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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본 전통의 향기를 따라 -오사카, 교토, 나라 탐방기

윤기섭

문화 에세이(4)

평소 우리나라 지방의 사찰, 서원, 박물관의 옛 향취와 고즈넉함을 좋아했기에 가까운 나라의 다른 모습들도 보고 싶었던 필자는 드디어 지난 2월 4일부터 7일까지 4일 동안 일본의 옛 도시들을 다녀올 기회를 가졌다. 첫날 근세 오사카의 가부키 거리였던 도톤보리에 위치한 가미카타우키요에칸(上方浮世繪館)을 시작으로 도쿄, 교토와 함께 에도의 3대 도시였던 오사카에서는 중국의 북위, 동위시대 불상조각을 전시하고 있었던 오사카시립미술관과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군사적 요충지였던 오사카성, 동북아시아 도자기의 변천을 한 눈에 볼 수 있었으며, 뜻밖에 한국인 콜렉터 이병창의 수집품도 볼 수 있었던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을 갔었다. 그리고 일본 고대의 수도이면서 천황이 살았던 도시 쿄토에서는 일본풍의 지붕인 이리오모야(入母屋)와 히노키(편백나무) 구조로 지어진 120m의 본당에 1001체의 목(木)관음상이 있었던 산수산겐도(三十三間堂), 특별전으로 비엔나의 함부르크 왕가의 소장품과 더불어 메이지 정부와의 교류를 볼 수 있었던 교토국립박물관, 13m 높이의 건물을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나무의 짜임으로만 올린 키요미즈데라(淸水寺), 학문의 신 스가와라노 미치자네(管原道眞) 공을 모신 기타노텐만구(北野天滿宮) 신사, 1955년 복원되긴 하였지만 너무나 찬란한 금빛 건물과 여유로운 정원을 가졌던 킨카쿠지(金閣寺)를 갔었다. 마지막으로 일본 옛 종교ㆍ문화의 흔적이 너무나도 잘 보존되어 있던 나라에서는 사슴과 부대끼며 관내를 걸었지만 지난 전시도록을 쏠쏠한 가격으로 살 수 있었던 나라국립박물관, 일본 지방의 모든 절의 총 본사인 만큼 중심건물과 부속 절들의 구성이 장대했던 토오다이지(東大寺)를 돌아보며 아쉬운 일정을 마무리 하였다. 짧은 일정에 복잡한 지하철과 버스노선을 따라 연신 “스미마셍”을 외치며 물어물어 어설프게 찾아간 유적지들이었지만 몇백년 전의 향기를 고스란히 간직하며 조용히 존재감을 과시하는 일본의 많은 유물들과 그들을 위해 애쓰는 일본인에게 감동하였기에 몇 가지 기억에 남는 점들을 적고자 한다.




철저한 관리와 알기 쉬운 구성

출퇴근 시간의 인산인해를 이루는 지하철에 몸을 실어도 너무도 조용해, 일본인들의 예의바름이 예사롭지 않다고 느낄 무렵, 오사카의 대규모 상가 거리에서 펑크족과 같은 머리와 화장을 하고 쓰레기를 줍던 소녀봉사자들에게 한번 더 쇼킹함을 느꼈는데 이러한 모습은 박물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진 촬영시, 유물을 위한 적정한 조명이 있기 때문에 플래시와 셔터소리를 철저히 관리한 점, 특히 나라국립박물관에서는 사전에 촬영허가서를 작성하고, 촬영완장을 차게 하여 함께 관람하는 사람들이 미리 알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전시 유물의 재료와 제작과정에 대한 설명을 실제 모형을 만들어 긴 전시공간으로 구성하여 구체적으로 전시배경을 알 수 있도록 한 점과 박물관 직원 뿐 아니라 관록 있는 해설사의 책상을 항시 두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질문을 할 수 있게 배려한 점, 또한 하나의 사찰 건물에 관람자의 공간을 외부에, 스님의 공간을 내부에 배치하여 분리한 점 등이 기억에 남았다.<목조각의 섬세함과 장식의 화려함

비가 많이 내려 목재료가 풍부한 일본답게 많은 나무 불상들을 볼 수 있었는데, 신토(神道)와 밀교(密敎)의 영향 때문인지 다채로운 표정과 많은 종류의 보살상과 불교 신상들이 인상적이었다. 목조각은 대부분 유리로 만든 눈동자를 삽입했는데, 섬세하고 사실적인 인체묘사와 더불어 실제 같은 눈동자는 보는 사람을 마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였다. 우리의 경우 돌조각이나 금동불이 많고 이러한 눈동자는 거의 본적이 없기에 박물관 해설사에게 물어보니, 약 1200년 전의 불상들의 눈동자도 그 때 함께 제작된 것이란다. 또한 목조 신사의 간결한 구조미에 비해 너무도 화려한 금박과 파스텔 톤의 지붕 문양들은 따로 떼어 자세히 보고 싶을 정도였다.

방대한 콜렉션과 대규모의 유적지

주로 일본적인 것을 보고 오자고 한 결심과 다르게 여러 박물관에서 중국 유물을 더욱 자세하게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중국 상대 청동기나 청대 향수병, 북위 시대 불상들은 문양별, 종류별, 재료별로 정리되어 있었으며 특히 우리나라 도자기 명품들을 실제로 확인하니 새삼 일본의 수집력에 질투가 났다. 시대사의 흔적이기도 하겠지만 현재 교토박물관에서 메이지 시대 타국에 선물로 갔던 자국의 유물들을 돌려받기 위해 교류전을 하는 전시를 보면 그러한 노력들이 이루어낸 성과가 아닌가 싶다. 또한 큰 사찰 내 부속기관과 인공정원의 질서정연함과 한적함 속에 공원처럼 평소에도 옛 귀족의 호사를 누릴 수 있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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