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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016 한국민화 학술대회

이현경

김취정 씨 발제



우리나라 전통회화라 하면 보통 사대부들의 문기(文氣)어린 수묵화, 왕실 소속 화원들이 솜씨 좋게 그려놓은 장르화 또는 화승들이 화려한 색채로 구사한 불화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소수 엘리트 그룹의 작품들에서 좀 더 눈을 돌려 보면 대다수의 선조가 실용적 목적뿐 아니라 여러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면서 생활 속에서 늘 즐겨보던 민화를 떠올릴 수 있다. 작가명이 없고, 상대적으로 화격이 떨어졌던 민화는 오랜 시간 학술적 연구의 대상에서 소외되었다가, 90년대 이후 민화가 갖는 한국적인 미의식을 학계에서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이후 지금까지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화제를 갖는 민화의 특정 도상들에 대한 미술사적 계보나 의미 분석이 보다 폭넓게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민화 연구의 메카가 되고 있는 한국민화학회에서는 지금까지 민화를 배태한 우리 문화의 거시적인 원천, 즉 왕실문화(2012), 불교문화(2013), 유교문화(2015), 올해의 도교문화(2016)까지 그 관련성을 살펴봄으로써 우리 문화의 에토스(Ethos)가 어떻게 민화라는 형상으로 도출되었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올해도 이 학회의 학술대회가 지난 9월 3일(토) 이화여대박물관에서 열렸다. 이 날의 주제는 ‘민화와 도교문화’로서 기조발제자 조인수(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씨의 설명대로, 불교미술이 불교사찰을 중심으로 양성되듯이 도교미술은 도교도관을 기반으로 생성되는데, 도관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우리나라에서는 도교미술이 상대적으로 발달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제도화된 종교 활동에 도교가 편입되지 못했다 하더라도, 민간신앙과의 습합의 형태로 존재했던 도교는 당시 민간의 생활과 깊은 연관이 있는 민화에서 그 양상을 살필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도교문화에서는 민화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이번 학회에서는 민화가 갖는 도교적 성격을 보다 심도 있게 고찰해 봄으로써 관념적인 도교 사상이 어떻게 그림으로 구체화 되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김취정(서울대 박사후연구원) 씨는 ‘장생불사를 향한 염원-유불선 삼교일치의 단학 지침서 『성명규지(性命圭旨)』와 민화유불선도(儒佛仙圖)와의 관련성을 중심으로’를 통해 도교에서 오랫동안 장생불사를 위한 심신수련 비법서로 알려진 『성명규지』가 조선시대 민간에 유통되면서 이 책에 그려진 55점의 삽화가 당시의 민화의 화제와 내용에 영향을 미치고, 또 그럼으로써 유불선 삼교 융합의 표현이 민화에도 드러나게 됨을 살펴보았다.

배원정(월전미술문화재단 초빙연구원)씨는 ‘민화 수노인도(壽老人圖)에 대한 고찰’에서 조선초기 도교의 소격서와 같은 제례 공간에서 숭배용으로 쓰이던 수노인도가 점차 유교적 이념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도교가 축소되자 민간으로 스며들면서 한층 더 길상성이 강화되는 점을 설명하였다. 그 사례로는 수노인외에 장수에 관련된 수많은 도상이 결합되는 것 등이 있다.

박본수(경기도미술관 선임학예사) 씨는 ‘요지연도(瑤池淵圖)의 도교적 상징’에서 도교에서 생사를 주관하는 신 서왕모가 그녀가 사는 곤륜산 연못에서 잔치를 벌이는 장면을 그린 요지연도가 조선 후기 도교와 불교의 여러 인물군상, 상서로운 동식물을 보다 스펙터클하게 결합함으로써 장수길상에 관한 대서사를 완성하였다고 설명하였다. 발표자는 현존하는 요지연도 30여 점을 유형별로 분석하여 방대한 요지연도의 도상들을 체계적으로 살필 수 있도록 하였다.

유미나(원광대 교수) 씨는 ‘민화 속의 거북 도상과 상징’을 통해 거북은 장생의 상징이자 예지력이 있는 존재, 사령(四靈)의 하나임을 언급하고, 또 거북 등에 낙서(洛書)가 그려진 전설로 인해 유교적 예의 상징으로까지 여겨져 민화에서 매우 즐겨 그린 소재임을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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