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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X아트 스테이션》, 소마미술관

객원연구원

스포츠X아트 스테이션
2021.12.21.-2022.02.27.
소마미술관

  2021년 12월 21일부터 올해 2월 27일까지 소마미술관에서는 예술가들의 스포츠 축제가 열린다. 1988년 서울올림픽대회를 목적으로 건설된 올림픽 공원 내에 위치한 소마미술관은 장소적·역사적 의미를 살려, ‘스포츠’와 ‘아트’가 결합된 ‘스포츠아트’라는 새로운 개념을 추구하고 이와 관련된 전시를 지속해왔다. 이번 전시 《스포츠X아트 스테이션》은 ‘스포츠아트’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하나의 ‘스테이션(장, 場)’을 마련한다. 전시는 총 7개의 스테이션으로 이루어지는데, 각각의 스테이션은 관객들이 모여드는 장소이자 작가와 관객, 스포츠 선수를 이어주는 접점이 된다. 7개 스테이션의 7명의 작가, 변대용, 윤상윤, 이연숙, 조민서, 정형대, 지희킴, 안성석이 선보이는 신체·움직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스포츠의 활동적인 에너지를 만나보자.


전시 입구
   

Station 1. '선수의 순간‘ 변대용
  먼저, 변대용 작가는 팝적이고 매끈한 질감의 운동선수 조각을 제시한다. 그런데 작가는 이 선수들이 성공하고 승리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모두 열심히 땀 흘리고, 그것의 결과가 실패가 될지라도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 놓여있다. 장애를 가진 선수들도 등장한다. 이는 장애를 지닌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랐던 작가의 기억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변대용 작가의 아버지는 6.25 전쟁 당시 포탄에 의해 장애를 갖게 되었다. 아버지의 의족, 그리고 온전하지 못한 뭉뚝한 다리는 작가의 무의식 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런 무의식의 잔상들은 베이징 올림픽 개최 이후 작품으로 탄생하게 된다. 
  운동을 하며 그 과정에 집중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예술가로서의 작가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예술가 또한 성공과 실패에 상관없이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을 지속해야한다. 때에 따라서는 지루하리만큼 이어지는 반복 동작을 연습해야한다. 사실 예술과 운동뿐만 아니라 모든 삶은 지난한 과정의 연속이다. 그래서 <너는 나다, 나는 너다>에서 우리는 서로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선수들은 서로에게서 자신을 발견하고, 작가는 그들에게서 자신을 발견한다.



변대용, <너는 나다, 나는 너다.>, 2010(왼쪽 앞) | 변대용, <빨간 머리 선수>, 2010(오른쪽 뒤)


변대용, <그 선수의 순간>, 2010(왼쪽 앞) | 변대용, <강력한 두발>, 2010(오른쪽 뒤)

  
Station 2. '감각적 활력‘ 윤상윤
  변대용 작가가 장애를 지닌 선수들을 작품에 등장시켰다면, 윤상윤 작가는 스스로에게 핸디캡을 부여한다. 왼손잡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왼손을 사용한 드로잉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이 그의 특징이다. 이때 왼손은 충분히 컨트롤 할 수 없는 대상이자, 그림에 속도감을 더해주는 도구가 된다. 작가는 왼손으로 드로잉을 하며 세부적이고 사실적인 묘사를 구현해내는 데 실패하고, 장시간의 작업을 하기 어려워지면서 빠르고 단순한 터치를 이어나간다. 회화의 소재로 다이빙하는 사람, 스케이트 타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이유는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연관성을 지닌다.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활동 했던 기억, 친구들과 레슬링, 다이빙 등을 했던 추억들은 올림픽의 종목과 선수들의 모습으로 확대되어 하나의 카테고리를 이루게 되었다. 작가가 왼손을 고집하는 이유는 지나간 흔적들을 잘 남길 수 있어서 이기도 하다. 흔적이란 실제로 붓이 지나간 궤적이기도 하며, 우리 삶 속에 녹아 있는 기억과 추억이다. 이처럼 작가의 왼손 회화는 마치 순간적으로 포착한 사진 같은 화면을 남기면서도 그 안에 기억의 착락, 왜곡, 망상, 흐릿함 등을 내포하고 있다. 



Station 2 전시 전경



윤상윤, <One, Two, Free>, 2021


윤상윤, <Far away>, 2021

   
Station 3. ‘유영하는 공간’ 이연숙
  이연숙 작가는 일상의 경험과 장소 기억, 인식의 변화를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 장소가 보여주는 건축적 공간과 축적된 개인사적 내러티브는 작가의 손에서 영상, 미디어, 조각, 공간설치와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구현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PROTOTYPE-만인의 달>(사운드 협업 남윤식)은 작가가 호주의 울룰루 사막에서 보았던 달의 모습에 착안하여 만든 작품이다. 바닥에 놓인 동그란 미러 스테인리스 원을 그리며 돌아가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벽에 그림자가 생성된다. 그 옆에는 작은 공들도 놓여 있다. 벽면의 그림자는 단순히 대상에 대한 그림자가 아니라, 하나의 허상처럼 쌍으로 존재한다. 실제와 가상이 동시에 존재하는 움직임이 형성된 것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자유자재로 역동하는 움직임, 공간, 시간, 그리고 기억들을 한꺼번에 보여주고자 한다.  이 공간에서는 공이 바닥이나 라켓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는데, 이는 운동 경기를 연상시키기 하며, 음악 자체로 인식되기도 한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공 소리’는 결국 우리 삶의 현장을 다룬 소리로 느껴질 것이다.


