작품(1557)
안창홍 작가가 디지털 펜화를 작품 방식의 하나로 수용했다면 디지털 아트를 대표하는 작가는 없을까. 한국 현대 미술의 디지털 아티스트 오진국이 있다. 오진국 자가는 크로스미디어 방식의 디지털 아트를 사용하고 있다. 크로스미디어는 먼저 유화로 그림을 직접 그린 후 사진을 찍어 디지털로 전환한 뒤 아날로그 방식으로 불가능한 변형들을 디지털로 재현한 다음 출력하여 아날로그 방식으로 마무리 하는 방식이다. 작가가 그린 이 작품도 다음과 같은 방식을 적용했다. 특히 작가는 계곡과 언덕, 산들이 이루는 곡선의 형태를 집중했다. 즉, 선과 면을 집중하여 크로스미디어를 적용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승주 rami10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