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전시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전시상세정보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풍경을, 풍경으로전

  • 상세정보
  • 전시평론
  • 평점·리뷰
  • 관련행사
  • 전시뷰어



경남도립미술관, 7월 새로운 전시

《풍경을, 풍경으로》개최







- 7월 15일부터 10월 2일까지, 미술관 1층 전시실에서 전시

- 풍경을 주제로 회화, 조각, 사진, 영상 등 다채로운 작품 소개

- 풍경으로 생태적, 사회적 공동체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전시

- 풍경을 통해, 위태로운 우리 삶의 근본적인 의미를 찾고자 기획





경남도립미술관(관장 김종원)은 7월 15일부터 10월 2일까지 미술관 1층 전시실에서《풍경을, 풍경으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풍경을, 풍경으로》는 풍경을 통해 자연을 새롭게 인식하고, 그 이면에 감춰진 서사를 들여다봄으로써 생태적·사회적 공동체의 윤리 회복을 위한 사유를 제안하고자 기획된 전시다.


우리는 풍경을 보고 ‘아름답다’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풍경의 모습만으로 그것을 인식한다면 자연이 가진 내밀한 의미를 알지 못하며, 다양한 생명에 대한 이해와 존중은 불가능할 것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땅을 땅으로, 산을 산으로, 바다를 바다로 온전히 바라보기가 가능한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언제나 아름다워야 하는 대상, 건강(휴식)을 위한 도구와 장소, 소유(정복) 해야 하는 땅(영토), 돈벌이를 위한 자본 등으로 인식되는 자연은 인간을 위한 것으로 소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는 풍경에서 드러나는 유연함과 거대한 침묵 속에서, 자연 그대로를 마주하는 자리를 제안한다. 그리고 그렇게 여기 현재하는 자연을 느끼며, 온전히 바라보기를 통해, 인간 중심의 시선을 내려놓기를 청한다.




전시전경



한편, 전시는 풍경에 대한 다른 응시에 주목한다. 환경파괴와 자원고갈, 반인륜적 전쟁과 같은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는 사회 혼란과 분열로 우리 삶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인간은 권력을 향한 끝없는 욕망으로 세계를 대상화하는 가운데 자신을 단절시키고 고립시키며, 소외와 상처로, 절망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인류학적 관점에서 인간사의 변천을 가장 가까이에서 오랜 시간 지켜봐 온 것은 우리를 둘러싼 자연이다. 그러므로 산과 바다, 대지의 면면은 인간 삶의 굴곡과 욕망을 새긴 풍경이라 할 수 있다. 


참여 작가 강요배, 권순관, 김경호, 김주리, 정소영 5명은 세월을 응축한 풍경 너머에 웅크린 존재를 드러내고, 잊힌 개인의 기억을 소환한다. 그리고 가려진 고향의 역사적 사건을 풍경으로 기록한다. 전시는 존재와 사건 그리고 장소를 통해, 상처 입은 삶과 생명 앞에서 나타나는 인간 삶의 보편적 조건에 주목한다.


전시는 회화, 사진, 영상, 조각, 설치 등 풍경을 주제로 다양한 매체로 제작된 작품 7점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지역출신 김경호(거제도 출생) 작가와 김주리(마산 출생) 작가는 도립미술관의 지원을 받아 이번 전시 주제에 맞게 새로운 작품을 제작하였다. 


김경호 작가는 고향 거제도의 지심도를 배경으로 수중촬영을 진행해 영상 작품 <지심도>(2022)를 제작하였다. 김주리 작가는 직접 고안해낸 마르지 않는 ‘젖은 흙’으로 거대한 흙덩어리를 전시장 안에서 직접 제작하여 작품 <모습 某濕>(2022)을 완성하였다. 


전시를 기획한 최옥경 학예연구사는 “전시는 풍경으로 자신과 세상과의 연결점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며, 풍경이 품고 있는 풍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경남도립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안에 꿈틀대는 생의 근원을 만나길 희망한다. 더불어 위태로운 우리 삶의 근본적인 의미를 찾음으로써 우리네 삶에 무한한 가능성의 열림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강요배_개_캔버스에 아크릴_161.5x455cm_2017


강요배 Kang Yobae

강요배(1952년 제주도 출생)는 한국민중미술 1세대 작가로서 80년대 미술그룹 <현실과 발언>의 동인으로 10년간 활동했습니다. 그는 1989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린 제주 4·3항쟁에 관한 연작으로 ‘리얼리즘 회화와 역사 주제화의 새로운 지평을 펼쳐 보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제주의 자연과 역사를 주로 다뤄왔습니다. 