이연숙, <PROTOTYPE-만인의 달>, 2021

 
Station 4. ‘놀이하는 사물’ 조민서
  스테이션 4는 조민서 작가가 맡았다. 알록달록한 농구대와 탁구대, 그리고 경기장의 선들, 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 조민서 작가는 그동안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비디오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대중성과 심미성을 모두 만족 할 수 있는 작업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전시장 안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은 규칙이 있어 보이지만, 규칙이 없는 형태를 지녔다는 것이 특징이다. 탁구대 기존의 모습과는 다르게 사선으로 붙어있고, 농구대는 3개를 붙여놓은 모습이다. 본래 스포츠는 ‘규칙’을 가지지만, 조민서 작가의 스포츠에서는 규칙이 해체된다.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한 사물은 시각적으로도 변화를 겪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행동을 유도하게 한다. 



조민서, <너와 나, PINGPONG?>, 2021


조민서, <모호와 기준>, 2021

 
Station 5. '감정의 전율‘ 정형대
  정형대 작가의 작품은 스포츠의 한 장면을 회화로 표현함으로써 감정의 전율을 느끼게 해준다. 작가는 실제 사건을 재구성하거나 생각이나 메시지를 스포츠 아이콘을 이용하여 나타낸다.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온 작가에게 스포츠는 결핍이자 활력소이다.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동시에 노력과 성취감을 느끼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작가는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수영하는 작품을 꼽는다. 이 작품은 대학교 졸업 작품인데, 당시 체육대회에서 부상을 당해 깁스를 한 채로 작품을 완성해야했다고 한다. 악조건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과 붓질을 해나가는 정형대 작가의 접점이 보이는 부분이다. 한편, 작가는 인터뷰에서 펜싱 작품, <Collision2>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에페 준결승전에서 신아람 선수의 ‘1초 오심’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선수들의 다양한 동세들이 겹쳐지며 긴장감을 형성하고 올림픽을 향한 대중의 열망과 안타까움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Station 5 전시 전경



정형대, <Collision2>, 2013


정형대, <비상>, 2016

 
Station 6. ‘몸의 변주’ 지희킴
  지희킴 작가는 몸을 주제로 하여, 이를 회화와 드로잉, 설치 작업으로 재해석한다. 최근 작가는 유연한 신체관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고정되어 있는 ‘몸’의 형태에 대한 사유를 의심하고, 액체 같고 유동적인 신체를 표현하고자 한다. 그래서 <성난 새들이 나의 베개를 먹어치우는 밤>을 보면, 페인트를 칠한 나무들이 흘러내리는 듯한 형상으로 매달려 있다. <피와 살이 너를 뒤덮을 때> 시리즈 또한 비슷한 맥락을 지닌 작품이다. 화면 안에는 절단되고 훼손된, 그리고 뒤틀린 신체가 등장하고, 그 위로 동물의 피가 흐른다. 예술로 표현한 신체의 모습은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뒤엎는다. 동시에 작가에게 ‘몸’이란 공간은 저항의 공간이다. 한국의 사회·문화 속에서 인간, 특히 여성의 몸에는 일종의 편견이 강하게 작용된다. 작가는 이런 편견들을 자유롭게 횡단하면서 사람들에게 ‘미’의 정의에 대해 되묻는다. 



지희킴, <피와 살이 너를 뒤덮을 때> 시리즈, 2021


지희킴, <성난 새들이 나의 베개를 먹어치우는 밤>. 2021


  Station 7. '신체의 확장‘ 안성석
  마지막 스테이션은 우리가 공원 한 가운데에 도착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해당 섹션을 맡은 안성석은 자신이 속한 세대와 시대, 국가와 시스템 등에 대해 역사적인 기록과 현실의 상황, 개인적인 경험이 교차하는 지점을 작품의 주제로 삼는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서 안성석 작가는 자전거, 킥보드, 인라인과 같은 탈 것과 공, 탁구 트레이너 도구 등을 배치하고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다소 경직된 관람 형태를 유지해야하는 전시장 안에서 자전거를 타고, 공놀이를 한다는 일은 우리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우선 무언가를 타고 이동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속도의 차이가 발생함과 동시에, 우리가 서 있는 높이에 변화를 주며 자세 또한 달라지게 만든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우리는 같은 공간 안에서 또 다 다른 감각을 느끼게 된다. 이와 더불어, 우리의 신체는 전시장 내의 둥근 공을 만나 튀어 오르고 움직이게 되는 것들을 감각하게 되면서 신체의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



안성석, <롤링-피칭-요잉> 안내문



안성석, <롤링-피칭-요잉>, 2021



3전시실 인터뷰 영상

  이어서 3전시실에서는 앞서 7개의 스테이션을 장식한 작가들의 인터뷰 영상이 이어지고 있다. 컨셉별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어떠한 연결고리를 지니고 있으며, 각각의 작품들이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어떤 개별적인 독창성을 지니고 있는지 그 자세한 설명과 뒷이야기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스포츠X아트 스테이션》전시는 실제 스포츠 선수와 스포츠 공연 인플루엔서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병행한다. 작년 12월 25일 볼라티스트의 퍼포먼스를 비롯하여, 비보이 ‘M,B crew'가 비보잉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며, 1월 30일에는 최예지 선수와 함께 하는 드로잉, 2월 8일에는 지희킴 작가와 정진경 농구 선수의 ‘몸’에 대한 탐구 시간이 예정이 되어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사전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https://soma.kspo.or.kr)

관람 시간 : 10:00-18:00(월요일, 1월 1일, 설날 당일 휴관) | 10:00-21:00(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윤란 rani75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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