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강 김규진(1868-1933)은 평안남도 출신으로 배움에 대한 열망이 커 외숙인 이희수에게 한문, 서법 등을 배웠다. 1885년 18세인 시절 중국으로 가서 서화를 8년간 배운 후 1894년에 돌아와 1896년부터 왕실업무를 총괄하는 궁내부 외사과 주사로 임명되었으며, 그 후 다양한 관직을 맡다가 영친왕의 서화 스승을 맡는다. 제자인 영친왕이 일본의 강요로 일본유학을 떠났을 당시 김규진도 건너가 사진술을 배우고 1907년 8월 17일 조선 최초 한국인이 연 사진관인 천연당사진관을 소공동에 개관하였다. 이후 1913년 아랫층인 1층에 고금서화관을 열어 상업화랑으로서의 초석을 다졌다. 

금강산만물초승경도 / 총석정절경도

김규진은 작품 제작 및 고금서화관 운영에 집중하였다. 그 후 1915년 사진관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문을 닫으며, 1915년부터 서화연구회를 열었다. 서화연구회는 서화미술회와 달리 개인이 설립하여 운영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고암 이응노도  다녀간 곳으로, 김규진은 서화교육에 무척이나 중요시하여 <서법진결>, <해강난죽보> 등을 집필하였다. 후에 아들인 청강 김영기도 역시 한국화의 주축을 이루었으며, 그는 1980년 아버지의 작품 자료들을 집대성하여 <김해강유묵>을 만들었다.

 
               묵죽                                                    노산비폭 1914                 

그는 사진가이기 이전에 당대 최고의 서화가로 근대화단의 주축이었다. 그가 남긴 서체가 많이 발견됐는데, 덕수궁 대한문, 중화전 현판 및 함년전 현판, 금강산 구룡연에 새겨진 ‘미륵불’, 건봉사 불이문 현판 등이 있다. 또한 그림도 아주 빼어나, 후에 순종황제가 희정당 대벽화를 그리도록 명하였고, 그가 희정당 벽에 그린 조선 마지막 궁중장식화인 <총석정절경도><금강산만물초승경도>가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천연당사진관은 한국 사진사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영친왕의 서화스승을 맡았고, 특히 고종의 친애를 받아 고종의 초상화 사진을 남겼던 조선 최초이자 최후의 황실사진가였다. 일본으로 건너가 사진술을 배운 그는 한국에 돌아와 1907년 7월에 관직을 내려놓고 천연당사진관을 개설한다. 그 당시 일본인들이 세운 사진관들 사이에서 조선인이 세운 사진관이며, 황실사진가였던 그의 명성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사진들이 많이 찍혔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많이 소실되어 십 몇점 밖에 남아있지 않아 안타까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