<보라 보라 보라>(Snowstorm, Wave splash, Look, 2017)는 눈보라 치고, 물보라 치는 제주의 겨울바다 풍경을 그린 작품입니다. 바람에 휘몰아쳐 흩날리는 눈, 바닷물이 부딪쳐 사방으로 흩어지는 물방울, 거친 파도의 역동성은 거대한 화면을 가득 채워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자연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형태에 얽매이지 않은 추상적 형상은 화면 가득 ‘기운생동’을 느끼게 합니다. 특히 소용돌이치고, 솟구치며 튀어 나가는 성난 파도의 모습은 그 표면 아래 깊고 고요한 심해를 상상하게 합니다. 

<개>(Tideland, 2017)는 제주도 해변의 갯벌 풍경을 그린 작품입니다. 제주 현무암이 가진 특유의 질감과 형태는 작가의 거칠고 묵직한 붓놀림(또는 종이 붓질)으로 단순하게 표현되었습니다. 바다 수면에 가려 보이지 않던 밑바닥은 마치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에 가려진 아픈 역사 같습니다. 가려진 갯벌처럼 작가의 작품 근저에는 제주의 상처가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강요배의 풍경은, 자연을 그려내는 그 자체로도 저항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강요배의 풍경화는 단숨에 거칠고도 깊이 있게 그려내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역동적이며 심도 있는 결과물들은 강력한 생명력에 대한 작가의 통찰력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이 세계의 일부이자 역사적 장소로서의 제주, 그 안에 자신을 하나로 엮어낸 결과물이 곧 작가의 풍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권순관, 어둠의 계곡, 2016, 225×180cm(×4pcs), 디지털 C-프린트


권순관 Sunkwan Kwon 

권순관(1973년 전북 전주 출생)은 사진을 매체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정치적 이념에서 벗어나 침묵으로 잠겨버린, 타자화된 불명확한 감각을 만나려는 시도를 해왔습니다. 

<어둠의 계곡>(The Valley Of Darkness, 2016)은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적 장소를 촬영한 이미지이지만, 쉽게 그 실마리를 찾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짙게 깔린 녹색 평면을 응시하다 보면, 이내 화면 가득한 어두운 숲이 눈에 들어옵니다. 숲이 가진 흡입력과 공포가 일깨운 감각으로 그 장소에서 경험하지 못한 사건을 상상하게 합니다. 

사진 속 장소는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인근 야산으로 6.25 전쟁 당시 피난 가던 양민 300여 명이 미군에 의해 학살, 암매장되었다고 추정되는 곳입니다. 피난 중, 위장한 북한군으로 의심받아 학살당한 대부분의 희생자는 노인과 여성,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이었습니다. 작가는 무자비하게 자행되고 은폐되었던 이 비극적 사건의 장소를 응시하며 타자들이 걸어오는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인간을 비롯한 수많은 존재들의 생과 사가 뒤섞인 숲의 어둠은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머금고 있습니다. ‘노근리 학살 사건’ 희생자들의 육신을 품은 땅은 풀과 꽃 그리고 나무를 키워냈고, 죽음을 삼킨 숲은 생명의 초상이 되었습니다. <어둠의 계곡>은 침묵에 잠겨버린, 부유하는 망각의 흔적을 들춰내며 인간의 잔인성과 야만성을 명징하게 증언합니다. 

한편으로, 눈으로 더듬어야 인지할 수 있었던 사진 속 검은 숲, 오히려 그것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듯합니다. 현재로 투영된, 환영처럼 떠도는 역사는 사진 이미지로 물질화되어, 생사를 초월한 가상의 공간처럼 우리에게 다가와 삶을 질문합니다. 



김경호_향목 Fragrantwood_석고조각, 천리향 향수_가변설치_2022



김경호 Kim Kyoungho

김경호(1977년 경남 거제도 출생)는 사진, 영상, 설치 등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냉전의 흔적을 개인사와 함께 조망하는 작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지심도 Jisimdo>(2022)와 <향목 Fragrantwood>(2022)은 이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작품으로,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대양감정Oceanic affection》(2016)에서 선보였던 작업에서 한 걸음 나아가고자 했습니다. 《대양감정》은 작가의 고향 거제도를 비롯해 경남 일대에서 자행된 보도연맹사건과 조선소 노동자들의 현실을 풍경 사진과 영상으로 은유했습니다. 


이 전시에서 작가는 삶의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수많은 탄생과 죽음의 경험이 역사적 기억과 공명할 기회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가족을 포함해 고향이 겪은 안타까운 죽음과 그 잔재들은 어린 시절 작가의 기억에 뚜렷이 남아 작업의 시작점이 됐습니다. 보도연맹사건으로 큰할아버지와 칠십여 명의 주민들이 학살된 장소인 지심도 앞바다를 비추는 영상은, 들숨과 날숨을 통해 바다 위와 아래의 경계를 오가며, 바닷속을 헤맵니다. 영상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 주체는 어떤 시간, 또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그것은 바다에서 죽어간 수많은 사람 혹은 바다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시·공간을 넘어선, 그의 응시는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작가는 모든 감각을 열어 바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존재들에게 대화를 시도합니다. 


