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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재미 한인 아티스트 디아스포라 사진전: 창작은 이어지고

현수정

매년 이른 봄 3월 중순, 아직 벚꽃의 꽃망울이 터지기 전, 뉴욕 미술계에 아시아 미술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전시, 이벤트로 성황을 이루는 “아시아 위크 뉴욕”이 열린다. 팬데믹으로 위축되었던 미술관, 갤러리에도 봄기운이 퍼지듯, 관람객의 방문이 서서히 늘어가고 있지만, 올해 행사는 사전 예약제, 온라인 전시를 병행하여 진행되었다. 이에 맞추어 3월 17일부터 뉴욕 한국문화원에서는 재미 한인 미술인 초상 사진을 모은 박준 작가의 전시, ‘CREATION CONTINUA: Park Joon Photo Portraits of Korean Artist Diaspora in Greater New York’이 열렸다.

최근 미국 내 여러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아시아인에 대한 감정적 편견과 폭력을 보면서 이에 대한 대처, 대응 방안이 표명되는 상황에서 미주 한인 작가들의 존재감과 격려, 지지를 담은 이번 전시는 시기적으로 여러 의미가 있는 행사로 주목된다.



박준, <구승휘, 김희수, 강주현, 김명희, 김종태, 김경한>, ‘CREATION CONTINUA:
Park Joon Photo Portraits of Korean Artist Diaspora in Greater New York’ 전시
(뉴욕문화원 조희성 큐레이터·아이리스 문인희 공동 기획, 3.17-4.30, 뉴욕한국문화원 갤러리 코리아)


미주 한인 아티스트를 모은 첫 초상 사진전
제목이 시사하듯이, 이 전시의 작품은 박준 작가가 제작한 미국 내 거주하는 한인 미술인의 초상 사진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흑백 사진들이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고 두 개의 모니터에서는 영상 이미지가 계속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전시장 한편에는 사진 촬영에 사용했던 검정 백드롭과 소품, 간단한 조명 기구가 생생한 제작 현장을 재현하고 있다. 1949년에 이주한 존 배를 시작으로 출력된 50명의 작가 사진은 시대순으로 걸려 있고, 이 외 비디오 영상으로 전시되는 작가를 더하면 총 80명의 초상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성에서 볼 때, 이 전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록으로서 성과이다.

뉴욕과 인근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 수를 정확히 조사한 데이터는 없지만, 디아스포라 한인 작가의 역사를 기록하는 아카이브를 볼 때, 알재단이 주관하고 있는 AKAA(The Archive of Korean America Artists)에서 보유하고 있는 작가 자료는 2020년 12월 기준 216명이다. 박준 작가가 90여 명의 작가를 방문하여 사진을 촬영했고, 아직 완료된 프로젝트가 아니라는 점에서 박준 작가의 이번 전시는 40여 년 뉴욕 한국문화원 전시 중, 미주 한인 미술인의 초상 사진을 모은 첫 전시이며 아카이브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사진가, 작가, 아웃사이더의 진정성
1983년 뉴욕으로 이주하여 포토그래픽아트센터 스쿨에서 사진을 전공한 후, 올곧게 사진가로 살아온 박준의 삶 역시 디아스포라로서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그는 자신과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많은 한인 아티스트를 기록하는 프로젝트를 해야겠다는 뜻을 세웠고 외부지원이 없이 지난 2년 남짓 진행했다. 작가에게 연락해서 일정을 잡고 원거리에 있는 스튜디오를 방문하여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결코 간단한 작업은 아니었지만, 작가들과 만남과 대화에서 더 많은 것을 얻는 것 같았다고 한다. 그는 다양한 경력, 나이, 매체를 가지고 작업하는 작가를 담아내는 기본 틀을 동일하게 했다. 검정 배경에 최소화된 소품과 작가 자신이 피사체가 되고 사진은 흑백으로 처리되었다. 그의 사진에는 어떤 선입견이 없이 오직 작가로 “존재감”이 발현되어 있다. 박준 작가는 자신을 아웃사이더로 칭한다.

중심 밖에 존재하는 자, 사실 한인 작가들은 미국 주류 미술계에서 보면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웃사이더일 수밖에 없다. 카메라가 대상을 포착하는 것은 1/125초라고 한다. 전시장의 각기 다른 표정과 모습은 바로 한순간에 포착된 것이지만 디아스포라로서 삶을 겪어낸 작가로서 삶이 응축되어 있다. 전시장에는 존중과 상호 관계성, 그리고 그 울림이 있다.



- 현수정(1960- ) 몽클레어 뉴저지 주립대 비서구권 미술사 강의, 알재단 the Archive of Korean Artists in America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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