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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거장 인생으로의 여행_신승철 『르코르뷔지에: 건축을 시로 만든 예술가』

이가은

 건축은 실제의 맥락 속에 존재한다. 환상에서 구현되기 보다는 환상이 실제에 구현된 바와 가깝다. 그렇기에 현실과 밀접하다. 보통의 아파트가 그러하고 매일같이 걷는 대로변의 건물들이 그러하다. 수직과 수평의 요소가 뒤얽힌 건축들은 우리가 사는 도시를 메우고 있다. 어떻게 하여 기하학으로써 가득하게 되었는가. 그 대답에는 건축의 거장이 등장할 것이다. 



신승철. 르코르뷔지에: 건축을 시로 만든 예술가. arte(아르테), 2020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현대 건축의 아버지라 불릴 만큼 오늘의 건축이 등장하는 데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가 태어난 스위스에서부터 독일, 활동의 거점이던 파리, 지중해 연안에서 잠들기까지의 시간을 알아가기에는 『르코르뷔지에: 건축을 시로 만든 예술가』는 제격이다. 르 코르뷔지에가 경험한 지역들을 시간 순으로 여행하듯 서술된다. 건축가로서의 천재성, 그와 관련된 크고 작은 일화들이 엮여 그의 역작을 완성하게 되는 과정의 서술과도 부합한다. 그 중 베를린에서 시작하여 터키, 그리스를 거쳐 스위스로 돌아온 동방 여행 이후의 시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르 코르뷔지에, 돔-이노 구조, 1914


 르 코르뷔지에는 동방 여행을 마치고 난 후 돔-이노Dom-ino 이론을 구축하여 콘크리트를 이용한 효율적이며 혁신적인 건축을 하고자 했다. 더불어 1923년에는 『건축을 향하여』를 펴낸다. 이는 그가 여행을 통하여 방문했던 이스탄불의 모스크,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 등지에서 기하학적 조화를 확인했다는 일화와 관련이 있다. 그의 첫 건축인 ‘빌라 팔레’를 맡았을 당시 자연의 모티브를 연구하고 불필요한 요소를 소거함으로 추상적이며 기하학적 결론에 도달했던 것에서 이어졌다고도 보여진다. 『건축을 향하여』에서는 ‘건축가가 상기해야 할 교훈’을 언급하고 있다. 볼륨, 표면, 평면을 언급하는데 이를 구성하는 데에는 기하학적인 원리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로 하여금 기능적 고양을 실현할 수 있으며 또한 이들이 이루어내는 조화와 비례로 인해 감응할 때 건축의 진정한 가치가 구현된다는 것이다. 


 르 코르뷔지에를 논쟁의 한 가운데에 떨어뜨리는 문장이 있다. “주택은 살기 위한 기계이다.1)” 해당 문장은 단편적인 해석으로써 많은 오해를 산다. 기계라는 단어에 주어진 냉소적인 이미지가 크게 작용한다. 그러나 그는 산업화 사회로 이행되며 발전한 여객선, 비행기, 자동차와 같이 주택의 문제점이 파악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건축은 표준에 의해 제어2)”되며 표준은 기계인 비행기가 그러하였듯 선택을 기반으로 가진다 언급한다. 선택은 인간 사회의 필요에 의한 방향에 따른다. 르 코르뷔지에의 입장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주택은 “인간에게 필요한 생산물이다.3)” 그가 나열한 이유에선 공통적으로 인간의 필요가 등장한다. 인간보다 기계적 가치에 치중한다는 말은 오해라는 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는 김광현 저의 『건축 이전의 건축, 공동성』에서 언급된 공동성과도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따르면 건축은 인간 모두에게 내재된 공동의 것에 주목해야만 한다. 사회적인 관계, 그로부터 이어지는 바람에 의거한 건축은 르 코르뷔지에가 이야기하는 주택과도 닮았다.



르 코르뷔지에, 수직의 기타(첫번째), 100x81cm, 1920


 이렇듯 해당 서적에서는 건축가로서 르 코르뷔지에의 면모뿐만 아닌 아들로서의 르 코르뷔지에, 남편으로서의 르 코르뷔지에의 면모까지 확인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화가의 꿈을 오래도록 놓지 못하던 그를 생각하자면 조금은 아쉽다. 그는 오장팡과 함께 큐비즘에 대항하여 장식을 제거하는 퓌리슴Purisme, 즉 순수주의를 주창하였다. 이는 그의 건축뿐만 아니라 회화에서도 드러난다. 2016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되었던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코르뷔지에 전(展): 4평의 기적>에서는 그러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해당 서적에는 그의 화가로서의 면모가 그다지 많지 않다. 공백을 인지하는 순간 독서 외의 또 다른 자료에 대한 문이 열리는 기회로도 볼 수 있어 르 코르뷔지에를 알아가는 더 큰 문을 열어주는 셈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1. 르 코르뷔지에. 건축을 향하여. 이관석 역. 동녘, 2007.

2. 김광현. 건축 이전의 건축, 공동성. 공간서가, 2014.


<인용>

1) 르 코르뷔지에. 건축을 향하여. 이관석 역. 동녘, 2007. p. 121

2) 르 코르뷔지에. 건축을 향하여. 이관석 역. 동녘, 2007. p. 155

3) 르 코르뷔지에. 건축을 향하여. 이관석 역. 동녘, 2007. p. 145


<출처>

- '돔-이노 구조'

'Projects.' Fondation Le Corbusier, n.d., 

fondationlecorbusier.fr/corbuweb/morpheus.aspx?sysId=13&IrisObjectId=5972&sysLanguage=en-en&itemPos=102&itemCount=215&sysParentId=65&sysParentName=home. 2022년 1월 13일 접속. 

- '수직의 기타'

'Painting.' Fondation Le Corbusier, n.d., 

fondationlecorbusier.fr/corbuweb/morpheus.aspx?sysId=13&IrisObjectId=6573&sysLanguage=en-en&itemPos=29&itemSort=en-en_sort_string1%20&itemCount=81&sysParentName=&sysParentId=69. 2022년 1월 13일 접속.

                                                                                                        

이가은 gleee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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