한편, 작가는 작업을 위해 보고연맹사건과 관련한 새로운 자료와 증언을 수집하며, 역사적 사실과 개인의 기억들이 뒤섞여 있음을 경험합니다. 김경호의 작품은 이 세계의 다양한 존재들, 역사와 개별(개인)사, 삶과 죽음, 시간과 장소, 기록과 기억들이 중첩되고 혼재된 현재를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김주리_모습 某濕_젖은 흙, 혼합재료, 연필나무향_가변설치_2022


김주리 Juree Kim

김주리(1980년 경남 창원(마산) 출생)에게 물과 흙이라는 물질은 매개체입니다. 작가는 질료 자체가 가진 미학적 의미를 형상화하며, 축적된 시간성에 대한 탐색을 작업에 반영해왔습니다. <모습 某濕 Wet Matter>(2022)은 태초의 거대한 비어 있음과 함께 형성됐을 법한 원형(原型)을 상상하게 합니다. 축축하게 젖은 이 거대한 덩어리는 특정 형상이라기보다는 본래부터 자명하게 존재하는, 모든 것의 시작점이자 모든 것을 함축하는 존재의 응집된 덩어리 같습니다. 거대한 물성으로 자리 잡은 작품은 물리적인 존재감에도 불구하고, 존재를 너머 몰아치는 감정을 경험하게 합니다. 그것은 흙이라는 근원적 재료가 존재론적, 원론적 사유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흙과 물의 중간적 물질을 구현해 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거쳐 ‘젖은 흙’을 고안했습니다. 마르지 않는, 물렁하고 유연한 상태의 이 물질은 생명의 가능성과 영원성이 잠재되어 있습니다. 시간성과 물질성에 주목하며, 어떠한 존재를 드러내며 삶의 본질에 다가서려는 김주리의 조각적 태도와 실천은 환원적 형상으로 우리 앞에 놓입니다.


중국 단둥시 압록강 하구 습지의 유연한 땅에서 시발점이 된 모습 某濕 Wet Matter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생긴 모양, 자연이나 사물 따위의 겉으로 나타난 모양’을 뜻한다. 모습 某濕 Wet Matter은 ‘어떤 젖은 상태’로서 호명할 수 없는 형상(모습)과 그것의 젖은 상태(某濕), 생명을 환기하는 물기에 관한 사유(Wet Matter)를 통해 흙과 물이 지닌 생명의 감각을 체현하고, 자연의 한순간이자 순환의 일부로서 관계하는 경험을 이야기한다. 

작가노트






정소영_이미륵의 거울 Mirrors for Mirok Li_유리, 은거울반응용액(질산은, 수산화나트륨, 글루코즈, 암모니아수, 정제수),

스테인레스스틸 프레임_80x180x150cm 3pcs 80x180x120cm 2ps 80x180x40cm 1pc_2020


정소영 Soyoung Chung 

정소영(1979년 프랑스 출생)은 인류학적, 생태학적, 지질학적 시·공간에 관심을 두고 장소 특정적 설치, 조각, 영상 등의 매체를 중심으로 작업해오고 있습니다. 작가는 지역 탐험과 리서치를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를 통해, 특정장소에서 발견한 시간성의 층위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작업합니다.


<이미륵의 거울 Mirrors for Mirok Li>(2020)은 특정 장소에 대한 작가의 경험과, 같은 장소에 대한 역사적 인물의 기록을 바탕으로 상상한 비선형적 기록입니다. 작가는 압록강을 경계로 나뉘는 중국과 북한의 국경인 단둥 지역에서 신의주를 바라본 경험을 계기로 이미륵(본명 이의경, 황해도 해주 출생, 1899-1950)의 저서 『압록강은 흐른다』(1946)를 읽게 됩니다. 이미륵은 3.1운동 당시 학생운동에 가담했다가 압록강을 건너고, 상해를 거쳐 독일로 망명한 독립운동가이자 소설가이며 철학자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년 후, 이미륵은 독일에서 자전적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를 발표합니다. 그가 ‘잃어버린 것에 대한 고통과 허무를 썼을 뿐’이라고 표현한 이 소설은 한국전통과 생활방식 그리고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소영은 장소에 대한 자기 경험에 기반을 둔 결과를 통해 그곳의 역사적, 생태적 시간의 축적을 거슬러 상상하도록 이끕니다. 지정학적 특수성을 가진 압록강이 가질 수밖에 없는 다양한 측면의 단절성은, 작가가 상상한 생태계의 다층적 시간성과 장소성, (개인의)역사성과 정치성 등을 함께 응축하여 거울 표면 위에 물리적 흔적으로 남깁니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