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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미 공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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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크갤러리는 202년 9월 29일부터 10월 22일까지 강연미 개인전 <기억의 초상 portrait of memory>전을 개최한다. 작은 장신구의 공간 안에서 자신의 끝없는 생각과 의미를 전개하며 공간을 기획하고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실험하는 강연미는 내러티브가 현대예술장신구라는 매체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가에 대해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작품을 발표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20여점의 신작 장신구와 4점의 칠보를 이용한 벽장식을 선보인다.



기억의 초상 portrait of memory


강연미


AI에 대한 기대가 만연한 시대에 인간 존재의 차별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자연스럽게 기억에 주목하게 한다. 인간의 생각과 행동이 기억에 바탕을 두기 때문이다. 한편, 뇌 용량의 한계는 일어난 일 중 중요한 부분만을 선택적으로 발췌하여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우리는 어떤 기억을 떠올릴 때 대체로 그것이 일관된 사실이라 믿는데, 선택된 파편들 사이를 그럴듯한 다른 장면들로 채워 설득력 있는 스토리로 완성하는 우리 뇌의 편집 능력 때문이다. 장면들은 가까운, 혹은 상관도 없는 장면들과 겹치고 교차하며 새로운 무늬들을 직조한다. 리베카 솔닛의 말처럼 기억이란 지나가는 물고기를 모두 잡는 일은 결코 없으면서 있지도 않은 나비를 잡아버리는 그물 같은 것 이 된다. 나는 때때로 내가 만드는 작업의 낯섦과 마주하는데 그 역시 내 기억의 축적과 왜곡에서 싹튼 것임을 안다. 나의 상상은 갑작스러운 새로움에서 비롯한다기보다는 기억의 장면들이 서로 스미고 번지며 만들어 낸 나비에 가까울 것이다.


사진은 순간을 재현한다. 사진을 보면 종종 그 장면이 생경하거나 사진 이외의 순간들은 잘 생각나지 않는데 이럴 때 우리는 자신의 기억이 왜곡되었음을 실감한다. 나는 사진이 가진 정확성이 아니라 기억에 대한 은유로 사진을 활용한다. 평소 찍은 사진의 확대한 부분이나 잘 생각나지 않는 장면들을 칠보에 전사한다. 칠보 기법이 지닌 밀도는 종이에 프린트하는 것과는 다른 일종의 시각적 깊이를 만든다. 또한, 작가의 손이 아니라 고온의 가마 안에서 색상이나 표면 등이 최종 결정된다. 이러한 특성들은 과거에 대한 회상이라는 시간적 거리와 완전히 제어할 수 없는 가변성을 가진 기억과 닮은 점이 있다. 일련의 작업 과정에서 사진의 디테일들은 희미해지거나 날아가고 정확한 기록으로서의 가치는 훼손된다. 대신 어떤 시적 역할을 획득하게 되는데, 이때 작업은 잊었던 것들을 떠올리게 하고, 그 과정과 조우하게 하는 단초로서 작용한다. 


이번 작업에서는 그동안 부분적으로만 사용했던 사진 이미지를 중심에 두었다. 장면과 톤이 조금씩 어긋나거나, 관련 없지만 유사한 이미지의 조각들이 결합하여 하나의 장면을 이루는데, 부분이 모여 전체를 이루는 이 방식은 뜻하지 않게 벽면 작업으로의 확대 가능성도 열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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